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기재부 '질본 연가보상비' 삭감 논란 "지출 줄인 추경 문제"

공혜림

abcabc@seoul.go.kr

2020-04-2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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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내용 인용 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 코너명 : [인터뷰 제1공장]
    ■ 진행 : 김어준
    ■ 대담 : 이상민 수석연구위원 (나라살림연구소)

    ▶ 김어준 : 기재부가 두 번째 추경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공무원들의 연가보상비를 삭감했는데 그 대상이 코로나 관련해서 사실은 연가를 쓸 틈이 없었던 질병관리본부와 국립지방병원이었다 하는 사실이 밝혀져서 큰 논란이 있었죠. 이 사실을 처음 밝혀낸 나라살림연구소의 이상민 수석연구위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상민 : 예, 안녕하세요.

    ▶ 김어준 : 이게 밝혀지면서 큰 비난 여론이 있었습니다.

    ▷ 이상민 : 예, 그랬습니다.

    ▶ 김어준 : 연가를 못 쓴 사람들에게 보상비를 추경안에 마련했는데 연가를 가장 못 쓴 사람들이 질병관리본부하고 국립지방병원 아니겠습니까?

    ▷ 이상민 : 예, 물론이죠.

    ▶ 김어준 : 코로나 때문에.

    ▷ 이상민 : 그렇죠.

    ▶ 김어준 : 그런데 이걸 삭감했어요.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가거든요.

    ▷ 이상민 : 이해가 안 가죠. 그러니까 제가 이걸 보도 자료를 내서 언론에 보도가 뜨니까 댓글이 많이 달리잖아요. 댓글을 보니까 “사실이라면 문제다” 라는 댓글이 많았어요. 그러니까 네티즌분들도 도저히 이해가 안 가서 설마 저게 사실일까, 라는 그런 생각이 있죠.

    ▶ 김어준 : 다른 데는 다 잘라도 여기는 사실은 지켜 줘야 되는 곳인 것 같은데.

    ▷ 이상민 : 그렇죠. 물론 질본을 대상으로 삭감한 건 아니고요. 이게 몇몇 개, 그러니까 모든 공직자 연가보상비를 다 삭감한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어떤 부서는 자르고 어떤 부서는 안 자르고 그랬어요.

    ▶ 김어준 : 그러니까 안 자른 부서 중에는 청와대가 들어 있다면서요.

    ▷ 이상민 : 청와대도 들어 있고, 국회도 들어 있고 그렇습니다. 국무조정실, 뭐.

    ▶ 김어준 : 권력기관인데, 말하자면.

    ▷ 이상민 : 말하자면 그런데요. 그런데 저는 음모론자가 아니어서 권력기관이어서 봐주고, 뭐….

    ▶ 김어준 : 우연이라는 겁니까?

    ▷ 이상민 : 저는 우연이라고 생각해요.

    ▶ 김어준 : 아무것도 책임 안 지시려고, 지금.

    ▷ 이상민 : 그러니까 이런 건 있습니다. 보면 경향성은 있어요. 공무원분들이 많아서 연가보상비가 굉장히 많이 책정되는 부처들은 자르고, 공무원 수가 적어서 잘라 봤자 조금 연가보상비 되는 건 덜 잘랐는데.

    ▶ 김어준 : 그러니까 이게 우연일 거라고 말씀하시는 이유는 예를 들어서 보건복지부처럼 산하기관이나 인력이 많은, 거긴 당연히 예산이 많이 들어가니까 덩치 기준으로 자르다 보니 같이 잘린 게 아니겠는가 라고 선의로 해석해 주신 것 같아요.

    ▷ 이상민 : 저는 그렇게 해석을 하는데요. 사실 팩트만 말하자면 가장 상위 1위부터 8위까지의 기관은 다 잘렸어요. 그런데 상위 9위는 잘리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그 아홉 번째 기관이 국회인 건 맞아요.

    ▶ 김어준 : 하필이면.

    ▷ 이상민 : 하필이면.

    ▶ 김어준 : 하필이면 왜 국회에서 끊었느냐.

    ▷ 이상민 : 그리고 아홉 번째가 국회고, 그리고 보건복지부는 국회보다 더 책정된 연가보상비가 좀 더 낮은데.

    ▶ 김어준 : 그러면 그 기준으로 따지자면 국회도 자르고 보건복지부도 잘라야 되는 거네요.

    ▷ 이상민 : 그렇죠. 그런데 국회는 사실 행정부 소속이 아니잖아요. 독립된 헌법기관이니까.

    ▶ 김어준 : 별도로 취급했다.

    ▷ 이상민 : 저는 권력이어서 안 잘랐다는 것보다는, 왜냐하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기재부가 국회를 무서워하지는 않아요.

    ▶ 김어준 : 청와대도 무서워하지 않아요, 보면.

    ▷ 이상민 : 전혀 무서워하지 않으니까 눈치를 봐서 안 자른게 아니라 그냥 우연적으로 이건 자르고 저건 안 자르는데 하필이면 보건복지부가 잘리다 보니까 보건복지부 소속인 질본도 잘렸고, 그리고 청와대나 국회는 우연적으로 안 잘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어준 : 일단 왜냐하면 그냥 액수만 보고 해석하시는 거니까 거기에 어떤 정치적 판단이 있는지까지는 제가 해석을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 이상민 : 정치적 판단은 없었다고 생각하고요.

    ▶ 김어준 : 그러니까 정치적 판단이 있었다, 없었다 자체를 판단하지 않으셔도 되죠.

    ▷ 이상민 : 그렇죠.

    ▶ 김어준 : 왜냐하면 숫자에는 그게 안 보이니까.

    ▷ 이상민 : 숫자에는 안 보이고.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가장 최고의 권력기관은 기재부거든요. 기재부가 무서워하는 권력기관은 제가 보기에는 없기 때문에.

    ▶ 김어준 : 검찰은 무서워하겠죠.

    ▷ 이상민 : 아, 검찰은 무서워할 수도 있지만, 뭐….

    ▶ 김어준 : 검찰은 무서워하겠죠. 그런데 나라 곳간의 열쇠를 쥐고 있는 곳이라 굉장히 보수적이어야 하는 건 당연한데 때로는 그 보수적인 게, 뭐랄까요? 신념이 아니라 심보 아니야? 그들도 사람이니까요. 왜 심보가 없겠습니까? 여기서부터는 위원님이 해설할 영역은 아닙니다만. 왜냐하면 그런 교과서적인 결정, 모든 것이 다 나라를 걱정해서 하는 결정이다의 예외가 되는 결정도 이때까지 없었던 건 아니거든요.

    ▷ 이상민 : 그렇죠. 저는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 게 나라의 재정을 걱정하니까 재정건전성을 걱정하는 것은 저는 기재부의 책무라고 생각을 해요.

    ▶ 김어준 : 그러라고 있는 곳이니까.

    ▷ 이상민 : 그러라고 있는 곳이고. 그런데 재정건전성을 걱정하는 것은 저는 좋은데 최근의 논란을 보면 적자 국채 발행 논란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보면 적자 국채를 발행하는 것이 꼭 재정건전성에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니고, 적자 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것이 재정건전성을 지키는 것도 아니거든요.

    ▶ 김어준 : 그 반례가 되는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많잖아요.

    ▷ 이상민 : 굉장히 많죠.

    ▶ 김어준 : 저는 그래서 한편으로는 심보라고 본다, 사람들이니. 그런데 왜 그렇게 그 어떤 특정 순간에 심보가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고요, 저도.

    ▷ 이상민 :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김어준 : 그런데 이 대목은 비판할 수 있겠네요. 다 알겠는데, 재경부에 계시는 분들도 질병관리본부나 관련자들의 노고 때문에 덕분에 안전하게 공무원 생활을 하는 겁니다, 전 국민이.

    ▷ 이상민 : 그럼요.

    ▶ 김어준 : 그러면 설사 하나의 기준이 있다 하더라도 여기는 따로 빼 줘야 되는 거죠. 그런 배려조차 하지 않은 거죠.

    ▷ 이상민 : 그렇죠.

    ▶ 김어준 : 액수 얼마 안 되지 않습니까?

    ▷ 이상민 : 액수가 7억 정도밖에 안 됩니다.

    ▶ 김어준 : 아, 정말…. 조 단위를 다루면서.

    ▷ 이상민 : 그렇죠. 7억 원밖에 되지 않는 질본의 연가보상비를 삭감해서 우리에게 재난지원금을 준다면 저는 그런 재난지원금이라면 받고 싶지 않습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요. 그런 정도의 비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고. 이걸 문제 삼았더니 재경부에서는 어떻게 이야기합니까? 다 깎자?

    ▷ 이상민 : 일단 팩트는 인정을 했는데요. 그러면서 “이게 사실은 다 깎으려고 했던 거다. 그래서 질본만 우리가 미워해서 깎은 게 아니라,”

    ▶ 김어준 : 아, 물론이죠.

    ▷ 이상민 : “모두를 다 깎을 거다. 청와대든 국회든 다 깎을 거다. 모두 형평성 있게 깎을 거니까 뭐라고 그러지 말라.” 가 기재부의 해명이었는데요. 그런데 저는 이것은 굉장히 심각한 오류라고 생각을 해요. 형식적으로 우리 모두를 다 깎으면 그러면 우리 모두가 형평성, 공평하지 않을까? 라고 잘못 생각할 수가 있죠.

    ▶ 김어준 : 그거야말로 말이 안 되는 거죠.

    ▷ 이상민 :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예요.

    ▶ 김어준 : 왜냐하면 질병관리본부는 연가를 못 갔잖아요.

    ▷ 이상민 : 그렇죠.

    ▶ 김어준 : 오히려 거꾸로 다른 정부 부처는 연가를 가지 않습니까?

    ▷ 이상민 : 맞습니다. 이게 실제로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공직자분들도 연가를 준강제적으로 많이 보내거든요.

    ▶ 김어준 : 그렇죠.

    ▷ 이상민 : 그렇기 때문에 연가를 다 쓴 사람은 어차피 연가보상비를 받을 수가 없어요. 그런데 질본에 계신 분들이 연가는 이건 연가가 문제가 아니라 맨날 야근에다가 주말 근무까지 다 하시는 분들인데 그런 분들은 연가를 못 쓰면 어차피 그런 분들만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 김어준 : 그렇죠. 저쪽은 피해를 보고 이쪽은 피해를 안 보는데.

    ▷ 이상민 : 다 깎는다는 것은 전혀 형평성 있는 대안이 아니죠.

    ▶ 김어준 : 위원님처럼 전문가가 아니면 그 말 자체 가지고는 공평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거짓말이죠, 그렇게 말하면.

    ▷ 이상민 : 그건 저는 거짓말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 김어준 : 그렇게 하면 공평해진다는 말은 거짓말이죠. 잘못했어요, 기재부가 이번에.

    ▷ 이상민 : 예, 그럼요.

    ▶ 김어준 : 그래서 지금 주장하시는 바는, 전문가로서 주장하시는 바는 전부 다 주고, 그러니까 전원에게 특정 액수를 다 주고 지금 정부안은 4인 가구 기준으로 100만 원인데. 그리고 나서 선별로 환수하자. 그러니까 지금은 선별로 주자는 방식을 자꾸 기재부에서 이야기하는데 정부에서는 다 주자는 방안이고, 그러면 소위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거냐 혹은 돈 문제가 생기지 않냐. 그거에 대해서 그러면 회수할 사람들을 선별적으로 찾아내자, 이런 방안을 처음 아이디어를 내신. 업계에서는.

    ▷ 이상민 : 예, 맞습니다.

    ▶ 김어준 : 전원 지급, 선별 회수. 잠깐 설명해 주십시오. 콘셉트를.

    ▷ 이상민 : 저는 잘난 척을 잘 안 하는 사람입니다만 이 자리는 보통 잘난 척을 하는 자리인 것 같아서.

    ▶ 김어준 : 맞습니다. 안 그러면 나오실 필요 없어요.

    ▷ 이상민 : ‘보편 지급, 선별 환수다’ 라는 그런 프레임을 제가 업계에서 처음 만들었는데요. 이게 아까 여론조사 보니까 보편 지급이 좋냐, 선별 지급이 좋냐가 모른다가 제일 많았더라고요.

    ▶ 김어준 : 이게 너무 복잡해서 너무 많은 주장들이 나오다 보니까 몰라요.

    ▷ 이상민 : 저도 여기저기 인터뷰 요청이 많이 오는데 저한테 의견을 물어보면 저도 모른다고 대답하거든요. 저도 70%를 주는 것이 좋은지 다 주는 것이 좋은지 모르겠어요.

    ▶ 김어준 : 아무도 안 해 봤으니까.

    ▷ 이상민 : 그러니까요. 그런데 왜냐하면 둘 다 장단점이 많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이 장단점을 있는 걸 하지 말고 조금 더 장점만을 취합한 방법이 없을까, 새로운 방법이 없을까.

    ▶ 김어준 : 그러니까 다 주는 것의 장점과 그다음에 선별해서 처리했을 때의 장점을 합쳐서 급하니까 먼저 다 주되 그리고 급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나 여유가 있는 분들이 있으니까 그분들은 내년에 세금 방식이라든가 여러 가지 방식으로 환수할 수 있지 않느냐. 왜 이렇게 지금 싸우고 있느냐 이거죠.

    ▷ 이상민 : 그렇죠. 그러니까 이게 선별하는 방식이 이게 사실 올해 소득 기준으로 선별해야 되거든요. 코로나19 때문에 소득이 좋아진 사람, 나빠진 사람이 있는데 올해 소득 기준으로 선별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 일단 보편적으로 다 주고 올해 소득을 보고 내년에 세금으로 환수하는 것이 유일한 방식이라는 겁니다.

    ▶ 김어준 : 그렇죠. 지금 기준으로 삼을 것들이 자료가 대부분 작년 혹은 재작년 겁니다.

    ▷ 이상민 : 재작년 기준입니다.

    ▶ 김어준 : 코로나 안 왔을 때 기준을 가지고 형편이 괜찮냐, 안 괜찮냐를 따질 수가 없잖아요.

    ▷ 이상민 : 그렇죠. 이게 코로나라는 것은 전대미문의 사건인데요. 폭탄이 떨어지면 이게 부잣집에 떨어질지 가난한 집에 떨어질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재작년에 부자라고 해서 이번에 코로나 폭탄을 피해 갈 수 있다는 보장은 아무도 없는 거죠.

    ▶ 김어준 : 그러니까요. 지금 그 기준을 선별하겠다는 기준 자체가 재작년, 그러니까 작년 기준 수치인데 그 수치는 재작년의 매출이나 그걸 기준으로 한 거거든요.

    ▷ 이상민 : 그러니까 이게 근로소득자 같은 경우는 올해 소득 기준이 되기도 해요. 그런데 근로소득자는 사실 문제가 아니잖아요. 월급이 따박따박 나오면. 그런데 자영업자나 프리랜서가 문제인데.

    ▶ 김어준 : 예, 그분들.

    ▷ 이상민 : 그분들 같은 경우에는 재작년 소득 기준인 것이 바로 지금 현재 건강보험공단 자료입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요. 거기서 70% 기준으로 나눠 봐야 그 기준 자체가 재작년 기준인데 지금 형편하고 전혀 상관없다 이거죠. 그럼 뭘 선별하자는 거냐.

    ▷ 이상민 : 예, 맞습니다.

    ▶ 김어준 : 오늘 여기까지 듣고요. 아무래도 앞으로 자주 좀 나오실 것 같은데요, 이 사안이 끝나기 전까지는. 이렇게 말해 놓고 다시는 모시지 않는 분들도 많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나라살림연구소의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상민 :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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