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거리로 나온 자영업자들 "우리는 죄인이 아닙니다" [이슈 탕탕탕]

지혜롬 기자

hyerom@tbs.seoul.kr

2021-07-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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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방역 조치가 최고 단계로 올라가면서, 생계에 가장 위협을 받고있는 사람들이 바로 자영업자입니다.

    이제는 쌓인 빚을 갚지 못해, 가게 문을 닫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희생했지만, 우리 사회가 정작 이들에 대한 보상 논의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이슈탕탕탕, 지혜롬 기자입니다.

    【스탠딩】
    "우리가 원하는 건 제발 살려달라는 겁니다.
    한 자영업자의 외침입니다.
    자영업자들은 방역단계 완화와 손실보상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수백여 대의 차량 행렬이 이어집니다.

    비상등을 켜고 서행하는 이들은 거리 두기 4단계 조치에 항의는 자영업자들입니다.

    경찰은 이를 불법 시위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하겠다고 나섰지만, 자정을 넘긴 시각까지 차량 행렬은 계속됐습니다.

    일부 참가자들은 구조의 의미를 담은 'SOS 신호'를 경적으로 울리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실내포장마차 업주 A씨】
    "하루에 50~60만 원 팔아야 직원 안 쓰고 가게를 유지하는데 3만 원, 5만 원 팔고 있습니다."

    【인터뷰/주점 업주 C씨】
    "매장 월세가 500만 원이에요. 하루에 10만 원 팔고 있어요. 영업 제한을 하면서 대출받은 것만 6천만 원, 7천만 원 넘어가요. 대출받은 돈으로 월급 주고 월세 주고 그러고 있는 거예요. 우리 어떻게 먹고살아요? 가게 문도 못 열게 하고"

    【인터뷰/주점 업주 E씨】
    "월세는 6개월이 밀렸어요. 열심히 노력했죠. (방역수칙을) 어긴 적도 없고 하는 대로 하고 가만히 있다가 빚만 거의 3~4천? 어디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어요."

    【인터뷰/전국 자영업자 비대위 김기홍 공동대표】
    "빚을 한 2억 원 정도 졌고요. 대출금을 일시 상환을 해야 합니다. 폐업을 하면. 그 부분 때문에 지금 폐업조차 못 하는 상황입니다. 신용불량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가 막막합니다."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은 이제는 생존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인터뷰/카페 업주 F씨】
    "하루에 2만 원, 3만 원대 팔고 있습니다. 너무 희생이 큽니다. 지금 생계가 온데간데없어요. 오죽하면 이 밤중에 나왔겠습니까?"

    【인터뷰/주점 업주 B씨】
    "말로 표현이 안 될 만큼 처참한 상황이고 너무 힘들고 하루하루가 지옥 같습니다."

    【인터뷰/카페 업주 D씨】
    "오늘 5천5백 원 벌었습니다. 가진 재산도 다 팔고 사채까지 끌어서 버텨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절박한 상황을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자영업자들도 방역 조치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대로 된 손실보상도 없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자영업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은 더 이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겁니다.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1년 6개월간 기다리라는 말만 하고 희생을 강요했다며 이제는 상생할 수 있는 방역 정책을 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인터뷰/전국 자영업자 비대위 김기홍 공동대표】
    "장사가 안되는 게 억울해서 나온 게 아니라 장사할 기회마저도 박탈당했기 때문에 제발 살려달라는 목소리로 정부에 호소하는 겁니다. K방역이라는 것을 위해서 계속 희생하지 않았습니까"

    【인터뷰/전국카페사장연합회 고장수 회장】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은 다 영업하게 해주면서 정부 방역 규제 자체가 자영업자에게만 너무 가혹하고. 지금이라도 방역체계를 현실성 있게 변경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업종별 대표를 직접 만나서 의견을 수렴해 주시는 게…."

    국회 앞에선 1인 시위가 열렸습니다.

    이달 초 '소급 적용' 조항이 빠진 손실보상법이 국회 본회의 통과했는데,

    자영업자들은 방역 조치로 인한 피해 손실을 조사해 실효성 있는 손실 보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인터뷰/중소상공인비상연대 한지엽 회장】
    "소상공인도 국민입니다. 국민의 영업권, 생존권, 생명권에 따른 존엄성을 지키고 싶습니다. 매달 열심히 땀 흘린 노력의 대가로 받는 게 월급인데 그것을 못 받게 한 행정명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인터뷰/한국외식업중앙회 손무호 상생협력추진단장】
    "코로나19가 발생한 날로부터 손실된 것을 전액 보상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힘든데 정부는 계속 희망 고문만 하고 있고…"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 1년 6개월 동안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은 67조 원 증가했습니다.

    올해 6월 말 기준 은행권의 기업 대출 잔액은 천22조천억 원으로 코로나 확산 전인 2019년 12월 말보다 153조천억 원이 늘었는데,

    이중 자영업자 대출은 66조 9천억 원으로 직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3.8% 급증했습니다.

    【스탠딩】
    "저녁 7시를 조금 넘긴 시각, 은평구에 위치한 한 주점입니다.
    평소 같으면 손님들로 가득 찰 시간이지만 코로나19 확산과 방역 강화 조치로 비교적 한산한 모습입니다."

    목요일 저녁이면 이른바 '불목'을 즐기던 손님들로 북적이던 매장.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던 이곳은 이제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스탠딩】
    "매장 마감 시간이 거의 다 됐습니다.
    오늘 저녁 7시부터 지금까지 이곳을 찾은 손님은 모두 8명이었습니다."

    24시간 영업을 하던 이곳은 영업 제한 조치로 밤 10시면 문을 닫게 됐고,

    8명이었던 직원은 최근 2명이 됐습니다.

    【인터뷰/전성혁(주점 업주)】
    "코로나 이전에는 평일 기준으로 150~180만 원 정도가 평균 매출이었어요. 4단계 이전에는 80만 원 정도 됐었고요. 4단계 들어서는 하루 30만 원도 너무 힘들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60여 평 남짓한 매장을 운영하며 한주 한주 하루하루를 버텨왔지만,

    4차 대유행의 시작으로 희망은 다시 절망이 됐습니다.

    매출이 줄어도 꼬박꼬박 나가는 건물 임대료와 전기세.

    남은 건 8천만 원가량의 빚입니다.

    【인터뷰/전성혁(주점 업주)】
    "한 달로 합계를 냈을 때 1,600만 원에서 2,000만 원 정도의 손해를 계속 보고 있고 지금까지 손해 본 걸 소상공인 대출을 이용해서 막았는데 이제는 더 이상 대출도 안 나오고"

    지난 24일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추가 경정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첫 번째는 그동안의 피해에 대해 1회성으로 지원하는 '희망 회복자금'.

    방역 조치 기간과 매출 규모에 따라 50만 원에서 최대 2천만 원까지 지급됩니다.

    하지만 자격 기준이 높아 실제 2천만 원까지 보상을 받는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는 앞으로 영업 제한을 받는 기간에 매달 주겠다는 '손실보상금'입니다.

    우선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지급할 예산이 이번 추경안에 반영됐는데, 지원 규모를 따져보면 업체당 월 30여만 원 수준에 그칩니다.

    【 인터뷰/전성혁(주점 업주)】
    "그냥 열심히 일하고 싶고요."

    【 인터뷰/카페 업주 F씨】
    "버티다 버티다 더는 버틸 여력이 없습니다. 벼랑 끝에 내몰렸어요."

    TBS 지혜롬입니다.

    #거리두기4단계 #자영업자 #차량시위 #희망회복자금 #손실보상 #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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