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EU와 영국 ‘브렉시트 합의문’ 공식 서명, 유럽 현지 반응은?

백창은

tbs3@naver.com

2018-11-2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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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사진=연합>
브렉시트 <사진=연합>
  •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4부

    [인터뷰 제4공장] -전화연결

    EU와 영국 ‘브렉시트 합의문’ 공식 서명, 유럽 현지 반응은?

    - 김흥종 선임연구위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어준 : EU의 운명이 어느 정도 걸린 일이죠. 그리고 EU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사건입니다. 영국의 브렉시트, 짚어보겠습니다. 지금 런던에 가 계신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흥종 : 네, 안녕하세요.



    김어준 : 영국이 아니라 지금 방금 제가 문자를 봤는데 이제는 로마로 이동을 하셨군요.



    김흥종 : 네, 중간에 로마로 왔습니다.



    김어준 : 그렇군요. 자, 보도가 되기로는 "브렉시트 합의문에 공식적으로 EU와 영국이 서명했다" 이렇게 보도됐는데, 일단 합의된 내용이 뭡니까?



    김흥종 : 크게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는 일단 자세한 절차를 담은 탈퇴 합의서고요, 두 번째는 정치적 선언입니다. 미래 관계를 위해서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 라고 하는, 구속력이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방향을 제시하는 그런 정치 선언이라고 할 수 있죠. 일단 합의한 협정에서는 2020년 말까지 전환기간을 갖고 그 뒤에도 혹시나 그때까지 합의가 안 되면 안전장치를 발동해서 어정쩡한 상태로 계속 협정을 하자, 이런 내용이 가장 주된 내용이고요.



    김어준 : 2020년까지는 완전 탈퇴를 하는데 그때까지도 완전 탈퇴가 안 되면 어떻게 한다고요?



    김흥종 : 그러면 안전장치를 둬서 영국 전체를 관세동맹하에서 계속 협상을 하겠다, 라고 하는 대단히 좀 어정쩡한 상태로 계속 갈 수 있도록 일단 그렇게 합의를 해 놨습니다.



    김어준 : 그렇군요. 그러니까 지금 탈퇴를 전제로 하긴 했지만 가능하면 EU에 남아라, 하는 마음이 담긴 거네요?



    김흥종 : EU 입장에서는 영국이 언제라도 마음을 바꿔서 없던 걸로 해도 그냥 없던 걸로 하자, 이렇게 해서 그 사인을 계속 주고 있고요. 영국 입장에서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 점진적으로 하는 방식을 썼는데 이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국경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그 문제는 2020년 7월달에 다시 논의하자, 이렇게 됐기 때문에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이 해결이 안 된 상태에서 미뤄진 상황입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이번 합의는 합의가 공식 서명됐다는 보도만 있어서 이제 곧 나가나 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전체적 정신은 시간을 좀 벌고 유예해서 혹시라도 마음이 바뀌면 다시 EU로 돌아와, 이런 게 담겨 있는 거군요.



    김흥종 : 네, 그런 것도 담겨 있고요. 그런데 영국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메이 총리는 나가는 것으로 됐다, 결정됐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 물론 2020년까지 나간다고 결정하면 나가는 거니까. 그런데 EU 입장에서는 그때까지 결정 못 하면 그냥 계속 있어, 이런 게 담긴 거고요?



    김흥종 : 그때까지 아니더라도 그 전에 언제라도, 당장 며칠 뒤라도 철회하면 그냥 다시 없던 걸로 하자, 이런 입장입니다.



    김어준 : 이런데 영국 의회는 왜 반발하는 거죠?



    김흥종 : 영국 의회는 당연히 브렉시트를 원하던 사람들은 당연히 뭐야, 이게? 20년까지 하는데 그때 전환기간을 두고, 또 전환기간을 양측이 합의하면 또 1~2년을 더 연장할 수 있게 해 놨습니다. 그렇게 해서 합의가 안 되면 그러면 또 다시 안전장치를 발동한다. 안전장치에 대해서는 시한도 없어요. 이게 무슨 브렉시트냐, 이런 거고요. 또 브렉시트를 반대해 왔던 사람들이 많은데, 노동당을 비롯해서.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브렉시트 어쨌든 한다는 거 아니냐,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이거 합의해 주면 큰일 나니까 아예 부결시키고 그냥 국민 투표 다시 하자, 그런 입장입니다. 그러니까 양쪽이 다 반대하는데 양쪽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이 똑같은 것은 뭐냐 하면 이걸 부결시킨다는 거죠.



    김어준 : 그러면 부결될 가능성이 높은 거네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흥종 : 네, 부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현재로서는 그렇습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지금 이 합의문이라도 서명을 하면 어떻게든 유예가 되고 혼란이 좀 줄어드는데 이걸 만약에 부결시켜 버리면, 물론 정반대의 이유로 서로 부결하자고 하는 건데. 부결시켜 버리면....



    김흥종 : 가능성이 여러 가지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메이가 물러날 수도 있고요, 당장. 아니면 살짝 좀 다시 브뤼셀로 달려가서 조금 바꿔서 다시 갖고 와서 다시 통과시켜 달라. 왜냐하면 이게 3월 29일까지 다시 한 번 할 수 있으니까요. 유럽 위원회가 아마 통과시킬 겁니다. 1~2월달에 합의를 하겠죠. 지켜보고 있을 것이고. 그런데 지금 합의가 만약에 통과가 안 되게 되면 계속 의회 해산이라든가 아니면 메이가 그냥 물러나서 너희들끼리 알아서 해라, 이런 경우도 있고요. 그런 여러 가지 상황이 있고. 이게 합의안이 통과가 돼도 되면 지금 현재 연정을 하고 있는 'DUP'라고 하는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이 그러면 연정에서 빠져나가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정권을 다시 구성을 해야 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총선을 다시 해야 할 수도 있고 또는 국민 투표를 다시 해야 할 수도 있는데 전부 다 일정이 굉장히 촉박하지 않습니까?



    김흥종 : 네. 국민 투표를 다시 할 수도 있고, 총선을 다시 할 수도 있고. 그다음에 메이가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연정을 다시 구성해야 할 수도 있고. 아니면 노동당이 현재 상황에서 자기한테 우호적인 정당을 같이 붙여서 노동당 당수가 갑자기 총리가 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상황이 다 벌어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김어준 : 굉장히 영국은 지금 대혼란 상황이군요, 말자하면. 정치적으로는.



    김흥종 : 네, 그렇습니다. 그렇게 되어 있고요. 런던에 가 보니까 겉으로는 멀쩡한 것 같은데 언론에서는, 방송과 신문에서는 연일 그것들의 굉장히 여러 가지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고요.



    김어준 : 이것저것 다 안 되면 그냥 노 딜(no deal)로 나가는 거 아닙니까? 아무런 협상 없이.



    김흥종 : 네, 이것저것 안 되면 노 딜로 나가자는 건데 그건 브렉시트를 강경파들이 원하고 있는 상황이죠. 그 딜을 깨서 나가자는 겁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아무런 준비 없이 그냥 나가 버리자는 건데, 강경파들은.



    김흥종 : 그런 충격이 있더라도 그게 더 낫다는 겁니다.



    김어준 : 그런데 많은 영국인들이 아닌 사람들, 저희 포함해서. 가장 이해가 어려운 대목이 왜 굳이 탈퇴하려고 하는가. 그런 충격을 감수하면서까지. 그 논리의 핵심이 뭡니까?



    김흥종 : 지금까지 나라의 운명을 전부 다 브뤼셀이 항상 결정해 왔다, 그런 이야기죠. 통상정책도 우리가 마음대로 못 하고, 농업도 못 하고, 수산업도, 어업도 얼마나 잡아야 할지, 배를 몇 척을 갖고 있어야 할지 그것도 우리가 결정 못 하고. 온갖 규제가 다 대륙에서 결정돼서 넘어오기 때문에 우리 못 살겠다, 우리의 운명을 우리가 결정해야겠다. 그런 이야기고요. 영국이 73년도에 EU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유럽 통합이 점점 강화됐으니까 그렇게 느낄 수도 있는데 그러면서 유럽으로부터 받은 혜택이 많은데 그런 건 잘 눈에 안 띄는 것이죠.



    김어준 : 한마디로 말해서 '콘티넨트(continent)'라고 부르죠. 대륙 쪽에서 니네가 다 우리 운명까지 결정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보수 우파들, 강경파들이 영국의 운명은 영국이 결정한다. 듣긴 좋죠. 그렇게 치고 나간 것이다, 핵심은.



    김흥종 : 네, 그렇습니다. 그렇게 되면 영국은 전 세계에 혼자 우뚝 서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모든 나라들하고 자유롭게, 새롭게 관계를 할 수 있다. 나라가 독립하는 것이다. 독립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 아, 독립운동. 오바인데....



    김흥종 : 네, 독립운동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설득이 안 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독립운동을 하는데 어떻게 설득하겠습니까?



    김어준 : 그 정도 수준으로 갈라져 있군요. 이게 그러면 지금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지만 어쨌든 아무런 협상 없이 확 나가 버릴 가능성도 여전히 있는 거네요?



    김흥종 : 네. 지금 현재 영국 의회 투표가 12월 10일경쯤에 아마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까지 어떻게 돌아가는지 봐야 될 것 같고 그때 또 결정이 어떻게 나는지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김어준 : 전화기에서 조금만 입을 떼어 주시고요. 저도 발음이 안 좋은데 전화기가 울려서 서로 발음이 안 좋은 사람들끼리 웅얼웅얼하는 듯이 들리는 경향이 좀 있습니다. 또 하나는 궁금한 것이 EU가 확고한 체제이고 이제 거기로 가는 거구나, 유럽은 통합되는 거구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중요한 국가 하나가 빠져나가면 다른 나라들도 빠져나갈 수 있는데. 실제 지금 가 있는 로마, 이탈리아도 EU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연맹, 우성운동, 이쪽이 집권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죠?



    김흥종 : 네, 집권을 했어요. 연맹이라고 하는 집권을 했는데 집권하고 나서는 사실 EU 빠져나가겠다는 이야기는 조금 줄어들었고요. 이민 통제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건 하고 있으면서 이제 돈을 더 달라, 우리가 궁경 통제하려면 돈을 더 달라는 계속 그 이야기만 하고 있고. 일단 집권을 하고 나서는 조금 말은 줄어들었는데 그 이유를 보면 이태리가 경제 상황이 어려워서 지금 그냥 나갔다가는 정말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으니까 일단 만류전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민들 정서는 이태리가 좀 이민자 문제 때문에 굉장히 고생을 하고 있는데 EU가 잘 안 도와주니까 버텨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식의 생각은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김어준 : 난민의 주요 이동 경로니까요, 이탈리아가.



    김흥종 : 거기다가 중요한 게 유로존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이태리 경제가 제대로 성장을 못했습니다. 2002년도 이후에요. 그런데 옛날에는 자국 화폐 가치 떨어뜨려서, 이태리 리라화를 떨어뜨려서 그렇게 다시 경제 살아나고 그랬는데 이제 그거 못 하지 않습니까? 유로화를 같이 쓰니까. 그러니까 안 되니까 결국은 구조 개혁해라, 정부 지출을 줄여라, 이런 식의 간섭밖에 받는 게 없으니까 이게 지금 정말 힘든 거구나 이렇게 돼서 그럼 또 나갔다 다시 들어오면 더 좋을 것 같다, 이런 생각 하지만 나가면 못 들어오지, 이렇게 또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고요. 진퇴양난입니다.



    김어준 : 이탈리아가 그러니까 영국에 이어서 EU를 탈퇴할 가능성이 지금 높은 건 아니군요. 원래 그걸 주장하던....



    김흥종 : 네, 그렇게 높은 건 아닌데 이태리를 보면 나가고 싶은데 나갈 능력이 안 돼서 못 나간다. 영국보다 조금 더 불쌍한 상황입니다. 그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나가고 싶은데 못 나가는 거죠.



    김어준 : 박사님이 그렇게 잔인하게 드라이하게 말씀하시고. 나가고 싶은데 형편이 안 돼서 못 나가는 불쌍한 상황이다.



    김흥종 : 나가고 싶은 사람들이 여기도 많은데, 그런데 국경 통제를 하고 싶은데 사실은 이태리는 국경 통제를 하는 게 훨씬 어려워요. 반도이기 때문에요. 바다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습니까? 원래 통제가 어렵습니다.



    김어준 : 그런데 실제 영국이 탈퇴하고 나서 상황을 보고 이탈리아도 그런 탈퇴 위험성이 있는 위험군 국가로 분류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워낙 그... 내무장관이죠? 부총리 하는 마테오 살비니도 굉장히 극우적인 인물 아닙니까?



    김흥종 : 네, 그렇습니다. 거기가 동맹의 당수이기도 하고요. 굉장히 아주 화제적 인물이고 문제적 인물입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신규 회원국 중에서도 굉장히 반EU 성향의 정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호시탐탐 어떻게 하면 나간다고 할까, 또는 나간다고 하면 좋은 딜을 해서 더 많이 받아낼까,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반EU가 유럽 정치에 아주 깊숙이 들어와 있는 상황입니다.



    김어준 : 그래서 마크롱도 브렉시트는 유럽이 부서지기 쉬운 걸 보여 주는 거다,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보여 주는 거다, 교훈으로 삼아야 된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고.



    김흥종 : 그러면서 잘 가꾸어서 나가자, 이런 걸 잘 보호해서 나가자. 마크롱은 이 와중에서 유럽 통합에서 리더십을 자기가 보이려고 하고 있는 거고요.



    김어준 :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 될 것 같고요. 돌아오시면 또 모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흥종 : 네, 안녕히 계십시오.



    김어준 : 김흥종 선임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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