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뉴스공장> 미인도는 위작! 어머니의 명예를 걸고

조주연

tbs3@naver.com

2017-07-2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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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뉴스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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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3부


    [인터뷰 제 2 공장]
    미인도는 위작! 어머니의 명예를 걸고.
    -김경희 교수 (몽고메리 칼리지 미대, 천경자 차녀)


    김어준 :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 들어 보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내용은 잘 모르실 겁니다. 오늘 그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고 천경자 화백의 차녀 김정희 메릴랜드주 몽고 메리대학 교수님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정희 : 안녕하세요.

    김어준 : 네, 차녀.

    김정희 : 네, 차녀. 둘째 딸입니다.

    김어준 : 그리고 미국에 지금 거주하고 계신 거구요?

    김정희 : 네.

    김어준 : 그런데 이 위작 사건 때문에 잠시 한국에 오신 거죠?

    김정희 : 네.

    김어준 : 이게 이제 언론에 많이 보도됐고 그리고 신문지상에서 한두 번 본 분들이 많아요. 많은데, 사안 자체가 복잡하게 전개되고 오래된 사건이라서 내막이 뭐지? 하고 궁금증을 가지다가 알기 힘들어서 그런 논란이 있어 하고 기억 한 켠에 접어 두는 사건이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이 사안이 이상해서. 왜냐면 그림 그린 화자 본인은 가짜라고 하고 그것을 걸고 있는 미술관은 진짜라고 하고. 이런 논란이 벌써 20 몇 년이죠?

    김정희 : 26년 됐습니다.

    김어준 : 26년째 결론이 안 난다는 게 사실은 지켜보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가거든요. 그러면 간단하게 개요부터 짚어 볼게요. 미인도가, 이 위작이 라고 화가 본인과 유족들이 주장하는 이 위작이 언제 등장한 거죠?

    김정희 : 처음 사건이 발생한 것은 1991년입니다. 1919년 4월 초에 어머님이 지인으로부터, 박찬영 시인이라는 분으로부터 광화문 현대건설 지하에 웬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이름은 움직이는 미술관이더라. 그런데 현대미술관에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 가운데 뽑아서 전시를 하고 복제품도 팔고 그러는 전시인데 거기서 천 선생 작품이라고 걸려있는데 그림도 이상하지만 제목도 미인도라고. 참 낯설더라. 왜냐면 어머니는 문학적인 제목을 붙이는 걸 좋아하셨어요. 황혼이 흐르는 탱고, 누가 울어 그런 제목도 있었구요.

    김어준 : 미인도 이런 제목은 없었군요?

    김정희 : 없죠. 그래서 참 이상합니다 선생님 하고 전화가 왔어요.

    김어준 : 하도 이상해서. 내가 아는 선생님의 작품은 이렇지 않은데 하고. 혹시 이런 걸 그리셨어요? 하고?

    김정희 : 네. 그러니까 어머님이 내가 알기에 현대미술관에는 내 작품은 단 한 점 있었다. 그것은 제목이 청춘의 문이라는 제목의 작품인데, 그것은 80년대 중반에 당시 현대미술관 관장이셨던 김세중, 조각가이시죠? 이순신 장군 조각하신 분입니다. 그분이 현대미술관에 천 선생 작품이 하나도 없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하고 직접 골라서 사신 작품, 그것이 하나 딱 있다. 그래서 이제 의아하시니까 현대미술관이 전화를 하셨어요. 그랬더니 그게 무슨 작품인가? 작품과 복제품이라는 걸 가지고 와 봐라. 그랬더니 현대미술관 직원 세 명이, 전시과장을 포함해서. 주로 행정직원이죠. 갖고 왔습니다. 그러니까 어머니가 그걸 보시고 너무나 기가 막혀서 가짜다! 하고 악을 쓰다시피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것이 그 당시 인터뷰한 동영상으로 기록이 남아 있죠.

    김어준 : 저도 그 동영상을 보기는 봤고 당시 언론 기사를 보면 초기에는 화가 본인이 정정하실 때잖아요. 그때 내 그림이 절대 아니라고. 사실 감정의 가장 끝이 본인이잖아요.

    김정희 : 종결자죠.

    김어준 : 그렇죠. 보통은 이제 화가가 생존하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가 등장하는 거지 화가 본인이 내 게 아니라고 하면 끝나는 건데. 그런데 보자마자 아니라고 하셨는데 그래서 일단락되어야 하는 사건이잖아요. 실제 당시 기사를 보면 위작이라고, 이 위작을 도대체 누가 만든 거냐? 이런 기사가 초반에 있었지 논란이 있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논란으로 바뀐 거죠?

    김정희 : 그것은 신문에 보도됐기 때문이죠. 만약에 감정의 원칙이 지켜졌고 작가가 아니라고 그러면 그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지금 한국에서도 감정의 원칙입니다. 조용하게 해결될 수 있었겠죠. 현대미술관이 사과하고. 왜냐면 현대미술관이 처음부터 이것을 진품이라고 주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김어준 : 당연히 화가가 아니라고 했으니까 당황했고 아니라고 생각했겠죠.

    김정희 : 그래서 죄송합니다. 당시에 이것이 이관된 물품이었기 때문에 정당한 그런 절차를 밟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작가한테도 보여줬어야 되고 감정이 있었어야겠죠. 그런 사과까지 하는데 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가 되니까 역습이 시작된 거예요.

    김어준 : 그러니까 처음에는 현대미술관이 가짜를 어떻게 걸어 둘 수가 있느냐 하는 식의 보도가 초반에는 주를 이루는데, 그게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는 논란으로 진짜가 맞다고 라고 말씀하신 역습이 시작된 거죠.

    김정희 : 그렇습니다. 그 당시에 배경이 어떤가 하면, 그 당시에 현대미술관장 평론가이시던 이경성 관장이셨는데 그분이 내부에서의 보고서를 보면 이게 만약,

    김어준 : 현대 미술관의 내부의 보고서요? 당시의.

    김정희 : 네. 이게 만약 가짜로 판명이 되면 자기는 사퇴하겠다, 사표를 내겠다 그런 식으로 책임을 지겠다 그렇게 선언을 합니다. 그리고 혹시 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움직이는 미술관이라는 미술 대중화를 위한 기획이 당시 장관님이었던 이어령 장관의 아이디어였어요. 그러니까 장관도 진노할 수밖에 없죠. 그것이 가짜였다는 말이냐? 그러면서 그 당시 어머님의 친지 중에 김성환 화백이라고, 고바우 만화로 아마 잘 알려지셨죠? 그분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고위 공무원한테 들으셨다고 하는데, 만약 이것이 가짜로 판명이 나면 관리 7명의 목을 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제가 직접 들은 것은 아닙니다.

    김어준 : 그 결정 라인에 있는 사람들의 책임을 묻겠다.

    김정희 : 그렇죠. 그런 배경 속에서 위작 논란이 시작된 것입니다.

    김어준 : 처음에는 그게 위작인지를 모르고 국립 현대미술관까지 걸게 만든 그 라인 선상에 있는 책임자들을 다 날릴 정도의 스캔들이었기 때문에 이쪽에서 그걸 방어해야 되는 입장이었고, 그래서 이건 진품이 맞습니다 라고 주장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화가 당사자가 그때 이미 유명하신 분이었고, 정정하신 분이었고, 아니다 아니다 라고 해서 강력하게 주장하면 해결됐을 것만 같은 게 일반의 상식이거든요.

    김정희 : 그것은 상식이죠. 그러나 상식 밖의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시에 화랑협회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물론 존재하구요. 그런데 그때는 사단법인으로 인가를 받기 직전이었습니다. 미인도 사건 직후에 사단법인이 났는데.

    김어준 : 임의단체였네요, 그때는.

    김정희 : 그렇죠. 친목단체라고 할 수 있는데, 서울시에 있는 10여개 화랑들의 이익을 도모하는 단체였죠.

    김어준 : 물건을 사고파는 상인들의 모임이었네요. 그 품목이 그림이었을 뿐.

    김정희 : 그렇죠. 그러니까 현대 미술관에도 그림을 팔아야 되는 그런 위치에 있는, 요즘 말로 하자면 갑과 을에 위치에 있는 소규모 화랑 단체의 자문기구였던 감정협회의 미술관이 한국 최대의 미술관이 감정을 의뢰합니다. 작가의 말을 믿지 않고.

    김어준 : 작가는 가짜라고 하는데. 작가가 가짜라고 하면 끝났어야 되는데 그게 아니라 이런 화상들의 친목단체에 감정하는 일종의 분가 같은 곳에다가 이게 진짜냐 가짜냐를 묻는다?

    김정희 : 그런 희극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김어준 : 왜냐면 자기들은 지금 진품이어야만 살아남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김정희 : 그렇죠.

    김어준 : 그렇게 시작되기 시작했군요. 물었더니 화랑에서는 당연히?

    김정희 : 당연히? 어떻게 나왔을 것 같습니까? 그런데 그 당시에 화랑협회의 회장은 감정을 의뢰받은 상황에서 모 신문에 칼럼을 기재합니다. 이제까지 흰머리 날리시면서 미술계에 헌신해 오신 이경성 관장님께 누가 안 되게 이 작품이 진품으로 판명이 나기를 두 손 모아 빕니다. 라고 칼럼을 씁니다. 감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어준 : 조금씩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하네요. 그러면 그때 당시 화랑협회가 진품 쪽으로 손을 들어 주는 것 외에 이것이 진품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들이 존재해야 되잖아요. 어떤 근거들이 등장합니까?

    김정희 : 제가 뚜렷이 기억하고 있는 것은 이 작품이 어머니의 단골 표구사 화방인 동산방 표구사에서 표구가 됐다. 그런데 그 위작자들이 화풍을 흉내내듯이 같은 표구사를 할 수가 있겠죠. 그런 일이 흔하죠. 그러면서 들고 나오는 것이 그 표구사의 일련번호가 있다. 대장번호가 있다. 그것은 뭘 암시합니까? 어느 날 몇 날 며칠 누가 가지고 와서 누가 맡겼다 그런 것 아니겠어요?

    김어준 : 자기들이 물건을 출하할 때 일련번호를 매겨놨는데 원래 천 화백이 다니던 것이었고 그때 일련번호가 남아있다?

    김정희 : 네, 그런데 그것이 첫 번째 거짓말입니다.

    김어준 : 그게 없어요?

    김정희 : 네, 없어요. 표구사의 주인이 나중에는 화랑을 경영하시면서 그 감정위원회 위원 중의 한 명이시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숫자냐면, 그것이. 저는 직접 액자 뒤를 안 봤습니다만 액자 내부의 틀에 목광들이.

    김어준 : 수치 적는 거?

    김정희 : 네, 수치였어요. 그때만 해도 한 자 몇 치 그런 걸 썼다고 하더라구요.

    김어준 : 지금도 공사 현장에서는 안 보이는 쪽에다가.

    김정희 : 네, 짝을 맞추려면 그게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그게 일련번호, 혹은 대장번호로 둔갑을 해서 언론에까지 나오는 거예요.

    김어준 : 뒤에 봐라. 뒤에 보면 수치 적혀 있는데 이게 일련번호다?

    김정희 : 네. 그런데 그 동산방 대표이신 분은 그 당시에 이미 우리에게 일련번호는 없다. 일련번호라면 포장을 다 한 다음에 뒤를 마감한 다음에 붙이지 왜 목재에다 붙이겠는가. 말하자면 양심선언을 했어요.

    김어준 : 가게 주인이 이미 했군요.

    김정희 : 양심선언을 했는데. 이 설은 왜 우리가 꼬리를 더 이상 안 쓰지만 꼬리뼈가 남아있는 것처럼 그렇게 계속 남아서 2015년, 16년까지.

    김어준 : 일련번호가 있었다더라.

    김정희 : 그게 계속 주장이 됩니다.

    김어준 : 그 표구사의 주인이 아니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또 그런 게 있고요. 또요?

    김정희 : 또 그때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집에서 나왔다는 설이 그때부터 나오기 시작합니다.

    김어준 : 그 설은 이런 거죠. 김재규 당시 중정부장의 집에서 나왔는데 권력 실세가 가짜 그림을 걸어놨을 리가 있냐. 이게 진품의 근거이고 나중에 듣기로는 김재규 씨의 유족들이 그게 진품이라고 진술을 했다 이런 얘기가 있었죠. 그런데 사실은?

    김정희 : 사실은 검찰의 불기소 이유서, 저희 고소고발 사건에 대해서 작성한 불기소 이유서에서 보면 여러 가지 왜곡되고 과장된 면이 많습니다. 사실과 다른 면이 많은데, 그중에 하나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동생이신 김영규 씨라는 분이 검찰의 문의에 답변한 정도였어요. 이메일로 사진이 하나 오면서 이런 그림이 걸려 있었느냐? 그런데 본인 자체가 그 그림을 한 번쯤 봤을까? 그러나 그런 그림이 있었다고 증언을 해 준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김재규 씨의 부인이시거나 딸도 증언을 했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 아니구요. 검찰의 논리 중 하나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서슬이 시퍼랬을 때였는데 어떻게 그 집에서 나온 것이 가짜이겠냐 하는 논리도 있을 수 있죠. 그런데 사실은 권력자들 집안에 있는 그림이나 골동품들이 가짜가 대부분입니다. 그 이유는 그분들이 한 분야에서 실력을 쌓았다고 해서 미술 전문가가 아니시니까 모르시기도 하겠지만 문제는 그 그림들을 소장하게 된 데는 다 약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뇌물, 선물로 들어온 것인데 만약 그것이 위작이라고 자기가 생각이 된다 한들 이게 누구한테 언제 어디서 받았는데 위작이라고 할 수 없잖아요. 그 그림의 이력을 밝힐 수 없잖아요.

    김어준 : 어차피 뇌물이었기 때문에.

    김정희 : 네. 그래서 권력자들이 돌아가신 후에 후손들이 시장에 내놓은 그림들의 대부분이, 어떤 한 분은 99% 라고 했습니다. 특히 천만대, 억대 그림은 가짜라고 화랑계에 정통한 소식통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권력자 집에서 나왔으니까 진품이라고 생각하는 건 실제로는 정반대다. 그 사람들은 어차피 누구한테서 받았는지 말할 수 없고, 대부분 뇌물성이라 문제가 되더라도 문제를 삼을 수 없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물건을 감별할 안목도 없기 때문에. 또는 그런 물건을 들고 나와서 시장에서 감별을 하지도 않기 때문에 그냥 가짜를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래서 나중에 시장에 그 후손들이 들고 오면 다 가짜더라. 그래서 권력자 집에서 나왔으니까 진품이라는 논리는 정반대다.

    김정희 : 네.

    김어준 : 91년도에 이 사건이 터지자 어머님이 뭐라고 하셨나요, 그림에 대해서? 왜 가짜라고? 본인은 알지만 다른 사람한테는 설명해 줘야 되잖아요.

    김정희 : 첫째는 엉성한 그림이다. 저는 눈에 광채가 날 때까지 그리고 그리고 또 그리고. 눈에 광채라는 게 반짝이를 붙여서 나는 게 아니죠. 화가의 붓질 아래서 나는 거죠. 그렇게 그리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마무리하지 않고 꽃도 이렇게 덕지덕지 안 그리고, 입술도 이렇게 안 그리고, 저는 어떻게 해서든지 꽃이라면 하늘하늘한 질감이 날 때까지 그리기 때문에 이 그림은 절대 내 그림이 아니고 아마도 어느 정도는 테크닉이 있는 사람이 며칠 안에 그린 그림으로 보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김어준 :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서. 자, 그렇다면 정황은 알겠습니다. 혹시 과학적으로 이 그림이 진품이 아니냐. 요즘은 해외 보면 굉장히 과학적인 방식으로 감정하는 것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곳에 의뢰해서 감정을 받아 보셨어요?

    김정희 : 그럼요. 그런데 이제 이것이 좀 오해가 되고 있는 것이 저희가 프랑스 뤼미에르 과학 연구소를 개인적으로 사설 감정으로 채용을 해서 감정을 한 것 같이 보도가 되고 있는데, 사실은 그것은 저희가 고소 고발 했을 때 검찰이 진위 감정에 올인을 하면서 유전자 검사도 해 봤고, 저도 유전자 표본을 제출했습니다. 입 안에서 했죠, 그때는.

    김어준 : 진짜 유족이 하는 게 맞느냐? 그림을 감정하라고 그랬더니.

    김정희 : 그것보다는 그림 안에서 어머님의 흔적이 나올까 봐. 그때 권춘식 씨라는 위작자가 자기가 그렸다고 주장할 때였기 때문에 혹시 그 권춘식 씨의 유전자가 나올까 봐. 뭐 그런 의도였던 것 같은데.

    김어준 : 하다못해 머리카락이라도 떨어져서.

    김정희 : 그런데 실패했습니다.

    김어준 : 그런 적은 없었고?

    김정희 : 네. 저도 응해 줬어요. 실패했고, 나름대로 웨이블릿 검사라는 게 있는데 그것도 실패했고. 그래서 이제 저희의 자문을 받아서 해외 감정 기관 중에 뤼미에르 연구소를.

    김어준 : 유명한 기관이죠?

    김정희 : 유명한 기관이죠. 그런데 이 연구소를 채택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해외에서도 과학감정으로 위작이 판명된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대개 시대 차이가 있을 때. 1950년대에 그렸다는 그림인데 2000년도에서 페인트가 나왔다면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거는 년도가 같잖아요. 어머니의 다른 77년도 그림하고 이거하고. 다시 말하겠습니다. 실수했습니다. 어머니의 그림이 그려졌던 시대하고 같은 시대, 77년이라는 연도를 달고 나왔다는 말이에요. 그런 건 불가능하죠. 그래서 저희가 조사를 해서 검찰에 제출을 했고, 검찰이 최종적으로 결정을 해서 이 감정서라면 맞겠다고 해서 검찰이.

    김어준 : 사설에 유가족들이 알아서 맡기는 게 아니라 검찰이 이 기관을 선정해서 맡겼다. 프랑스 뤼미에르 기관에다가.

    김정희 : 네.

    김어준 : 감정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김정희 : 결과는 흔히 얘기되는 대로 이 미인도라는 그림은 천경자, 즉 다른 그림들 9개의 비교군이 사용되었습니다. 상당히 많이 사용됐죠. 동시대 그림. 그 그림을 그린 같은 사람이 그렸을 확률이 0.0002% 라고 결론이 나왔습니다.

    김어준 : 그러면 과학적으로도, 국제적으로 더군다나 검찰의 통제 하에 감정한 전문가들이 이거는 진품일 확률이 0.0002% 라는 말 아닙니까? 그러면 가짜잖아요.

    김정희 : 가짜죠.

    김어준 : 그럼 거기서 결론이 끝났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김정희 : 그렇죠.

    김어준 : 이제 마무리가 됐구나 생각했는데 다시 검찰이 진품이라고 결과하고는 정반대로 발표를 했을 때 생각하실 수밖에 없었을 거 아니에요.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김정희 : 그렇죠.

    김어준 : 그러니까 여기까지 나오신 거구요.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지 추정이 있는데?

    김정희 : 추정입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본인들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화랑계 미술계의 세력이 우리가 이해하는 것보다 더 크지 않은가. 그런 생각을 했어요.

    김어준 : 그만큼 우리 미술 시장이 규제도 없고 실제로는 그것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화랑협회, 업자들의 이익이 크게 반영이 되어 있고 그 논리에는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미술계라는 논리로. 그리고 그런 논리 하에 미인도도 희생된 것이다.

    김정희 : 관련이 없다고는 볼 수 없죠, 시기적으로.

    김어준 : 그리고 검찰까지 왜 이 감정 결과를 부인하고 구체적인 감정단의 결과를 부인하고 왜 진품이라고 주장했는지는 알 수가 없고 그것을 좀 밝혀 달라. 이것이 한국에 날아오셔서 이 방송에 나오신 이유인 거죠.

    김정희 : 네.

    김어준 : 이제 끝내고 싶다. 26년간 어머님이 그리지도 않은 정체 모를 그림이 어머님의 이름으로 전시되고 있는 것을 끝내고 싶다.

    김정희 : 네.

    김어준 : 자, 오늘 말씀 잘 들었고요. 사건은 이런 겁니다. 충분히 이해가셨을 것 같고. 물론 저희는 언제나 반론권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화랑협회나 현대미술관 혹은 검찰 관계자들이나 누구든지 지금 들은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고 할 말이 있다 싶으면 언제든지 저희 방송을 찾아 주십시오.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고 천경자 화백의 차녀 메릴랜드주 몽고 메리대학 김정희 교수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정희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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