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단독] 파이시티 행정사무조사 넉 달, 결론은 맹탕?

서효선 기자

hyoseon@tbs.seoul.kr

2022-04-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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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서울 양재동 물류단지를 둘러싼 일명 '파이시티 의혹'에 대해 행정사무조사에 착수한 서울시의회가 넉 달만에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하지만 요란했던 시작에 비해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서효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담당 부서 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민간의 창의성과 공공성을 확보하도록 만전을 기할 것.'

    TBS가 입수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물류단지 조성 사업', 이른바 '파이시티' 관련 서울시의회의 행정사무조사 결과 보고서의 말미에 적힌 내용입니다.

    양재동 물류단지 개발을 둘러싼 논쟁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주식회사 '파이시티'가 양재동 화물터미널 터에 코엑스를 능가하는 대규모 물류시설과 복합유통센터를 지으려다 정관계 로비 사실이 드러나면서 무산됐던 사업.

    여기에 오세훈 시장이 연루됐을 것이란 게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입니다.

    【 현장음 】 서윤기 서울시의원 / 더불어민주당(2021.09.02 시정질문)
    "수조 원의 중요한 서울시 사업인데 '모르겠다, 몰랐었다' 하는 얘기가 도대체 가능이나 한 얘기인지."

    반면 오 시장은 "파이시티 사업의 주요 인허가는 이명박 전 시장 때 이뤄졌다"면서 자신과 무관하다고 반박했습니다.

    경찰이 보궐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고소·고발 사건 수사차 서울시청을 압수수색한 직후에도 '과도한 정치 수사'라고 주장했습니다.

    【 현장음 】 오세훈 / 서울시장 (2021.09.06 브리핑)
    "경찰의 오세훈에 대한 파이시티 발언 관련 선거법 위반 수사는 정치수사이자 짜맞추기식 기획 수사입니다. 청와대 하명 없이 과잉 불법 수사를 과연 할 수 있겠습니까."

    논란이 계속되자 임종국 서울시의원을 비롯한 50여 명의 시의원은 별도의 특별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나섰습니다.

    과거 사업 추진 과정부터 다시 들여다보며 양재동 개발에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겠다던 특위.

    요란한 시작에 비해 결과는 초라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조사를 결정할 당시 특위는 "이미 감사원 감사가 진행돼 추가 조사가 무의미하다"던 반대에도 재조사를 고집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행정사무조사 결과보고서에는 "증인을 출석요구해 질의·답변을 받는 건 실익이 낮다"면서 문서 위주로 검증했다고 밝혔습니다.

    특위를 통해 보여주겠다던 지역 특성에 맞는 개발 계획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부서 간에 긴밀하게 협의하라"는 조언만 남겼을 뿐입니다.

    【 인터뷰 】 이성배 서울시의원 /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방선거를 앞둔 오세훈 시장의 발목잡기밖에 안 되는 거죠. 이건. 이거에 대해서 특별한 내용이 없었고, 의원들이 질의할 내용들도 별로 없었고…."

    반면 특위를 이끈 임종국 의원은 "감사원 감사에서도 유관 부서가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물류단지 개발이 진행된 점을 지적했다"면서, "이번 조사에서도 해당 실국이 소신을 지키고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 인터뷰 】 임종국 서울시의원 /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쪽에서는 이거를 정치적인 공격을 위해서 특위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처음부터 포커스가 공무원들 사이에 중심이 흔들리면 안되겠다…."

    전문가들은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마다 보여주기식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보단 치열하게 내부 토론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이향수 교수 / 건국대학교 공공인재학부
    "특별위원회나 이런 것을 구성해도 답을 정해 놓고 가는 경우도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특별위원회가 일반 국민들이나 시민들에게 '우리는 공정하게 일을 처리했다'라고 하는 것들을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그냥 통로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또 파이시티 의혹과 같이 시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안일수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TBS 서효선입니다.
    hyoseon@tbs.seoul.kr

    영상취재 : 손승익
    영상편집 : 한송희

    CG : 강은지

    #서울시 #오세훈 #파이시티 #행정사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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