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뉴스공장> 이용마-병마와 사투 중인 최장기 해직기자의 외침,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최양지

tbs3@naver.com

2017-11-0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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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마 MBC 해직기자(사진=연합뉴스)
이용마 MBC 해직기자(사진=연합뉴스)
  •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2부

    [인터뷰 제 1 공장]
    병마와 사투 중인 최장기 해직기자의 외침,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 이용마(MBC 해직기자)

    김어준 : MBC 최장기해직 기자시죠. 이용마 씨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용마 : 네, 안녕하세요?

    김어준 : 목소리가 좋으십니다.

    이용마 : 네. 좋을 때 있고 나쁠 때 있고 오늘은 좋은 편이네요.

    김어준 : 다행입니다. 자유한국당, 새누리당 시절이죠. 새누리당 시절에 임명한 방문진 이사 두 분이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그리고 보궐이사 두 명이 임명됐는데, 기분이 어떠셨어요?

    이용마 : 너무 좋았죠. 제가 다른 데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그 소식을 듣고, 두 번째 이사가 사퇴했다는 소식을 듣고, 집에 그때 있었거든요, 혼자서 정말 엉엉 울었어요. 소리 내서.

    김어준 : 네, 울보. 그래서 이제는 5대 4로 재편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걸 두고 자유한국당에서 그렇게 주장하는 것은 이해는 가는데, 국민의당에서도 이 임명이 방송장악이라고 주장하거든요. 국민의당에서는 사실은, 그동안 장악됐던 방송에 의해서 공격을 당했던 것 같은데. 여하간 방송장악이다, 이것이.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이용마 : 표리부동이라고 생각을 해요. 만약 이 사람들이 분당이 안 돼 있다고 한다면 이런 얘기 절대 안 할 사람들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분당이 돼서 자신들이 야당이다 라고 하다보니까 결과적으로 이번에 방문진 이사 선임과정에서 이 사람들이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 했잖아요. 그리고 또 앞으로 사장을 새로 임명을 하게 될 텐데 그 과정에서도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는 말이죠. 거기에 따른 금단증세라고 봐요.

    김어준 : 국민의당에 대해서는 그렇게 진단하시고. 그러면 보수야당이 방송장악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용마 : 말이 안 되는 거죠. 쉽게 말하면 지금까지 MBC라고 하는 존재는요, KBS도 마찬가지고. 사실상 자유한국당의 끄나풀이라고 해야 될까? 한 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소유권을 자유한국당 그 쪽에서 가지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이제 이걸 놓치게 된 상황이 된 것 아닙니까? 그러다보니까 지금 언론장악이다. 이런 식으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펴고 있는 거죠. 제가 볼 때는 그동안 국민들이 어찌됐든지간에 새누리당에 권력을 위임을 했었잖아요? 그 위임된 권력을 가지고서 MBC나 KBS같은 공영방송을 원래 국민의 것인데 강탈을 했던 거예요. 그걸 이제 도적들이 쫓겨나면서 국민들에게 다시 되돌려주려고 하니까 도적이 ‘이건 원래 내 거다.’라고 자기 소유권을 주장하는 거거든요. 정말 어불성설이죠.

    김어준 : 예. 아주 간단하게 정리해 주셨는데. 그러면 앞으로는 MBC, KBS 포함해서요, 당연히. 공영방송 사장은 어떻게 선출을 해야 됩니까? 오랫동안 그 고민을 해 보셨을 것 같은데.

    이용마 : 그렇죠. 지금 국회에 보면 언론장악방지법이라는 게 올라가 있거든요. 언론장악방지법을 보면 앞으로 공영방송 사장을 뽑는데 있어서 여야가 사실상 동의를 해서 뽑자. 이런 안이 마련이 돼 있어요. 예를 들면 MBC 사장을 뽑는 방문진 이사 수를 13명으로 늘려서 여당 7명, 야당 6명. 7대 6 비율로 맞추고, 사장을 선임할 때는 특별다수제라고 해서 3분의 2가 동의를 하도록 하자. 그렇게 되면 여당이 7대 6으로 과반은 될지라도 여당 자체만으로 3분의 2는 안 되거든요. 그러면 야당이 누군가 최소한 한두 명이 동의를 해 줘야 된다는 말이에요. 이런 식으로 뽑자라고 돼 있는데요, 이런 방안 자체는 최악입니다, 제가 볼 때는. 왜냐하면 야당이 절대적인 비토권을 가지고 있어요. 야당이 동의를 안 해주면 절대 공영방송사 사장 임명이 안 됩니다.

    김어준 : 계속 공전되겠죠.

    이용마 : 그렇죠. 우리가 국회선진화법 마련해 놨잖아요. 그게 마련이 된 다음에 식물국회가 됐다. 이런 얘기하는데 제가 볼 때는 지금 올라가 있는 언론장악방지법도 아마 국회선진화법 이상으로 아마 최악의 그런 방안이 될 것이다 라고 보는 거예요.

    김어준 : 그러면 아마 그것을 고려를 해서 다른 딜을 하자고 들겠죠, 아마. 그그럼 어떻게 해야 됩니까?

    이용마 : 저는 누차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원전 지속할 것이냐 말 것이냐. 공론화위원회 만들어졌잖아요. 이것과 비슷합니다. 일반 국민들 중에서 무작위로 50명에서 100명 정도를 추첨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 사람들이 일종의 사장추천위원회를 결성합니다. 그리고 여야가, 예를 들어 MBC 사장이다. MBC 사장 후보 서너 명, 너댓 명을 놓고서 인사청문회하듯이 그 사람들에 대해서 조목조목 따지는 거죠. 그것을 사장추천위원회, 국민대리인단이라고 저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 사람들이 다 보고서 듣고 그리고나서 사장을 누구로 하면 좋겠다라는 걸 결정을 하면 되거든요. 왜 이런 방안을 이야기 했냐면요, 지금까지 공영방송사장을 항상 여야, 즉 국회, 정치권에서 추천한 이사들이 결정을 하다보니까 무조건 수의 게임. 쉽게 말해서 여당에서 추천한 사람들이 무조건 될 수 밖에 없는 거예요. 그런 식이기 때문에 방송장악이라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또 아무리 유능한 후보라고 해도 야당에서 추천을 하게 되면 절대 사장이 될 수 없고, 반대로 아무리 무능한 사람이라도 여당에서 밀면 무조건 되는 구조란 말이죠. 이런 당리당략에 얽힌 문제에서 벗어나야 된다. 그래야 공영방송이 정치권에서 완전히 독립을 해서 자율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또 국민대리인단을 통해서 사장을 뽑는다라면 내부구성원들도 나중에 자기가 사장이 되겠다라고 생각을 한다라면, 이제부터는 정치권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하면 정치권의 추천을 받아서, 혹은 정치권에 로비를 잘 해서 내가 사장이 되겠다. 이런 생각보다는 국민들한테 잘 보여야 되겠구나. 그러려면 회사생활을 할 때도 기자나 PD로서 열심히 일을 할 것 아니에요, 국민을 바라보면서. 이런 식으로 돌아가야 선순환 구조가 되지 않을까.

    김어준 : 알겠습니다. 방통위가 참고해야 될 말씀이신 것 같고. 아시는 분은 다들 아시지만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테니까. 지금 말기 암이시죠?

    이용마 : 예. 그렇죠.

    김어준 : 그래서 열 살인가요? 아들 둘이, 쌍둥이 아들.

    이용마 : 네. 둘 다 열 살입니다.

    김어준 : 쌍둥이 아들 둘에게 인생에서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할 시점에 참조하게 하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하나 쓰셨다고 하는데 제목이 뭡니까? 세상은 바꿀 수 있다?

    이용마 : 네.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김어준 : 그 책에서 언론 얘기하니까, 언론과 관련된 것만 제가 두 가지 여쭤볼게요. 여기서 ‘우리나라에 종군기자가 제대로 된 사람이 한 명도 없고 외신 그대로 받아쓰게 한다.’ 저희 방송에서도 항상 지적하는 부분이거든요. 외신을 그대로 받아써서 외국의 시각으로 세계를 본다고. 이것을 현장에 있을 때 뼈저리게 느끼셨어요?

    이용마 : 네, 2001년도에 아프간 전쟁이 발생했거든요. 미국이 아프간을 9·11테러 이후에 공격을 했는데 그 당시에 우리나라에서 엄청나게 많은 언론인들이 파키스탄에 파견이 됩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 전쟁이 발생했기 때문에 아프간에는 못 들어가는 거예요. 그러다보니까 바로 인접국인 파키스탄에 파견이 되는데, 파키스탄은 아프간하고 솔직히 수백km 떨어져 있잖아요.

    김어준 : 사실 한국에 전쟁 났는데 도쿄 가서 보도하는 거죠. 그런 셈입니다.

    이용마 : 그렇죠. 그쪽에 가서 전쟁취재를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마치 대단한 종군기자들을 파견하는 것처럼 자기 지면이나 혹은 방송을 통해서 광고를 하는데, 저도 처음에는 모르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그래도 기자가 됐는데 이런 거 한 번 취재해 봐야 되지 않겠나.’ 해서 지원을 해서 갔죠. ㅡ런데 가서 보니까 수백km 떨어진 데에서 무슨 전쟁취재가 돼요? 거기에다가 더 중요하게는요, 예를 들어 방송사 같은 경우, MBC, KBS 같은 경우에는 두 명씩 보냈습니다, 취재기자를. 파키스탄에 두 명이 가서 뭘 취재할 수 있겠어요?

    김어준 : 수백km 떨어져있는 데다가 두 명이 달랑 가서 어떻게 취재를 하냐. 근런데 그게 우리 언론의 현실이었다.

    이용마 : 그렇죠. 그러다보니까 알 수가 없잖아요. 우리가 아프간에 대해서도 일단 사전에 정보가 제대로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현황도 정확히 모른단 말이에요. 그걸 국내도 아니고 파키스탄에 외국에 가서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겠어요?

    김어준 : 알겠습니다.

    이용마 : 그러다보니까 외신 받아서 다 쓰고, 하면 서울에서 미국에서 산 화면들, 그걸 다 붙여주고.

    김어준 : 미국 언론들이 보도한 것을, 미국 언론의 시각으로 그 사건을 볼 수밖에 없게 되는 거죠. 결국은 계속해서. 앵커의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하셨는데 이건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입니까? 앵커의 허상.

    이용마 : 이건 종군기자랑 약간 유사할 수 있는데요. 사람들은 종군기자다 해서 TV에 나오면 화면에는 전쟁화면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대포가 떨어진다든지. 이런 것들을 보면서 ‘아, 저 기자가 위험한 지역에 가서 열심히 취재를 하고 있구나.’ 이런 식으로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되거든요. 마찬가지죠? 앵커의 경우도 화면에 보면, 특히 뉴스앵커의 경우에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굉장히 말 잘 하고 똑똑한. 이런 사람들로 많이 비춰진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그것들이 소위 말하는 가상현실이라는 거죠. 대부분의 우리나라 앵커들의 경우에 미리 사전에 써준 앵커 멘트를 자기가 반복해서 읽는, 거의 앵무새 역할을 많이 하거든요. 물론 손석희 사장의 경우에는 자기가 부문 사장이기 때문에 직접 취재를 지시하고 이런 식으로 지시를 하는데, 우리나라 언론사의 앵커 중에 그런 식으로 직접 취재를 지시하고, 거기에 대해서 자기가 앵커 멘트를 직접 붙이고 이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까 그 회사의 이미지 자체를 앵커가 그냥 온전히 다 자기의 것으로 흡수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사람들이 착각을 하죠.

    김어준 : 예를 들면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봐 주십시오, 이런 것은. 대표적으로 어떤 앵커가 그렇습니까? 직접 경험하시기로는. 곤란하시죠?

    이용마 : 곤란하죠. 책을 한 번 읽어보시면 알 것 같아요.

    김어준 : 아, 책에는 쓰셨어요?

    이용마 : 예.

    김어준 : 연결한 김에 말씀하세요. 경험하신 바로는, 대표적으로 어떤 앵커가 소위 다 이미지냐, 이미지에 불과하다.

    이용마 : 예전에 MBC 선배 중에 한 분이 MBC 뉴스 데스크 앵커 상당히 오래 하셨잖아요?

    김어준 : 여러 분이 오래 하셨는데.

    이용마 : 주변 사람들이 저한테 물어봐요, 그 사람 어떠냐고. 제가 ‘그 사람 소신도 좀 부족하고, 기자로서의 능력도 내가 봤을 때는 별로인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사람들이 ‘네가 너무 편향적인 것 아니냐.’ 이런 지적들을 많이 했거든요.

    김어준 :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밖에서는.

    이용마 : 예. 그런데 이 분이 나중에 MBC 사장에서 물러날 때에 약간 우유부단한 모습. 그리고 광역단체장 후보.

    김어준 : 광역단체장. 후보가 확 줄어드네요.

    이용마 : 그런데 그 때 여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냐, 야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냐. 이걸 가지고 또 계속 결정을 못 하고.

    김어준 : 당시 여당으로 출마한 분이죠, 그러면?

    이용마 : 그렇죠. 결과적으로 자기를 자른 여당의 후보로 출마했죠.

    김어준 : 자기를 자른. 엄기영 앵커 말씀하시는 건가? 알겠습니다. 꼭 그 분 뿐만 아니라 그렇게 앵커의 허상이라는 게 존재한다.

    이용마 : 그렇죠. 특히 여자 앵커들 같은 경우에는 그런 이미지가 많이 있죠.

    김어준 : 알겠습니다. 저희 가족 중에도 사실은 말기 암 환자가 있어서 건강문제를 물어보는 게 오히려 괴롭다는 걸 제가 잘 압니다. 그래서 통증 없이 기분 좋게 최대한 하고 싶은 거 다 하시고 책도 잘 팔렸으면 좋겠습니다.

    이용마 : 고맙습니다.

    김어준 : 그리고 공영사장을 국민 손으로 뽑는 방식이 만약에 되면 본인도 한번 출마해 보십시오. 저희가 오늘 준비한 시간은 여기까지인데요. 컨디션이 좋아서 직접 나오실 수 있는 날이면 제가 좀 길게 해볼게요, 인터뷰.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용마 : 예, 고맙습니다.

    김어준 : 지금까지 이용마 퇴직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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