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추적60분> 천안함 의혹, 8년 만에 다시 추적한 이유는?

최양지

tbs3@naver.com

2018-03-3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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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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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3부

    [인터뷰 제 1 공장]

    <추적60분> 천안함 의혹, 8년 만에 다시 추적한 이유는?

    - 강윤기 PD (KBS)


    김어준 : 이명박 정부 시절 서해 백령도 앞바다에서 천안함이 침몰했습니다. 많은 장병들의 목숨을 앗아갔죠. 안타까운 사건인데, KBS <추적 60분> 팀이 8년 만에 천안함 사건을 추적하는 방송, 그저께 했습니다. 방송을 직접 연출한 KBS 강윤기 PD 직접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강윤기 : 네, 안녕하십니까. KBS 강윤기 PD입니다.



    김어준 : 내용을 떠나서 굉장히 용감한 방송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두 가지 이유입니다. 하나는 2010년도에 이미 한 번 방송해서 크게 징계받지 않았습니까, KBS에서?



    강윤기 : 네. 저희 추적 60분이 당시에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경고, 지상파 재허가에까지 영향을 주는 징계였거든요. 징계를 받았었죠.



    김어준 : 5년 걸리지 않았습니까, 거기서 벗어나는 데?



    강윤기 : 2015년에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 징계 무효 판결을 받았습니다.



    김어준 : 그 이유도 있고 또 하나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천안함에 대해서 어떤 의문도 제기할 수 없게 의문 제기 자체가 사회적 금기였잖아요.



    강윤기 : 그렇습니다. 아시겠지만 천안함을 믿느냐, 안 믿느냐가 결국은 주요 공직자들의 인사 청문회에서 주로 등장했던 질문이기도 했고 그만큼 검증의 잣대로 작용했었습니다.



    김어준 : 그래서 정치권에서도 굉장히 부담스러워하는 주제였고요. 한쪽 목소리만 있었는데 여기 의문을 제기하는, 정권이 바뀐 이후 첫 번째 다큐입니다. 다큐라고 저는 느꼈는데. 그런데 왜 이걸 꼭 굳이 해야겠다고? 그렇게 징계를 먹었는데도.



    강윤기 : 공장장님이 말씀하셨지만 천암함 침몰은 정말 비극적인 사건입니다. 46명의 우리 젊은 장병들이 나라를 지키다가 목숨을 잃은 사건이죠. 이유가 어쨌든 간에 이 슬픈 사건을 두고 한국 사회가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그리고 잠깐 말씀드렸지만 한국 사회가 8년 동안 이 천안함 사건이 너는 믿느냐, 안 믿느냐 검증의 잣대로 작용을 했단 말이죠. 그게 지금까지 계속되었었고요. 그런데 2010년 당시 아마 많은 언론들이 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 침몰 원인이 무엇인가 그리고 군과 정부의 대처 방법에 대한 의혹들을 제기했었습니다. 그런데 기억하시겠지만 연평도 포격이 터지면서 그 논란이 다 올 스톱이 됐죠.



    김어준 : 그렇죠. 과학의 영역에 초반에 어느 정도는 머물렀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이념의 영역에 들어간 다음부터는 아무도 건들 수 없는 영역이 됐고, 그런데 그걸 다시 과학의 영역에서 되짚어보자. 이런 거죠. 그때 의혹이 과연 다 해결됐느냐.



    강윤기 : 네, 그렇습니다.



    김어준 :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되니까 원인 규명을 하긴 해야 되죠.



    강윤기 : 맞습니다. 당연합니다. 저는 아직 8년이 지났지만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의혹들은 풀리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정리를 해야 한다 하는 생각으로 만들게 됐습니다.



    김어준 : 그게 46명에 대한 예의이기도 한 거 아닙니까? 정확한 이유를 밝히는 게. 그런 취지라고 저는 이해했는데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못 봤습니다. 요즘 하도 개인적으로 바빠서요. 그런데 주요 장면들 올라온 것은 제가 클립으로 봤는데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 중에 하나가 CCTV였어요. 처음 보는 것이었고, 저도. 저도 천안함에 관심이 많아서 여러 가지 의혹들에 대해서 흡착물질이라든가 또는 절단면에 대한 이야기, 또는 폭발이었다면 승무원들의 고막이, 부상 정도가 다르지 않냐. 골절상을 입을 게 아니라 장기에 문제가 생긴다든가. 이런 얘기 그때부터 있었습니다.



    강윤기 : 맞습니다.



    김어준 ; 그걸 되짚은 건데, 정확하게. 그런데 CCTV는 처음 본 거예요. 이것 좀 설명해 주십시오.



    강윤기 : 사실 천안함이 어뢰 피격을 당한 당시를 영상으로 기록한 건 딱 두 가지가 있습니다. CCTV하고 TOD가 있습니다.



    김어준 : CCTV는 내부를....



    강윤기 : 그렇습니다. TOD는 밖에서 본 거고. 그런데 CCTV가 사실은 공개가 안 됐었어요. 보고서를 보면 스틸컷으로 나와 있었는데 지금 천안함 관련해서 재판을 진행하고 계시는 신상철 씨라고 계신데.



    김어준 : 8년째 하고 있죠. 고생 많이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강윤기 : 그분 재판에서 이게 처음으로 CCTV를 공개해 봐라. 도대체 어떤 화면이 담겨 있느냐. 국방부가 이것이 바로 원본이라고 제출을 했고 저희가 그걸 입수를 해서 몇 번을 돌려봤는데 이상한 점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첫 번째로 그날 2010년 3월 26일은 파도가 2.5m에서 3m 정도로 높았습니다. 그런데 CCTV를 보시면 우리 장병들이 무거운 역기를 든다든지 운동을 아주 안정적인 자세에서 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 물병도 그대로 있고.



    강윤기 : 물도 전혀 흔들리지 않더라고요. 파도가 이렇게 높은데 가능한가. 우리 KBS랑 친한 선배 중에 한 분이 천안함을 직접 타셨던 분이 계세요, 군 시절에.



    김어준 : 마침. 우연하게도.



    강윤기 : 네. 그래서 제가 한번 영상을 보여 드렸어요. "이게 가능하냐." 그랬더니 그 선배님 말씀이 "이건 이상하다. 너무 이상하다. 이 정도면 흔들리고 좀 많이 불편할 정도다."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김어준 : 바다가 아주 잔잔하거나 혹은 배가 정박되거나.



    강윤기 : 파도가 낮은 거죠, 최소한.



    김어준 : 아주 낮거나.



    강윤기 : 네. 그래서 저희가 이 영상을 좀 전문가들한테 보여 드렸어요. 파도가 높은데 안 흔들리는 게 이상하지 않냐 했는데 의외의 답변을 듣게 됩니다. "이게 원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상당히 놀랐죠. 그게 무슨 말씀이냐고 물어봤더니 보통 저희가 생각하는 CCTV에는 시간과 날짜가 적혀 있는데 그 CCTV 제출본에는 그게 없습니다. 그게 없고 밑에 조그마한 글자가 적혀 있는데 그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고 또 하나는 그 영상 전문가분이 "이건 CCTV를 파일로 원본을 복원한 것이 아니라 어딘가 모니터에 플레이되고 있는 것을 재촬영해서 낸 것이다." 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주사선들이 보이고 그런 것들이 보인다는 그 말씀을 듣고 보니까 그렇더라고요. 사실 그 정도면 법정에서의 증거 능력도 없다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왜 그렇게.... 원본 파일 쉽거든요. 그냥 복사해서 내면 되는데 왜 그렇게 촬영해서 냈을까. 이건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



    김어준 : 내용상으로도 파도 높이가 기억 안 납니다만 제가 기억나는 건 구조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거 기억나거든요. 파도 때문에.



    강윤기 : 그 당시 해경 관계자분들이 인터뷰를 직접 하셨습니다. "파도가 높아서 접근이 힘들고 구조하는데 쉽지 않다."



    김어준 : 그건 저도 기억이 나는데 그 정도 파도면 배가 출렁거려서 어디 올려 놓은 물병이 흔들리거나 물이라도 흔들려야 되는데 잔잔하다. 이상하네요.



    강윤기 : 간단히 그냥 그날 찍은 건지를 DVR, 영상저장장치를 복원해 보면 나오거든요.



    김어준 : 시간, 기록 다 나오니까.



    강윤기 : 네. 그런데 왜 그걸 촬영본을 냈느냐. 이거죠.



    김어준 : 그건 처음 공개된 것이고. '이게 그날 찍은 CCTV가 맞느냐.' 이런 의문인 거죠?



    강윤기 : 심지어 그런 의문까지 제기가 가능한 거죠.



    김어준 : 그리고 외부에서 찍은 TOD, 군에서 촬영하는 거 아닙니까? 여기서 문제는 뭐였습니까?



    강윤기 : 아마 기억이 나실 겁니다. 아마 그때 국방부가 사실은 밖에서, 외부에서 천안함을 찍는 유일한 영상이 TOD인데 TOD를 처음에 조금 공개했다가 "그거밖에 없느냐?" 해서 또 공개했다가. 무려 한 세네 번에 걸쳐서 떠밀리듯이 공개를 해요. 그래서 저희가 그 TOD 영상들을 쭉 다 리플레이를 해 봤는데 마지막으로 5월 달에 공개한 TOD가 있습니다. 그게 사실은 어떻게 보면 천안함이 어뢰에 피격된 직후라고 표현이 되고 있는데.



    김어준 : 아, 부유물 나왔다는 TOD?



    강윤기 : 네. 거기 보면 함수하고 함미가, 함미는 무거우니까 바로 침몰을 합니다. 그런데 함수는 가벼우니까 좀 떠 있습니다.



    김어준 : 뱃머리가 떠 있었죠.



    강윤기 : 맞습니다. 그리고 장병들이 올라와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고요. 함수하고 함미 사이에 검은 물체가 하나 보입니다.



    김어준 : 맞습니다. 기억납니다.



    강윤기 : 그 물체가 가라앉지 않고 계속 천안함을 따라갑니다. 이게 도대체 뭔가.



    김어준 : 그리고 제가 기억나는 건, 갑자기 막 생각나기 시작했습니다. 만약에 물에 따라 흘러갔으면 똑같은 속도로 흘러가야 하는데 속도가 다르죠, 서로.



    강윤기 : 맞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 점이 뭘까. 혹시나 천안함 침몰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닐까? 라고 했는데 일단 국방부에서는 이번에 답변을 하시기를 "연돌 혹은 구명 보트가 아니겠느냐." 라는 답을 하십니다. 연돌이 뭐냐면 굴뚝입니다, 굴뚝. 일종의. 그런데 이게 좀 해명이 석연치 않은 게 연돌은 당시에 함미 인근에서 바로 인양이 됐습니다.



    김어준 : 이미 인양되었다?



    강윤기 : 네. 그런데 지금 보시는 검은 물체는 같은 조류 방향으로 하지만 속도는 다르게 표류를 했단 말이죠.



    김어준 : 그게 이상했어요, 저도.



    강윤기 : 결국은 함미 부근에서 인양될 수 없는 거였죠. 그리고 구명보트라고 하는데 구명보트라고 하면 조류가 그 당시 심했습니다. 바람도 세고. 그랬으면 비슷한 속도로 갔어야 하지 않은가.



    김어준 : 그렇죠. 같이 떠내려갔어야 했는데 왜 다르냐. 이런 의문 제기가 생각이 나고, 또 하나가 당시 KBS의 특종이었죠. 이게 진실을 밝히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말씀하셨다시피 연평도 포격 이후 다 사라졌는데 제3의 부표, 이 기억이 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앞부분만 제가 잠깐 정리해 놓을게요. 그 뒷부분을 설명해 주십시오. 배 앞부분과 뒷부분이 당연히 부러졌기 때문에 각각 가라앉은 지점이 달라서 부표가 두 개가 있었어요. 그래서 두 개만 있어야 되는데 엉뚱한 곳에 세 번째 부표가 있었어요. 그걸 KBS 기자들이 발견을 했고 저 3의 부표에는 뭐가 빠져 있길래 저기로 뭐가 가느냐. 그런데 마침 거기 미군 헬기가 떠서 이상하다는 얘기가 있었죠.



    강윤기 : 정확히 우리 공장장님이 기억하고 계신데.



    김어준 : 이 사건 관심 많았거든요, 저도.



    강윤기 : 소위 제3의 부표라고 합니다.



    김어준 : 맞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뉴스였어요.



    강윤기 : 그러니까 구조 작업을 하기 위해서 부표를 함수와 함미에 껴놨었는데 그것과는 거리가 상당히 있는 곳에 또 하나의 부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KBS 기자들이 '저 부표는 뭐지?'



    김어준 : 배는 두 동강 났는데 세 번째는 뭐냐.



    강윤기 : 그런데 더욱 놀라웠던 건 아까 말씀하신 대로 미군의 헬기가 날아옵니다. 날아와서 그곳에서 무언가를 옮기는 걸...



    김어준 : 거둬 올리죠.



    강윤기 : 그래서 그 당시 KBS 이병도, 황영태 기자 이런 분들이 국방부에 물어봅니다. "저건 뭐냐. 무슨 일이냐. 또 다른 무언가가 있는 거냐." 그랬더니 "미군이 훈련을 했다." 라는 식의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



    김어준 : 인명 구조 훈련아니었나요?



    강윤기 : 네, 그런 식으로 답변을 합니다.



    김어준 : 생생하게 기억이 나네요, 갑자기.



    강윤기 : 저는 상식적으로 동맹국이 큰 사건, 인명 피해가 난 사건이....



    김어준 : 그렇죠. 군함이 가라앉았는데 그 옆에서 무슨 인명 구조 훈련을 한가하게 합니까?



    강윤기 :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왜 거기에 부표까지 하필 띄워 놨었느냐 라는 거죠.



    김어준 : 인명 구조 훈련을 하는 건 말이 안 되지만 그렇다고 쳐도 거기에 왜 구조 활동을 위한 부표를 거기다 띄워 놓습니까? 게다가 거기서 사람을 걸어 놓는 게 아니에요. 무슨.... 뭔지는 모르겠는데.



    강윤기 : 흔히 파우치라고 하죠. 자루 같은 거.



    김어준 : 무슨 금속 물질 같은 게 끌어 올려지는. 그래서 우리 배가 가라앉았는데 미군이 다른 데 가서 뭘 끌어올리냐.



    강윤기 : 그 부분은 진짜 검증을 다시 해 봐야 되는....



    김어준 :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죠.



    강윤기 : 그리고 제가 이번에 제3 부표 관련해서 취재했던 기자를 다시 만나서 인터뷰를 했었는데 그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마지막에 그 헬기가 그 주변에서 그 당시에 미군 군함이나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그 훈련을 했다고 하는 헬기는 저 멀리 남쪽으로 날아갔다." 이렇게 표현을 하시더라고요.



    김어준 : 배로 안 돌아가고.



    강윤기 : 네, 그래서 그게 더 이상하다.



    김어준 : 또 한 가지 제가 기억나는 것이 제3의 부표에 투입된 잠수부가 있었느냐. 그 잠수부가 있었던 걸로 저는 당시 취재로는 들었는데 보도는 안 됐습니다.



    강윤기 : 이 부분도 사실은 검증이 좀 필요한데 당시 취재했던 기자분들의 말씀은 분명히 어떤 구조 활동이 있었던 것 같은데.



    김어준 : UDT 동호회들.



    강윤기 : 그게 KBS에 보도가 됐었는데 다음 날 군하고 그 당시 분들이 "우리가 착각을 했었다."



    김어준 : 입을 다물죠.



    강윤기 : "혼돈이 있었다." 라고 얘기를 하시죠.



    김어준 : 거기 그때 당시 KBS 취재했던 기자분하고 대화를 나눈 기억이 나는데, 저도 굉장히 궁금해서. 거기에 투입됐던 잠수부가 있었고 그걸 인정했었는데 다음 날 완전히 말을 바꾸거나 말을 하지 않았다.



    강윤기 : 네,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김어준 : 그리고 표현했던 "동그란 해치 같은 걸 열고 들어갔다." 이런 얘기도 했었던 걸로.



    강윤기 : 그런 증언도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분은 제가 직접 취재를 하지 않아서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김어준 : 제가 그때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동그란 해치가 천안함에 있느냐. 그런 얘기가 있었죠. 천안함의 배는 네모난 모양 아니냐.



    강윤기 : 군함의 해치는 아니지 않느냐.



    김어준 : 생생하게 기억이 나네요, 워낙 큰 사건이라서. 말씀 나누다 보니까. 그런 의문들을 가지고 다시 취재를 하셨고 그리고 그때 이미 나왔던 것을 총정리하면 절단면 얘기도 있었지 않습니까? 그것도 나왔겠죠?



    강윤기 : 이번에 사실은 천안함을 직접 인양한 민간 업체가 세 군데가 있습니다. 그런데 8년이 지났는데 이분들이 아무 말씀을 안 하셨다가 처음으로 한 분과 인터뷰를 했어요. 그분은 30년 동안 주로 좌초한 배, 폭발한 배 여러 가지 민간 배를 구조하시는 분인데.



    김어준 : 배도 가스 폭발 일어나고 하니까요.



    강윤기 : 그분이 처음으로 저희한테 증언을 해 주셨는데 천안함이 육지로 올라왔을 때 가장 가까운 데서 처음 보신 분이잖아요. 그분 말씀이 "절단면의 상태나 밑에 배의 손상 정도로 봤을 때 이건 폭발이 없었던 것 같다. 밑에 긁힌 자국이 있다." 스크래치라고 하죠? "좀 이상하다." 이분은 '폭발한 게 아니다.' 라고 확신을 하시더라고요.



    김어준 : 절단면의 특징 같은 것도 말씀해 주세요.



    강윤기 : 절단면이 폭발했으면 표현이 좀 그렇지만 저렇게 예쁘게 찢어지지 않는다. 여러 방향으로. 그리고 형체를 알 수 없게끔 되고 그리고 중간에 있는 케이블이나 형광등이 깨지고 녹아내리는데 천안함의 절단면을 보면 케이블들이 안 잘렸습니다.



    김어준 : 형광등도 그대로 있죠.



    강윤기 : 형광등도 그대로 있고요. 그때 상당히 논란이 됐었죠.



    김어준 : 폭발을 했는데 어떻게 형광등이 그대로 있느냐. 다 터져야 되는데.



    강윤기 : 버블제트 어뢰라는 것은 저희가 생각할 수 없는 만큼의 고압과 압력과 파괴력이 있는 것이거든요.



    김어준 : 그건 배를 직접 때리는 게 아니라 배 밑에서 터져서 고압과 압력으로 배가 절단되는 건데 그 정도의 뜨거운 열기인데 케이블, 고무가 안 녹았느냐. 고무가 깨끗하게 잘리고 형광등은 어떻게 안 터졌느냐. 그러면서 그 정도 폭발이면 승무원들은 고막이 터진다든가 장기의 손상을 입어야 되는데 어떻게 골절을 입었냐. 넘어졌다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있었죠, 그때.



    강윤기 : 그때 생존 장병들이 대부분 골절, 타박상이었고요. 돌아가신 분들도 익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거죠.



    김어준 : 그런 얘기가 초반에는 오히려 굉장히 적극적으로 제기됐어요. 초반에는 이런 얘기가 굉장히 많이 나왔고 그리고 해외에 계신 한인 과학자들도 등장해서 예를 들면 과학적인 분석이 필요한 흡착물, 이 논란은 나중에 논문까지 나오죠. 이 흡착물은 폭발로 생긴 게 아니다. 그것도 설명해 주십시오.



    강윤기 : 좀 어려운 부분인데요. 흡착물질이 뭐냐 하면 어뢰 추진체, 1번 어뢰라고 하죠. 그때 건져 올린 천암한 함체에서 흰색 가루 물질이 나옵니다. 이걸 분석해 봤더니 폭발이 있을 때만 생기는 알루미늄 산화물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폭발이 있으면 알루미늄 산화물이 생기거든요. 왜냐하면 무기에 알루미늄이 들어가니까. 그런데 이게 바다에서 생길 수 있냐는 게 논란이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엄청난 발견을 했다. 이 물질이 폭발이 있을 때 생기는 알루미늄 산화물이다.



    김어준 : 폭발의 결과물이다.



    강윤기 :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미국에 계신 많은 과학자분들이나 이런 분들이 "말이 안 된다. 그게 어떻게 물속에서 생기냐. 그리고 학자들이 낸 과학적 데이터는 산화물의 데이터가 아니다." 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그때 추적 60분이 2010년도에 국회를 통해서 흡착물질을 직접 봤습니다. 실험을 해 봤더니 의외의 결과가 나옵니다.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니라 수화물. 수화물은 뭐냐 하면 침전하면서 생기는 물질입니다. 그러니까 폭발이 있었다고 볼 수 없는 또 다른 증거가 되는 거죠.



    김어준 : 단어가 어려워서 여기서부터 많은 분들이 관심을 잃기 시작했어요. 산화물이 뭐야? 수화물이 뭐야? 하나는 국방부 보고서는 폭발하자 어떤 물질이 생성됐다는 거였고 이건 조개 껍데기 같은 게 붙는 거다, 한마디로. 이런 거였거든요.



    강윤기 : 일종의 침전물이죠.



    김어준 : 거꾸로 오랫동안 거기 가라앉아 있어서 다닥다닥 붙었다. 산화물이라는 게 그런 의미였죠.



    강윤기 : 저희가 취재를 해 보니까 이번에 처음으로 녹취를 공개했는데 8년 전에 제가 흡착물질에 대해서 보고서를 직접 썼던 분, 박사님하고 통화를 했었습니다. 그걸 이번에 공개했는데 그분이 사실상 시인을 합니다. "난 아직도 이 흡착물질이 뭔지 모르겠다. 규명이 필요하다. 다만 폭발이 있었으니까 산화물로 통칭을 했다." 결국은 그 보고서가 문제가 있었다는 걸 인정한 거고요. 여기서 또 중요한 게 사실은 그 흡착물질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했던 여러 재미 과학자분들이나 이런 분들은 당시 사회나 언론이나 이쪽에서는 반정부 인사라는 표현까지 사용했었습니다.



    김어준 : 맞습니다. 과학자들은 과학적 데이터만 냈거든요.



    강윤기 :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그분들의 주장이 맞았던 거죠.



    김어준 : 논문도 나왔습니다. 논문도 게재됐고, 해외에서.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인용이 되거나 소개되지 않았는데 간단하게 요약하면 그겁니다. 폭발해서 갑자기 물질이 생겼느냐. 아니면 물속에 오랫동안 가라앉아 있다 보니까 거기에 뭐가 껴서 누적된 물질이냐. 그런데 해외에 있는 과학자들은 "이거 오랫동안 바다에 가라 앉아서 들러 붙은 건데?" 이런 과학적 결론을 냈죠. 거꾸로 폭발이 아니라는 얘기인데 이게 흡착물질과 관련된 논란이었는데 여기서부터 많은 분들이....



    강윤기 :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사실은 이 부분은 당시에 교신 기록하고 항적 공개하면 사실은 이런 쓸데없는 더 추가적인 논란이 다 필요 없는 겁니다. 그런데 그걸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이고 다른 논란만 만들어 내고 있는 거거든요.



    김어준 : 저는 이 사안이 결국 어뢰에 의한 폭발이라고 결론이 나든 아니면 또 다른 이유라고 결론이 나든 이념을 제거하고 과학적으로 접근해서 정확한 결과를 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강윤기 : 저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제가 편집을 하면서도 감정이 북받쳐서 잠깐 쉬었었는데 46명의 장병들은 나라를 지키다가 돌아가신 건 맞습니다. 그런데 이유가 어쨌든 간에 재조사를 한다고 해서 그분들의 명예가 훼손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진실이 밝혀져야 그분들의 죽음, 그분들의 희생도 값어치가 있고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 사회가 민주적으로 접근을 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김어준 : 제가 용감하다고 말씀드렸던 것은 그게 너무 당연한 얘기입니다. PD님이 말씀하신 게 실체적 진실을 끝까지 파헤쳐서 결론을 내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야 되는데 가다가 말았어요. 그런 다음에 이념이 들어온 다음에 하지 말라고, 이거 하면 빨갱이라고. 말 꺼내기가 무섭게 만들어 놨거든요. 나 이 말 꺼내면 빨갱이가 되는 건가? 북한에 동조하게 되는 건가? 그렇게 만들어서 입을 다물게 했는데도 또 나오셨어요. 고생 좀 하실 것 같고요. 고생하시고요. 고생 많이 하실 때 그냥 구경만 하겠습니다.



    강윤기 : 여러 언론에서 많이 같이 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김어준 : 저도 그렇게 생각이 드는데, 요즘은 이제 다 경쟁 시대니까.



    강윤기 : 공장장님도 관심 많으시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김어준 : 저도 굉장히 관심 많습니다. 저도 궁금했던 지점들이거든요. 전부 다. 그리고 그때 더 이상 진도가 못 나갔던 게 자료가 없고 말만 꺼내면 빨갱이라고 하니까. 궁금한게 죄입니까? 정확하게 알아야죠. 그래야 다신 이런 일 없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막혔다가 이걸 처음으로 다시 뚫어낸. 앞으로 고생길이 훤히 보이는 KBS <추적 60분> 의 강윤기 PD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윤기 :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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