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입주자대표가 여소장에게 “드라이브 가면 안 돼?”

이예진 기자

tbsnews@tbs.seoul.kr

2020-11-1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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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TBS는 어제(11일) 아파트 관리소장의 평균 근속연수가 '2년'이라는 보도 전해드렸습니다.

    이처럼 아파트 관리소장들의 근속연수가 길지 않은 것은 최근 故 이경숙 소장이 당한 사례처럼 입주민들이 쏟아내는 '갑질'도 문제지만, 또다른 고충도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전하는 아픔을 이예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현재 전국 아파트의 관리소장들은 만 6천여 명 정도.

    이 가운데 4분의 1인, 4천3백여 명이 여성인 것으로 TBS 취재 결과 파악됐습니다.

    여성 소장들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이들이 현장에서 겪어야 하는 고충도 큽니다.

    한 소장은 TBS 인터뷰에서 입주자대표 회장이 자신을 '여자'로 대하는 것이 힘들어 얼마 전 단지를 옮겼다고 토로했습니다.

    【 인터뷰 】이 모 소장(가명)
    "여소장이라서 겪는 제일 어려운 부분은 대표님들 중에 여자로 접근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어디로 드라이브로 가자든가 '어차피 근무시간인데 소장님 나랑 나가면 안 돼?'라고 말하는…."

    이 씨는 심지어 자신이 소속된 위탁회사조차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 인터뷰 】이 모 소장(가명)
    "위탁사 본부장들이 그런 걸 아는 경우가 있어요. (입주자대표)회장이 소장을 여자로 대한다고 그러면 '알아서 잘 조심해라' 이렇게 얘기를 하지…."

    불편한 식사 자리 때문에 그만둔 동료 소장들도 있었습니다.

    【 인터뷰 】이 모 소장(가명)
    "선을 지키기가 참 어려워요. 그게 식사 자리에서 끝나면 되는데, 저녁 식사 자리로 이어지면 술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만두는 분들 많이 봤고…."

    최근 발생한 여소장 피살 사건으로 이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더 커졌습니다.

    【 인터뷰 】이 모 소장(가명)
    "이런 일(여소장 피살 사건)이 있고 난 다음에도 경리 겸직 여자소장들은 굉장히 불안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가스총을 구비해 놓을까 골프채나 야구배틀을 갖다 놓을까 이런 얘기를 단톡방에서 많이 하거든요."

    아파트에서 동생을 떠나 보낸 언니의 마지막 바람도 여소장들의 인권보호,

    【 인터뷰 】故 이경숙 관리소장 언니
    "특히 여성 관리소장이 더이상 터무니없는 갑질 피해를 당하지 않고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입주민 재산을 소신 있고 당당하게 지킬 수 있는 제도개선이 이뤄지길 간절히 요청드립니다."

    앞으로 여성 소장들이 더 늘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부당 행위에 대한 가중처벌 규정이 마련되는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합니다.

    TBS 이예진입니다.

    #아파트 #관리소장 #여소장 #드라이브 #입주자_대표 #이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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