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땅' 용산기지, 114년 만의 일반인 개방

이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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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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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지난 2003년 한미 두 정상은 용산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한다고 합의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오는 2027년 공원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데요. 용산기지가 완전히 반환되기 전에 국토부와 서울시가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버스 투어를 올 해 말까지 6차례에 걸쳐 진행하고 있습니다. 114년 만에 빗장을 풀은 금단의 땅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버스 두 대가 나란히 들어옵니다.

    버스에서 내려 여기저기 사진을 찍는 사람들.

    베테랑 해설사인 유홍준 교수도 안내판의 글씨를 꼼꼼히 읽어내려갑니다.

    < 현장음 >
    또한 철근 시멘트로 적벽돌 담장을 강화했다.

    용산기지가 114년 만에 일반인에게 개방됐습니다.

    까맣게 그을려진 시멘트 벽과 군데군데 보이는 빨간색 벽돌.

    지난 1909년에 세워진 일본군 감옥인 위수감옥은 100년이 넘는 세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스탠딩>
    감옥 담장에는 아직도 한국전쟁 당시의 총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용산기지 한 복판에는 이제 막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길을 건너고, 기와지붕의 전광판도 눈에 띕니다.

    설명은 한미안보의 핵심 축인 한미연합사 앞에서도 이어집니다.

    지난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되면서 6개월 만에 급하게 지어졌지만, 40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튼튼한 모습을 자랑합니다.

    하천 위를 노랗게 덮은 낙엽들.

    전문가들이 용산기지가 국립공원이 됐을 때 시민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닿을 것이라고 말한 '만초천'입니다.

    <스탠딩>
    이곳 만초천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콘크리트가 덮이지 않은 하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방 이후 미소공동위원회의 소련군 대표단이 머물렀다는 미 군사업무지원단 건물.

    곡선과 직선의 절제된 조화가 100년 전의 일본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조선 초기 임금들이 기우제를 지냈다는 남단터 역시 그대로 보존돼 있습니다.

    굳게 닫혔던 금단의 땅을 내디딘 사람들의 소감은 남달랐습니다.

    지난 2006년 이른바 '용산기지 매각금지' 특별법을 만들었던 진영 의원은 용산국립공원의 미래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 진영 국회의원 / 더불어민주당(서울 용산구) >
    "(후손들에게)역사성과 문화성을 간직하고 물려줄 수 있을 것인가는 더 지나봐야 압니다. 그것(용산 개발)을 어떻게 잘 막아서 전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공원을 만드느냐는 다 여러분 어깨에 달려있어요."

    용산기지의 크기는 여의도보다 조금 작은 243만 제곱 평방미터.

    축구장 340개가 들어가는 면적에 현재 1만여 명이 조금 넘는 미군과 미군 가족, 카투사 등이 살고 있습니다.

    용산기지에 있는 초중고 역시 학기가 마무리되는 대로 문을 닫는 등 내년 말까지 미군 시설의 80%가 순차적으로 폐쇄됩니다.

    < 유홍준 / 명지대 교수(전 문화재청장) >
    "국토부의 계획은 여기 있는 건물 1천 동 중에서 몇 십 동이 되든 중요한 건물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허는데 새로운 건물은 짓지 않는다는 큰 원칙은(진행됩니다)."

    정부가 발표한 용산공원의 완공시기는 오는 2027년.

    인근의 전쟁기념관, 남산 등과 연계해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도심 속 최고의 생태공원을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tbs 이예진입니다.

    이예진 기자 openseoul@tbstv.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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