형식 언어 대신 미술로 소통…‘불확실한 학교’ 작품전

이강훈

gh@tbstv.or.kr

2016-09-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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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이나 말을 사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그림과 같은 시각 매체는 유용한 의사소통의 수단이 되겠죠. 장애인 작가들의 그림과 디자인 작품을 보고 직접 그들의 설명도 들을 수 있는 전시 행사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렸습니다. 세상에 대한 독특한 시선과 표현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 잠시 감상해 보시죠.

    [리포트]
    꽃과 나무를 사람으로 형상화한 디자인.
    200가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관객의 눈길을 끕니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29살 청년 작가, 곽규섭 씨의 풍부한 상상력이 드러납니다.

    현장음> 곽동욱 / 곽규섭 작가 아버지
    “규섭이의 정신세계라든지 마음이 이렇게 풍부하다는 것을 제가 옆에서 보고 있는데 그런 것을 상당히 고맙게 생각하고요.”

    28일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린 일명 ’불확실한 학교’ 전시회.

    ‘SeMA 비엔날레’ 프로그램 ‘미디어시티서울 2016’이 최근 진행한 여름 워크숍 활동의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입니다.

    말을 하거나 듣는데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 17명이 평소 표현하지 못한 현실과 이상 세계를 개성 있는 형식으로 드러냈습니다.

    [스탠딩] 이강훈(gh@tbstv.or.kr)
    이번 전시는 공통 주제를 ‘상호 의존’으로 정한 것에 걸맞게 서로 다른 모습을 한 사람이나 캐릭터가 한데 어울리는 모습을 구현한 작품이 다수 눈에 띕니다.

    김은설 작가의 연필 그림에선 사람들이 마주 보거나 밀착해 있는 장면이 두루 담겼습니다.

    현장음> 김은설 / 작가
    “서로 잘 알지 못 했지만 비슷한 것이고 서로 알아가면서 필요한 존재가 되기도 하고 끈끈한 덩어리로 만들 수 있는….”

    다운증후군이 있는 22살 김현우 작가는 워크숍 기간 만난 사람들을 독특한 캐릭터로 그려내고, 이들이 서로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인터뷰> 김성원 / 김현우 작가 어머니
    “아이가 그림을 많이 그리고 또 그리다 보니까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사람들이 그림을 좋아해주는 가운데 아이가 자기 스스로 존중감도 갖게 되고 세상과 소통하게 되고요.”

    프로젝트를 이끈 청년 예술가는 수화통역과 문자통역을 활용해 장애인 작가들의 원활한 소통을 도왔습니다.

    [인터뷰] 최태윤 예술가 / ‘불확실한 학교’ 기획자
    “저희 ‘불확실한 학교’는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한 협력 작가들과 스탭도 같이 배우는 자리예요. 한 사람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고 같이 한다는 것이고, 이러한 배려들이 흔해졌을 때 좀 더 열린 미술관, 열린 학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그림과 영상 같은 시각 미디어는 형식 언어를 대체하는 소통 수단으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마련한 서울시립미술관은 ‘미디어시티서울’ 관련 전시와 퍼포먼스를 다음 달까지 서소문본관 갤러리와 난지천공원 등 야외공간에서 이어갈 예정입니다.

    tbs 이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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