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영자 연구위원 "북한에서도 뉴스공장 듣는다!"

지혜롬

tbs3@naver.com

2018-04-0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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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뉴스공장
김어준의 뉴스공장
  •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1부



    [잠깐만 인터뷰]

    북한에서도 뉴스공장 듣는다!

    - 박영자 연구위원(통일연구원)



    김어준 : 저를 포함해서, 모르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떤지. 많은 분들이 북한에 대해서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게 아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점점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해서 저희가 마련했습니다. 북한, 있는 그대로. 좋든 나쁘든 어떤 면이든 있는 그대로 보자. 북한 내부 실태 연구하고 계시는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박영자 연구위원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영자 : 안녕하세요, 공장장님.



    김어준 : 반갑습니다. 북한 실태를 연구하려면 어떤 경로로 정보를 취득해서 연구하게 됩니까?



    박영자 : 일단 북한이 공식 발표한 문헌이나 방송, 그다음에 국내 다양한 정보기관이 있습니다. 정보기관, 그다음에 통일부 등 국내 부처 정보, 그다음에 탈북자 면담 등을 통해서 기본적으로 다양한 정보를 일상적으로 수집을 합니다. 그다음에 수집한 정보를 교차분석을 하죠. 교차분석을 통해서 신뢰성과 타당성 검증을 거칩니다. 그 결과로 북한 내부 실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주로 정부가 검증된 고위직들을 만나서 정보를 수집해서 연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 탈북자 일반도 만나고 고위직도 만나고, 또는 국내외, 국내뿐만 아니라 정보기관이 취합한 정보도 분석하고. 그렇군요. 우선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하면서 북한이 그 이전과 아버지, 할아버지 때와 달라진 게 분명히 있습니까? 내걸었던 캐치 프레이즈나 이런 면에서.



    박영자 : 가장 크게 드러난 게 문명국가 건설론입니다.



    김어준 : 문명국가요?



    박영자 : 문명국가요. 문명한 국가라고 해서 문명국가인데, 이거는 2012년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처음에는 아버지인 김정일이 제시했던 강성대국론을 이어가다가 정권을 안정화시키면서 2016년 7차 조선노동당대회를 기점으로 문명국가론을 제시했는데요, 문명국가론의 핵심은 세계 수준의 과학기술과 교육을 발전시켜서 북한도 국제 사회에서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국가미래상입니다. 가시적인 성과로 영어능력을 강조하고요..



    김어준 : 영어요?



    박영자 : 영어요. 북한 주민들이 지금 외국어로는 영어를 가장 많이 배우고 있고요, 과학기술 분야 강화, 시장 활성화 정책, 해외 파견 노동자나 해외 연구자들, 해외 파견이 활성화됐고, 각종 연구 활동을 강화하고, 드러나는 것으로는 문수 물놀이장이나 스키장이나, 각종 오락 서비스업이나 건설업, 이런 게 활성화됐죠. 그래서 평양 지역이나 신의주, 이런 대도시에 건설업이 활성화돼서 고층 건물들이나 오락 시설들이 많이 구축되었습니다.



    김어준 : 스키장이나 유흥 장소, 이런 게 많이 늘어났다고요?



    박영자 : 오락 서비스업으로 문수 물놀이장이나…….



    김어준 : ‘문수 물놀이장’이라는 게 에버랜드 같은 놀이시설인가요?



    박영자 : 그런 겁니다. 그런 종합 물놀이 서비스장입니다.



    김어준 : 시장 활성화라는 건 뭡니까?



    박영자 : 장마당을 활성화시켜서 시장이 늘어났고, 시장에서 거래를 활성화하는데 이전에는 제재가 많았었는데, 제재를 많이 풀어준 겁니다.



    김어준 : 장마당이라고 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장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거죠?



    박영자 : 보통 우리 재래시장을 떠올리면 됩니다. 재래시장을 칸막이를 해서 좀 더 질서 있게 정리한 그런 시장이라 보면 됩니다.



    김어준 : 장마당이라는 게, 재래시장은 우리나라도 있고 북한도 예전에는 있었는데 과거하고 다른 점이 있습니까?



    박영자 : 과거에 90년대 중반까지는 농림시장이라고 해서 농산물들 거래를 많이 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시장이 없었는데, 2000년을 기점으로 시장을 합법화하고 종합시장이라는 이름을 들어서 종합시장에서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모든 건설 자재까지도 판매할 수 있도록, 공산품까지 판매하는 대규모 시장으로 좀 확장을 합니다.



    김어준 : 농산물부터 안 파는 게 없다는 의미면, 여기에 예를 들어서 ‘이런 것도 판다.’ 뭐 있습니까?



    박영자 : 지금 평양에 있는 시장에는 랍스터를 비롯해서…….



    김어준 : 랍스터요?



    박영자 : 랍스터요. 게 있죠, 큰 게. 러시아산.



    김어준 : 압니다, 뭔지.



    박영자 : 랍스터도 막 진열 돼 있고, 산처럼. 그다음에 한국 밥솥은 쿠쿠밥솥이런 게 있고요.



    김어준 : 한국 밥솥이 팔려요, 거기서?



    박영자 : 쿠쿠 밥솥은 상당히 유행하죠. 밥솥하면 쿠쿠 밥솥이라고, 한때 저희가 일본 밥솥, 코끼리 밥솥인가 되게 유명했던, 그런 것처럼 쿠쿠 밥솥이 아주 유행했고요, 그 외에 화장품, 액세서리,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 있습니다.



    김어준 : 한국 제품으로 말씀하시는 거죠? 한국 화장품.



    박영자 : 한국 제품이요. 그런데 문제는 북한이 비사회주의 검열이라고 해서 한국 제품을 집중으로 단속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제품을 숨겨놓고, 장마당 종합시장 뒤쪽에 일반 주택 같은 데가 있는데 그게 다 상인들이 하는 주택인데, 만약에 한국의 쿠쿠 밥솥을 찾는다, 아니면 한국에서 유행하는 뭔가를 찾는데 이게 지금 검열 시기다, 그러면 손님을 자기 집으로, 개인 집으로 데리고 가서 거래를 하는데요, 그 양상에 우리나라가 예전에 미제 단속할 때…….



    김어준 : 도깨비 시장 있었죠.



    박영자 : 집으로 데려가서, 미제 장사꾼들이 거래했던 그런 방식과 유사하다고…….



    김어준 : 똑같네요. 당국에서는 사실 다 알고 있지만 눈 감아줬다가 어느 날 한 번씩 단속하면 그때 피하고 이런 것 아닙니까?



    박영자 : 바로 그렇습니다.



    김어준 : 도깨비시장이 그랬죠. 80~90년대 보따리장수들이, 똑같은 거군요. 그러면 이 물건들이 유통되는 건 중국을 통해서 들어왔겠군요, 아무래도.



    박영자 : 중국을 통해서 들어가는 게 기본적이죠.



    김어준 : 북한 당국에서는 지금 북한 장마당에서 이렇게 한국 제품들, 화장품들, 또는 쿠쿠밥솥이 팔리고 있다는 것은 이미 파악하고 있는 거죠?



    박영자 : 이미 파악하고 있죠. 이게 판매된 지는 2000년대 중반부터 있었기 때문에 오래 됐습니다. 다만 북한의 검열시기……,



    김어준 : 공식적으로만 인정하지 않을 뿐 사실은 다 알고 있다.



    박영자 : 실질적으로는 다 알고 있는 거죠.



    김어준 : 그렇군요. 이건 몰랐습니다. 랍스터도 판다. 그러니까 그냥 안 팔리는 게 없다고 보면 되겠군요, 거의.



    박영자 : 그렇습니다.



    김어준 : 그리고 그때 도깨비시장 얘기하니까 생각나는데, 우리나라에 암달러 시장이 굉장히 유행했어요. 그래서 달러를 쓰기도 했거든요. 북한은 어때요?



    박영자 : 북한은 달러, 중국 돈 위안화가 다 쓰입니다. 시장 자체에서 거래가 됩니다. 달러라이제이션이라고 얘기하는데, 일상적으로 달러하고 위안화가 시장에서 거래를 할 수 있고요, 돈 장사라고 해서 시장 근처에는 한 곳에서 돈 닦아주는 암달러상들이 한 군데에 다 있고, 만약에 단속을 한다, 이러면 집에 가서 ‘큰돈은 집에 가서 바꿔 줘.’ 그렇게 운영이 됩니다.



    김어준 : 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에 동구권 개방될 때 유럽 동구권 국가들 초반 모습하고 거의 비슷하네요, 그렇죠?



    박영자 : 거기보다도 더 발전이 됐죠. 그 사람들 일수놀이 같은 것도 하고 그래요. 돈 장사하는 사람들이.



    김어준 : 예상과는 다르네요. 그러면 이런 건 시장경제일 뿐만 아니라 개인이 장사하고 사업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박영자 : 그렇죠.



    김어준 : 북한에서 개인사업의 개념이, 이것도 역시 있는데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다들 아는, 이런 수준으로 유행합니까?



    박영자 : 북한 용어로 그걸 ‘비법’이라고 합니다. 비사회주의법의 준말인데 불법도 아니고 합법도 아니고 ‘비법이다,’ 그러는데 북한 주민들은 그냥 비법 없이 어떻게 북한에서 살 수 있냐, 이렇게 얘기합니다.



    김어준 :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개방되어 있네요.



    박영자 : 실제로 생활 자체는 비법생활이 시장경제에서 가히 일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김어준 : 그렇군요. 그러면 북한 주민들이 한국의 음악이나 드라마나 관련 콘텐츠들을 소비하는 것도 비법의 영역에서 암암리에 다들 하겠군요.



    박영자 : 비법영역에서 CD로 다 저장해서 팔았는데 요즘에는 다 USB나 SD카드, 이런 걸로 콘텐츠도 드라마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나 예능, 이런 것까지 다 USB나 SD카드로 저장해서 판매가 됩니다.



    김어준 :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가 북한을 아는 것보다 북한이 우리를 아는 게 더 폭이 넓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말씀 듣다 보니까. 휴대폰은 어떻습니까? 어제 3년 전 기준인가로 300만 대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어떻습니까?



    박영자 : 현재 약 500만 대 이상으로 추정되는데요, 3G폰하고 스마트폰 합쳐서 한 500만 대 이상인데, 북한 인구가 2500만 명인데 그 중 약 25%가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되고요, 이게 굉장히 김정은 집권 이후 시장경제가 활성화되고 무역이 아주 급증했습니다. 그래서 2014년을 기점으로 해서, 특히 북한이 자체적으로 스마트폰 브랜드를 생산하기 시작해서 아리랑하고 평양, 두 가지 브랜드거든요. 스마트폰 보급률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거나 무역회사 다니거나 외화벌이 하는 사람들은 거의 다 사용하고요, 지역별로는 평양 주민들이, 세대로는 아무래도 청년 세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 예상과 다른 게 많네요. 이건 어떻습니까? 인터넷이야말로 이제는 국제적인 열림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중국도 인터넷 통제하거든요, 여전히. 특정 서비스는 못하게 한다든가. 북한에서 인터넷이 되는 장소, 계급, 혹은 직군, 따로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박영자 : 북한 당국은 독자적으로 인트라넷이라고 일일광역망입니다. 독자적인 인트라넷을 구축해서 외부의 구글이나 이런 걸 할 수 있는, 우리가 쓰는 인터넷하고 다른 OS를 갖고 있습니다. 일단은 외부로부터 정보를 차단하는데 한국과 같이 자유롭게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은 대남 사업을 하거나 정찰총국에서 정찰하는 사업을 한다거나, 아니면 외국인들은 다 쓸 수 있고요. 허가받은 외국인들은 쓸 수 있고, 그 외에 상류층 주민들, 노동당 간부들이나 이런 사람들은 북한판 인터넷 외에도 한국에서 쓸 수 있는 그런 인터넷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그것은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중국 OS을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북한 주민 전반이 다 누리는 건 아닌 건 분명하지만, 특정장소나 또는 외국인들이 대남사업을 하거나 또는 관련 정부기관들, 여기는 당연하겠죠. 그런데서는 인터넷을 쓰고 있다. 그러면 정세현 전 장관이 저희랑 인터뷰하다가 그런 얘기 한 적 있거든요. 북한에서 뉴공장 들을 거라고.



    박영자 : 당연히 듣죠. 당연히 들을 수밖에 없는 게, 남한이 북한을 아는 것보다 북한이 남측 정보를 훨씬 많이 봅니다. 북한의 조선노동당에 통일전선부라고 있는데 통일전선부에서 대남사업 하는 직원만 5천 명 수준입니다. 이 사람들은 매일 남측의 방송, 언론, 정보, 여론동향, 이런 것 다 구분해서 다 수집을 합니다.



    김어준 : 그렇군요. 벌써 시간이 다 됐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요, 저희가 고정으로, 매주가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고정으로 연구해서 좀 만들어 보겠습니다. 오늘 북한에 대해서 몰랐던 게 너무 많았다는 걸 알게 됐고요. 이것 외에도 우리가 모르고 있는 사실이 많겠군요.



    박영자 : 아주 많죠. 북한에 변화에 대해서.



    김어준 : 최근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그 이전의 북한과는 달라진 점이 ‘문명국가’라고 표현하는,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하는 표현으로 국제사회가 받아주는 보통국가가 되겠다는 게 목표였던 거라고 이해하면 되겠죠.



    박영자 : 국제수준에서 인정받는 국가, 세계하고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가, 당당한 국가.



    김어준 :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하고요,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영자 : 예, 안녕히 계십시오.



    김어준 : 이 시간 저희가 고정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박영자 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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