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한옥보전구역, 관리 잘 되나

국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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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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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멋스러운 곡선미와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한옥마을은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 중 하나죠. 서울의 한옥마을하면 인사동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그런데 실상은 천막촌을 방불케 한다고 합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현장을 찾아가봤습니다.

    [기자]
    서울의 대표 한옥촌 중 하나인 인사동.

    지붕을 떠받치는 목재 곳곳이 습기를 머금고 갈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나무를 휘감은 곰팡이와 먼지는 전선줄에까지 붙었습니다.

    위에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기왓장은 군데군데 흐트러지거나 부서졌고, 그 자리엔 천막이 마구잡이로 덧씌워져 있습니다.

    비가 새는 것을 막기 위함인데, 오히려 화재 위험성을 높입니다.

    <황근하 / 종로소방서 소방특별조사>
    "위에 가연물이 있을수록 화재 속도가 굉장히 빨라요. 천막 같은 경우 위에 있기 때문에 크게 화재로 번질 수 있습니다."

    지난 2013년 대형화재 후 소방당국의 특별 관리를 받고 있지만 곳곳에서 드러나는 사각지대.

    주거환경은 물론 전통자산으로서의 한옥 가치가 상실될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곽새해라 / 전라북도 전주시>
    "한옥이 예쁘다고 생각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겉으로 보기에도 안 좋으니까…."

    <이스타 / 말레이시아>
    "불이 나는 것도 예방하고 더 나빠지는 걸 막기 위해서도 조치가 필요할 것 같아요."

    다만 한옥을 지원하는 제도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시는 한옥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한옥보전구역을 지정하고, 총 수리비의 최대 1억 8천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리비를 지원받더라도 본인 부담액이 크다는 점이 관리가 잘 안 되는 이유입니다.

    <한옥 세입자>
    "천막 같은 경우는 100만 원이 든다면 제대로 수리하면 500에서 1,000만 원. 거의 자가 수리하는 경우가 많아요."

    무엇보다 인사동 한옥 대다수가 상업시설이라는 점도 문제입니다.

    임대료만 받으면 되는 집주인에겐 수리가 절실하지 않고, 세입자는 공사비로 인한 임대료 인상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보수에 나서지 않는 겁니다.

    <이형재 팀장 / 서울시 한옥조성과>
    "주거지역 같은 경우는 소유주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지 수선이 가능한데 상업지역의 경우 소유주와 세입자 간의 협의가 필요하다 보니까 문제들이 얽혀 있어서 거의 수선이 잘 안 되고 있습니다."

    사유재산이라는 특성상 보수를 강제할 수도 없는 상황.

    이렇다보니 수리비 지원이 시작된 이후 지원금이 투입된 인사동 한옥은 총 158동 중 단 3동인 1.8%에 불과합니다.

    그에 비해 실거주자가 많은 북촌은 인사동의 18배인 32%가 혜택을 받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비용 확보가 시급한 만큼, 저렴하고 다양한 재질의 기와도 지원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신치후 센터장 / 국가한옥센터>
    "경량 또는 더 저렴하거나 건식공법을 쓸 수 있는 기와들이 개발된 것이 있고 민간에서도 기와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요. 그런 것들을 사용하면 좀 더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겠죠."

    우리나라 전통문화 공간이자 특유의 멋스럽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품고 있는 한옥보전구역.

    건축주의 부담을 줄이고 지원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tbs 국윤진(jinnyk@tbstv.or.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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