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뉴스공장> 백도라지, "박근혜 대통령, 아버지 부검 원치 않는다며 총알도 뽑지 않고 장례 치러... 우리는 왜 부검 운운하며 장례 치르는 거 방해하나"

김새봄

tbs3@naver.com

2016-10-2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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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라지_정재호
백도라지_정재호
  •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제 1 공장]
    경찰, 부검영장 강제 집행 시도.. 영장 집행 명분 쌓기?
    - 백도라지 (고 백남기 농민 큰 딸)
    - 정재호 의원 (더불어민주당 백남기농민 TF팀 위원장)

    백도라지, "박근혜 대통령, 아버지 부검 원치 않는다며 총알도 뽑지 않고 장례 치러... 우리는 왜 부검 운운하며 장례 치르는 거 방해하나“

    -정부가 국민들을 왜 적으로 대하나... 정부가 허튼 짓 못하도록 눈 크게 뜨고 지켜봐주시길
    -경찰청 상급기관인 행정자치부 정종섭 전 장관... 여당이 공천주고 국회의원된 건 국가 폭력 정부가 묵인하고 장려한 것

    정재호, "물대포로 뼈가 부러질 수 없다고 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물대포 한번 맞아보고 얘기해야“

    -야3당 공동으로 발의한 특검법 관철 위해 노력할 것... 장기적으로는 대선 후보 공약으로 채택해 진상규명해야


    경찰이 어제 오전에 백남기 농민의 시신에 대한 부검 영장 강제 집행을 시도했습니다. 유족과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혀서 어제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갔는데요. 먼저 백남기 농민의 장녀 백도라지 씨 연결해서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김어준 : 안녕하세요?

    백도라지 : 안녕하세요.

    김어준 : 네. 어제 경찰이 부검영장 집행 시도를 했는데, 그런데 경찰이 면담을 요청했어요. 유가족에게. 그런데 유가족은 거부를 했습니다. 왜 거부를 하셨죠?

    백도라지 : 네. 영장에 가족들하고 충분하게 협의를 해야 된다, 라고 나와 있는데 합의가 아니고 협의이기 때문에 가족들을 만나기만 해도 경찰이 협의로 우길 수 있는 상황이고요. 그런데 저희 가족들은 그렇게 이용당하고 싶지 않고, 그 다음에 사인이 명확하기 때문에 부검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부검을 전제로 한 면담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경찰의 그런 명분쌓기용으로 가족들은 이용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만나지 않는 것이고요. 그런데 경찰들하고 법률대리인, 그러니까 변호사님들하고는 만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가족들이 직접 경찰을 대면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경찰은 언제든지 얼마든지 자신들의 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변호사님들을 통해서.

    김어준 :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직접 만나자고 했죠. 유족들을. 직접 만나자고 했는데 협의하라고 되어 있으니 협의라는 것은 꼭 합의를 전제로 하는 게 아니니까 만나기만 해도 협의를 했다고 경찰이 주장하면서 협의를 했지만 가족들이 동의해주지 않았고 그렇지만 협의는 했으니 강제집행을 하겠다, 이런 명분으로 이용당할까봐 만나지 않았다는 말씀이시죠?

    백도라지 : 네.

    김어준 : 네. 어제, 그저께 그러니까 지난 일요일에 <그것이 알고싶다>가 백남기 농민 편을 다루었습니다. 굉장히 화제가 되었는데 혹시 보셨습니까?

    백도라지 : 네.

    김어준 : 시청하고 어떤 기분이셨는지...?

    백도라지 : 우선 물대포의 위력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되어서 그게 가장 충격이었고요. 어쨌든 아버지가 물대포에 의해서 다치셨기 때문에 그게 물대포라는 게 살상용 무기나 똑같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파괴력이 그렇게 어마어마한 것이라는 것은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서 확인한 거죠. 그래서 왜 아버지가 물대포를 맞자마자 의식을 잃으셨고 317일 동안 한 번도 깨어나지 못하셨는지 너무나 이해가 됐고, 너무 마음이 아팠고요. 그 다음에 경찰 내부적으로 물대포 안전성 보고서라는 게 아주 엉터리였다는 것을 알고 또 놀랐는데요.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실험한 내용을 보면 그냥 유리나 강화유리 이런 것도 다 산산조각이 나버리는데 그 보고서를 보면 유리가 멀쩡하다고 나와 있거든요.

    김어준 : 경찰 안전성 보고서에 따르면 5mm의 유리에 쏴도 깨지지 않는다고 했지만 어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절반 혹은 1/3 기압에서도 유리는 깨졌습니다.

    백도라지 : 네. 그래서 어떻게 그렇게 신뢰도가 0인 보고서를 경찰청이라는 국가 기관에서 채택하고 있는 건지, 그리고 공무집행 중에 사용하는 그런 장비에 대한 안전관리가 하나도 안 되고 있다는 점이 정말 이해가 안 됐고, 그것을 심지어 썼고 사상자가 발생했잖아요. 그런데도 아무런 조치도 없다는 게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놀란 것은 예전에 2004년도에 농민 분이 돌아가셨을 때 그 때 진압에 참가했던 의경이 제보를 하셨더라고요. 그걸 보고 되게 놀랐던 게 본인들은 명령에 따라서만 움직이는데 ‘공격하라’ 이런 명령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무자비한 진압을 했다, 그러니까 방패로 찍고, 그래서 그것 때문에 돌아가신 거잖아요. 그런데 공권력이 집회 참가자들을 적이나 다름없이 대한다, 이거는 그냥 느낌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당시 의경으로 복무했던 분들이 그렇게 확인해주시니까 그것도 좀 충격이었고요. 왜 국민들을 적으로 대하는 건지, 정부가...

    김어준 : 해산하라, 가 아니라 공격하라, 라고...

    백도라지 : 네.

    김어준 : 그 분도 해산하라고 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라고 그런 증언을 방송에서 했는데... 지금 어떤 분들이 병원에 와 계십니까?

    백도라지 : 많은 분들이 와주고 계시는데요. 우선 신부님, 수녀님들이 번갈아가면서 오셔서 지켜주시고 그 다음에 그 밖에 많은 시민들이 장례식장에 오셔서 지켜주고 계시고요. 그 다음에 정치인 분들도 돌아가면서 와주시고, 안치실이 지하에 있거든요. 지하에 가장 많은 분들이 계세요.

    김어준 : 안치실이 지하에 있기 때문에 지하로 들어와서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시신을 가져갈까봐 거기 계시는 군요? 다들?

    백도라지 : 네.

    김어준 : 많은 분들이 와 계시면 당연히 여러 가지 물품들이 필요한데 그런 물품들은 부족하지 않나요?

    백도라지 : 처음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에는 물품이 부족해서 후원을 부탁드린다는 내용을 본부에서 SNS에 올렸는데요. 그 때 진짜 엄청나게 많은 물품이 왔었거든요. 그래서 거의 장례식장 앞에 택배차가 줄을 설 정도로... 그래서 햇반이나 컵라면, 생수 이런 것들이 정말 산더미처럼 쌓였을 정도고... 그래서 장례식장에 다 둘 수가 없을 만큼 많은 양이었어요. 그래서 다른 어려운 분들 계신 곳이랑 나누어서 사용하기로 했고, 물품 자체는 부족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김어준 : 네. 그 분들 한 분, 한 분 만나서 감사인사를 드릴 자리가 없을 테니까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인사를 주셨으면...

    백도라지 : 네. 이 사건 발생한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 가잖아요. 그런데 저희 가족들이 1년 동안 지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게 정말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셨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너무 감사드리고, 또 앞으로 오늘, 내일 영장집행 시한이 남아 있는데 아버지가 마지막 길 편안히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지켜주시기를 부탁드리고... 그런데 25일이 지난다고 해서 경찰이 부검을 깨끗하게 포기할지는 솔직히 모르겠는데요. 그래도 어쨌든 앞으로 국회에서 특검법 발의도 되어 있고, 수사나 재판 이런 것들이 남아 있으니까 정부가 허튼 짓 못하도록 눈 크게 뜨고 지켜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김어준 : 어떻게 끝이 날지는 모르겠는데 이 일이 끝을 맺으려면 결국 경찰은 부검을 포기해야 하는 건데... 그런데 경찰이 부검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우선 기본적으로는 본인들의 자존심, 명예, 조직의 보호 이런 것도 있겠지만 경찰이 계속 이럴 수 있는 이유는 결국 행안부 장관, 소위 관리부처가 그만하라고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이 드는데 혹시 장관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십니까? 경찰의 수장이나?

    백도라지 : 그러니까 전 행안부 장관 정종섭은 제가 아는 한 이 사건에 대해서 한마디도 한 적이 없는 거 같더라고요. 그리고 경찰청의 상급기관인 거잖아요. 행안부가. 그런데 거기 수장으로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고 사임을 해서 공천 받고 국회의원이 됐거든요. 그런데 정부에서 어쨌든 행안부 장관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오히려 집권당에서 공천주고 하는 것을 보면 저희 아버지가 국가 폭력의 피해자인 상황에서 이런 국가 폭력사건을 정부가 묵인하거나 좀 더 심하게 말하면 장려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거든요.

    김어준 : 상을 준 거죠. 문책이 아니라. 공천을 줬으니까요.

    백도라지 : 네. 지금 장관은 제가 이름을 검색해봤는데요. 존재감이 없어서... 홍윤식이더라고요. 이름이. 그런데 이 분도 되게 이상하리만치 조용하고요. 경찰만 전면에 부각되어 있고요. 그런데 경찰이 부검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어쨌든 상급기관이니까 현직 장관도 어떤 식으로든지 관여를 할 텐데 왜 조용한 건지 역시나 국가 폭력 사건에 대해서 심각성을 모르는 건지 아니면 일부러 무시하는 건지 좀 의심스럽습니다.

    김어준 : 장관이 아무 말 없으면 결국 장관을 명령할 분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일수밖에 없는데 혹시 이 일 관련해서 이 일을 좀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거나 대통령에게 부탁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백도라지 : 일단 우리나라 최대 통수권자가 대통령이고, 그렇다면 국가폭력의 최종 책임자가 자연적으로 대통령이 되는 걷네요. 그런데 그 분도 다들 알지만 아버지를 비명에 보냈잖아요. 딸로써 아버지를 그렇게 잃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리고 그렇게 황망하게 아버지를 보낸다는 게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는지 누구보다 잘 알 사람인데 왜 경찰이 이렇게 저희 가족을 괴롭히도록 그냥 방치하는 건지, 혹은 두둔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고요. 그리고 분명히 뉴스나 신문도 보실 테고, 그 다음에 보좌하는 분들이 보고 같은 것도 할 테니까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엄정한 법 집행 이런 말씀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입장에서는 살인범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을 대체 언제 할 건지 그걸 물어보고 싶고, 그 다음에 저희는 빨리 하여튼 최대한 빨리 아버지 장례를 치러드리고 싶거든요. 그런데 대통령 아버지도 돌아가셨을 때 총에 맞았잖아요. 그런데 지금 대통령께서 부검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총알도 안 뽑고 바로 장례를 치렀다고 들었는데 저희 가족한테는 왜 부검을 운운하면서 장례 치르는 것을 방해하는지 잘 모르겠고요. 그래서 제발 부검 시도를 중단하고 저희 장례 치르게, 그리고 저희 어머니 다시 시골 돌아가셔서 농사짓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어준 :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백도라지 : 네. 감사합니다.

    김어준 : 네. 지금까지 백남기 농민의 장녀 백도라지 씨였습니다.

    *

    김어준 : 이어서 어제 오전 10시에 부검 영장 집행 시도가 됐습니다. 이 현장에 나가계셨던 더불어민주당 백남기 농민대책 TF위원장 정재호 의원 전화연결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재호 : 네. 안녕하세요. 정재호입니다.

    김어준 : 네. 보도에 따르면 어제 9시 35분에 집행하겠다고 통보를 하고 실제 10시에 왔다고 보도가 되었는데 의원님은 몇 시에 도착하셨습니까?

    정재호 : 저는 새벽부터 있었습니다.

    김어준 : 이미 계셨군요. 요새 아예 거기서 주무시는 의원님들도 계시다고 하던데요?

    정재호 : 네. 돌아가면서 당번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 그렇게까지 하시는 이유는 불시에 들이닥칠 수 있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인 거죠?

    정재호 : 네. 그렇기도 하고요. 우리 민주당과 야3당이 이미 역할분담을 해서 이렇게 한 번 운영을 해보자고 약속한 것들이 있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 방금 백도라지 씨하고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경찰이 이제 굳이 가족 면담을 따로 요청했습니다. 유가족이 부검을 반대하는 것은 언론을 통해서 수없이 보도가 되었는데 왜 굳이 유가족을 직접 만나서 그 사실을 확인하려고 했을까요?

    정재호 : 글쎄요. 부검영장에 보면 유족 측과 협의하여야 한다, 대법원 해석에 의하면 의무조항으로써 이렇게 명시해놓았는데 아마 집행 과정에서 계속 대리인들, 변호사님들하고만 이야기를 하니까 유족을 직접 만나라는 상부의 지시들이 좀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들하고 변호사들하고 어제 현장에 왔던 경찰들하고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도 확인이 된 게 계속 유족 분들하고 직접 만나게 해 달라, 계속 그 말만 반복하더라고요. 우리는 유족이 위임한 법률대리인들이 이미 법률적 효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유족을 대리하고 있지 않느냐, 그러니까 같은 말 동어 반복만 계속 하다가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

    김어준 : 어제 경찰과 유가족 사이에서 중재도 하셨다고 제가 들었는데 어제 보도된 바에 따르면 오늘은 강제집행을 안하겠다고, 그러니까 이제는 안 하겠다가 아니라 ‘오늘은’ 안 하겠다, 라고 하고 돌아갔다고... 내일이라고 가족 뜻이 바뀔 일이 없는데 그렇다면 경찰은 25일 부검영장이 만료되기 전에 강제집행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보십니까?

    정재호 :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말할 수 없는데요. 문제는 오늘, 내일 이틀이지 않습니까. 그 타이밍 잡기가 굉장히 고민스러울 거예요. 왜냐하면 오늘 오전 10시에 박근혜 대통령께서 국회 시정연설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경찰청장이 출석하는, 10시부터 전체 회의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무리한 시도를, 집행 시도를 또 할 수 있을까, 라는 조금 고민되는 대목들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김어준 :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다...

    정재호 : 이미 되고 있는 거 아닌가요?

    김어준 : 이미 부담이 크게 되고 있는데 부담을 못 느끼시는 거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어쨌든 지금 상황에서 강제집행까지 뉴스가 더해지는 게 부담이 될 테니 타이밍 잡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런 전망이시군요?

    정재호 : 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김어준 : 그러면 이게 궁금합니다. 어제는 처음부터 강제집행 할 의사가 없었던 거 같이 결과론적으로는 보이는데... 그런데 굳이 와서 만나지도 않을 것이 뻔한 가족들 면담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그리고 또 이미 다 알고 있던 가족의 뜻을 존중해서 영장을 집행하지 않고 철수하겠다고 하고... 일종에 보여주기 식인데요. 이런 것을 왜 하는 걸까요? 경찰이?

    정재호 : 일련의 과정을 보면 이제 한 달 전 일이지 않습니까. 영장 청구일이 지난 달 25일이었고요. 그 이후에 28일 날 이제 2차 청구에 이틀 고민하다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조건부 영장을 발부하게 되는데 그 이후에 경찰이 한 일들은 6차에 걸친 협의요청 공문만 계속 전달해왔단 말이죠. 그랬을 때 이틀 남겨 놓고, 사흘 남겨 놓고 뭔가 했다, 라는 자기 면피용 행동도 필요했을 거 같고요. 추론이나 주변의 의견들을 보면 25일 이후에 영장을 다시 청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려는 거 아니냐, 이런 분석들을 좀 하더라고요.

    김어준 : 법원의 영장에는 협의하라고 했으니까 우리는 성실히 협의에 임했고 영장이 명령한대로 했으니 이제는 조건 없는 영장을 발부해 달라, 이런 근거를 마련하려고 했다?

    정재호 : 조건 없는 영장을 새로 발부해달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별로 없을 거 같고요. 왜냐하면 첫 번째 영장 청구가 기각이 되었고, 그 다음에 며칠 걸려서 조건부 영장이 발부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그 단서조항을 유족들하고 협의가 잘 안 되니 단서조항을 빼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과정은 아닌 거 같습니다.

    김어준 : 그러면 이번에 의원님 추정으로는 이번 25일까지 영장집행을 못하면 경찰에서는 다시 영장 신청을 하지 않을 거라고 보십니까?

    정재호 : 이게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기대치 이런 부분들은 좀 제거를 하고 새로운 경찰청장이 왔지 않습니까. 전 경찰청장이 있을 때 벌어진 일이고요. 이 일은. 그랬을 때 제가 보기에는 봉합국면으로 가는 것이 다른 국정사안들하고 맞물렸을 때 경찰만의 판단으로만 이것을 결정할 수는 없을 거 같고요. 그래서 무리하게 재청구를 할지 안 할지에 대해서는 정부 내부의 관계 기관들의 깊은 논의가 있지 않겠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이만큼 했으면 할 만큼 했고 장례를 치르는 쪽으로 방향을 잡도록 유도를 우리 야당에서도 하고 싶습니다.

    김어준 : 그런 바람이시군요. 그런데 상식적 수준에서는 그럴 거 같은데 설마 그럴 리가, 하는 일들이 워낙 많이 벌어져 왔기 때문에요. 혹시 <그것이 알고싶다> 보셨습니까?

    정재호 : 네. 현장 서울대병원에서 관계자들하고 같이 봤습니다.

    김어준 :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특히 개인적으로는 주목되었던 대목이 경찰 내부 보고서에는 분명 유리가 깨지지 않는다, 사람을 살상할 정도의 위력은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재연한 실험을 보면 일반 유리도 아니고 강화유리가 깨지거나 벽돌이 날아가거나 하는 등 대단한 위력이었거든요. 그렇다면 우선 첫 번째로는 그 경찰의 내부보고서가 잘못됐다는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정재호 : 그렇죠.

    김어준 : 이 경우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 보고서에 근거해서 물대포를 활용했으니까요.

    정재호 : 방송에도 나왔지만 2009년도에 운영하던 지침, 매뉴얼이었다고 이야기를 한 거 같고요. 사실관계를 좀 더 확인해보고 그것이 여전히 적용되는 매뉴얼이라면 당연히 위반을 한 거죠. 그러면 처벌에 관계해서 검토를 해야 되겠습니다.

    김어준 : 조금 구체적으로 여쭤보면 경찰실험은 실제 백남기 씨에게 쏜 물대포 압력이 아니라 <그것이 알고싶다> 실험에 따르면 한 1/3 수준에서도 유리가 깨지고 1/2 수준에서도 강화유리가 깨지고... 그러니까 추정하자면 경찰의 실험은 실제 압력이 아니라 1/2, 1/3 수준에서 실험을 한 다음에 마치 실사용 압력에서 한 것처럼 보고서를 왜곡한 거 아니냐, 이렇게 추정할 수 있지 않습니까?

    정재호 : 충분히 주장할 수 있는 대목이죠.

    김어준 : 네. 혹시 <그것이 알고싶다> 같은 방송사가 아니라 야당에서 경찰살수차를 직접 섭외해서 이런 실험을 재연해볼 수는 없습니까?

    정재호 : 지난번에 백남기 농민 관련해서 청문회가 한 번 있었지 않습니까.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실연에 대해서 이번과 같이 SBS에서 했던 실제 상황을 재연하자, 경찰 살수차를 갖고 와서 그런 논의들이 있었고요. 이번에 SBS가 아주 큰일을 하셨는데 방금 말씀하셨듯이 새롭게 지난번 청문회 때 의논했던 그 실연 문제를 한 번 의논해보도록 그렇게 논의하겠습니다.

    김어준 : 네. 그래주셨으면 좋겠는 게 <그것이 알고싶다> 팀은 아무래도 방송사다 보니까 실제 경찰 살수차가 아니라 소방차를 동원해서 했단 말이죠. 물론 압력은 같게 만들었지만... 경찰 입장에서 그것은 소방차고 경찰 살수차는 다르다고 주장할 수 있을 테니 아예 똑같은 조건을 만들어서 공개적으로 실험하면 더 이상... 왜냐하면 앞으로도 이 물대포를 쓸 거 같거든요.

    정재호 : 그렇죠. 물대포 운영에 관계해서 엄격한 지침을 마련해야 할 뿐만 아니라 예전에 최루탄이 없어지는 과정도 있었고요. 물대포 사용 자체를 금지하는 것까지 검토를 할 생각입니다.

    김어준 : 알겠습니다. 의원님 생각은 그러신데 반면에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영장을 집행 못할 거면 경찰청장은 물러나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이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재호 : 국정감사장에서 물대포를 맞고 뼈가 부러질 수 없다고 큰 소리 친 그 의원님 말이죠? 빨간 우의가 범행의 주범이라고 퍼뜨린 적도 있죠. 아이고... 그것 참 물대포 같이 한 번 맞아보고 그 다음에 좀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어준 : 같이 맞으실 의사는...

    정재호 : 네. 저랑 같이 한 번 맞자고 제안 드립니다.

    김어준 : 어제 방송된 위력에 비추자면 사람이 나가떨어지고 뼈가 부러질 정도인 거 같긴 하던데요? 실제?

    정재호 : 실제 백남기 농민의 외상에 대해서 왼쪽 눈 옆 뇌 부위는 물대포로 직접 맞아서 부러졌다고 방송에 나왔거든요. 물대포 맞고 뼈가 부러졌지 않습니까.

    김어준 : 네. 마지막 질문입니다. 요즘 부검이 아니라 특검이 필요하다는 구호도 있는데 앞으로 백남기 대책TF는 어떤 활동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정재호 : 지금 유족 분들이 부검을 시도하니까 이제 그것에 대해서 다급히 이렇게 못하게 하는 일에 집중해있는데요. 사실 유족 분들은 유족의 이름으로 고소를 제기한 상태고 지난 1년 동안 경찰은 고소인 진술 딱 한 번 받고 그 뒤에 아무런 조사나 수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족 분들은 조사를 해달라는 게 이전 요구였고요. 그래서 저희들이 청문회 이후에 야3당 공동으로 상설특검제를 활용한 특검법을 발의한 상태에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이 특검법 관철을 위해서 원내에서 노력을 할 것이고요.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내년 대통령 선거 국면이니까 우리 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약으로 진상규명할 과거사 숙제가 너무 많으니까 그 중 하나로 이걸 채택하도록 해서 좀 장기전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계획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재호 : 네. 감사합니다.

    김어준 : 네. 지금까지 백남기 농민 대책 TF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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