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원전 안전불감증 증폭, 한빛 원전1호기 수동정지 논란

전덕환

tbs3@naver.com

2019-05-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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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뉴스공장에 출연한 원자력안전과미래 이정윤 대표 <사진=tbsTV>
tbs 뉴스공장에 출연한 원자력안전과미래 이정윤 대표 <사진=tbsTV>
  •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2부

    [인터뷰 제1공장]

    원전 안전불감증 증폭, 한빛 원전1호기 수동정지 논란

    - 이정윤 대표 (원자력 안전과 미래)



    김어준 : 한빛 원전1호기에서 지난 10일 사고가 있었습니다. 하마터면 체르노빌처럼 될 뻔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원전을 직접 설계하기도 했고 한전 원자력연구원, 캐나다 원자력공사에서 근무하셨던 원전 전문가 원자력 안전과 미래의 이정윤 대표 모시고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정윤 : 예, 안녕하세요.



    김어준 : 원전 사고는 사고의 경위 자체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비전문가가 원자력 발전의 전문적인 내용을 다 알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 눈높이에서는 이해해야 될 대목이 있어서 그 눈높이에서 제가 좀 여쭤보면서 이 사안을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한빛 1호기에서 원자로 출력과 관련된 제어봉 시험을 했다' 이렇게 기사가 시작되거든요. 제어봉이라는 게 뭔지 모르면서 거기서부터 막혀서 기사를 안 읽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제어봉이라는 게 핵분열의 속도를 조절하는 막대기죠?



    이정윤 : 예, 중성자를 밀도를 조절을 하면서 속도를 조절하게 됩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제어봉을 넣으면 핵분열이 천천히 일어나고.



    이정윤 : 중성자를 잡아먹기 때문에.



    김어준 : 빼면 빨리 일어나고.



    이정윤 : 예, 중성자가 많이 생기니까요.



    김어준 : 그런데 핵분열이 아주 빨리 일어나면 그게 핵폭탄 아닙니까? 그렇죠?



    이정윤 : 그게 핵폭탄입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핵발전이라는 건 이걸 천천히 일어나게 하는 거잖아요.



    이정윤 : 천천히 하면서 열을 이용하는 거죠.



    김어준 : 그래서 이 제어봉이 그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굉장히 중요한 거죠.



    이정윤 : 예.



    김어준 : 그런데 이 제어봉 시험을 하고 있었는데 이 제어봉이 오작동을 했다는 거죠, 말하자면?



    이정윤 : 예, 제대로 작동이 안 됐습니다.



    김어준 :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타이밍에 제어봉을 넣어 줘야 핵분열의 속도가 조절이 되는데 제어봉이 오작동을 해서, 오작동을 했다는 건 갑자기 핵분열이 확 올라왔다, 이런 거 아닙니까?



    이정윤 : 제 위치에 있지 않아서 그걸 조치하는 과정 중에 이걸 들어올리면서 출력이 확 올라갔습니다.



    김어준 : 여기서 전문가들이 체르노빌 이야기를 하거든요. 체르노빌이 제어봉 시험을 하다가 갑자기 출력이 확 올라갔는데 그걸 제때 제어봉을 못 넣어서 이게 계속 폭주해서 폭발해 버렸다. 이거 아닌가요?



    이정윤 : 예, 맞습니다. 그래서 제어봉 가지고 초기에 시험을 하다가 저출력, 0~5% 이하의 출력 상태에서 그것을 들어올리다가 이게 폭주를 하게 된 겁니다. 그러니까 운전 실수로 인정이 되고 있거든요.



    김어준 : 본질적으로는 실수의 종류는 같은 거죠?



    이정윤 : 예. 그런 상황에서 5%, 10% 정도가 아니라 거기서는 1000%, 10000% 이렇게 출력이 확 폭증을 해 버렸습니다.



    김어준 : 체르노빌에서는.



    이정윤 : 예.



    김어준 : 그런데 그게 순식간에 일어납니까?



    이정윤 : 순식간에.



    김어준 : 아, 이게 시간에 걸쳐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이런 건 순식간에 10%였다가 막 1000% 가고 그래요?



    이정윤 : 몇 초 안에 그렇게 확 증가가 됩니다.



    김어준 : 몇 초 안에요?



    이정윤 : 예. 중수로 같은 경우는 1초도 안 돼서 그렇게 일어나기 때문에 제어봉을 낙하시킬 때 중력 가속도에 의해서 낙하시키는 게 아니라 텐션, 인장을 줘서 확 떨어뜨립니다, 순식간에.



    김어준 : 왜냐하면 몇 초 사이에도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체르노빌은 그렇게 아주 짧은 시간에 순식간에 도달해서 폭발해 버린 거예요?



    이정윤 : 예. 3초, 2초. 수초 이내입니다.



    김어준 : 3초요? 무서운 거군요, 핵발전이.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게 1000%, 10000%는 아니고 18%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그 사이에 빨리 제어봉을 넣어서 안정을 시켰다는 거 아닙니까?



    이정윤 : 예.



    김어준 : 사안은 그렇게 안정을 시키고 12시간 후에 원전을 가동을 중지시켰다. 여기까지인데, 여기서 문제가 제기되는 게 뭐냐? 제어봉 시험 중에 18%까지, 5% 이상 올라가면 원전을 중지시켜야 되는데 12시간이나 중지시키지 않았다. 이게 하나 있죠. 그리고 또 하나는 그 제어봉 시험을 관련 면허가 없는 사람이 했다.



    이정윤 : 조작을 면허가 없는 사람이 했다고 이야기합니다.



    김어준 : 넣고 빼고 하는 걸 그랬다는 겁니까?



    이정윤 : 네. 그런데 그건 고장이 난 상태라 조치를 하는 과정에 이분이 누군가가, 작업자가 그걸 들어올리는 작업을 한 것 같아요. 스위치 조작을.



    김어준 : 그러니까 면허가 있는 사람이 관리·감독을 하면 괜찮은데 하필 그 순간에 없었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인가 보죠?



    이정윤 : 감독자는 있었죠. 다른 일을 했다고 그러거든요.



    김어준 : 아, 다른 일을 했다. 그런데 이게 몇 초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니까 그것도 문제가 되는 거군요.



    이정윤 : 제어봉 자체가 오작동이 일어나니까 그걸 조치하기 위한 과정에서 이걸,



    김어준 : 고장이 났다고 생각해서 조치를 하는데 그 조치 과정에 또 한 번 오작동을 해서,



    이정윤 : 들어올린 거죠.



    김어준 : 그 짧은 시간에 이게 확 올라가 버렸다?



    이정윤 : 예, 그렇습니다.



    김어준 : 그래서 그걸 다시 집어넣어서 안정을 시키긴 했다. 그런데 이미 18%까지 올라갔으면 아예 정지를 시키고 원인 규명을 한다든가 사고 처리를 해야 되는데 12시간이나 정지시키지 않았다, 이런 거죠?



    이정윤 : 그러니까 이걸 올린 작업자는 운전원이 아니거든요. 작업자거든요. 그러니까 정비 요원이거든요.



    김어준 : 단순 작업자.



    이정윤 : 이분이 운전을 위한 인허가 자격증을 받을 이유는 없었던 거죠. 그런데 정비를 하는 과정에 올리다가, 그것도 자기 임의로 올린 게 아니라 회의에서 그렇게 올리자고 해서 100단계의 스텝, 그걸 올리는 상황에서 이걸 올렸거든요. 그러니까 그걸 완전히 자격자가 없는, 무자격자가 동작을 시켰다고 볼 수가 있겠느냐.



    김어준 : 그러니까 자체 판단으로 했다고 보도되는 건 그건 잘못된 것이다?



    이정윤 : 예.



    김어준 : 그런데 전체 관리·감독의 책임을 물을 수 있기는 한데 그 양반 혼자서 올렸다 내렸다 한 건 아니다. 그건 잘못 알려진 것이다?



    이정윤 : 회의에서 결정된 상황에서 100스텝을 올린 거다, 이렇게 지금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김어준 : 그러면 오작동할 때 다시 내리고 하는 그 과정 전체에 면허가 있는 사람이 감독을 한 건 맞습니까?



    이정윤 : 그건 운전원이 작업을 한 것 같아요.



    김어준 : 그러니까 면허가 없었다는 것은 이 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지적하는 부분이네요.



    이정윤 : 어떻게 보면 정비하는 과정에 있는 사람까지 운전원 자격을 가질 필요는 없잖아요.



    김어준 : 그렇죠. 정확한 지시를 해서 들어올리라고 할 때 들어올리면 되는 거니까요. 그런데 그 들어올리라고 하는 단순 작업을 하는 사람까지 면허가 있을 필요는 없다.



    이정윤 : 그걸 조사하기 위해서 특사경이 파견된 겁니다.



    김어준 : 아, 그 과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이정윤 : 예.



    김어준 : 그러면 근본적인 문제는 더 이전에 발생한, 그러니까 이게 5% 이상이 올라갔는데, 18%까지 올라갔는데 폭주라는 건 순식간에 일어날 수도 있는데,



    이정윤 : 순식간에 일어납니다.



    김어준 : 그러면 18%까지 올라갔다는 건 큰일인 거죠?



    이정윤 : 가능성을 보여 주는 거죠. 굉장히 큰 문제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사항입니다. 이런 게 지금까지 없었어요.



    김어준 : 아, 그래요? 심각한….



    이정윤 : 예.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열이 확 증가되는, 원자로에서 출력이 확 증가되는 건 처음 사건으로 원자력계에서 인정을 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 심각한 종류의 사건이군요.



    이정윤 : 예, 심각한 겁니다.



    김어준 : 그럼 이거 여쭤볼게요. 지금 한수원 측에서 해명하기로는 "18%까지 급상승한 건 맞지만 체르노빌 이야기 하는데 그렇게는 안 된다. 우리는 25%에서 원자로가 자동으로 정지되는 안전 장치가 있다. 그러니 체르노빌을 이야기하는 건 과장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비전문가들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냥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걸 받아들일 때는 세상 모든 기계는 안전 장치가 있죠. 있지만 그럼 아무 사고도 안 나야 되는데 세상에는 많은 사고가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안전 장치가 있다고 해서 사고가 절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이 드는데.



    이정윤 : 체르노빌에서는 안전 장치를 정지를 시키고 작업했다는 이야기가 있고요. 그 차이죠. 우리나라는 체르노빌보다 훨씬 더 강화된 안전 장치가 있는 거죠. 5% 출력 이상을 넘어가면 정지해라, 25%에서는 아예 자동 정지시키고. 그다음에 격납용기도 체르노빌은 없는데 우리나라는 있고, 이런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안전 장치들이 무력화된 게 체르노빌이거든요. 자기네들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안전 장치도 없고.



    김어준 : 그들도 안전하다고 생각했으니까 했겠죠, 당연히.



    이정윤 : 좀 안전의식문화, 이게 크게 작용됐던 것 같습니다, 체르노빌에서는.



    김어준 : 그러니까 우리가 체르노빌보다 훨씬 안전한 건 맞는데 그런데 이런 종류의 사건은 처음이고 이게 사실 제어봉도 오작동을 해서 이렇게 된 거 아닙니까?



    이정윤 :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실험을 하는 거거든요. 이번 실험에서 제어봉이 제대로 작동하고 출력도 제대로 유지가 되고 하느냐 하는 초기의 가동 들어가기 전에 실험을 하는 건데 그 실험 과정에서 이런 문제는 있을 수 있습니다만 출력을 확 올리는 그런 오류는 처음이고요. 그리고 이것을 조치하는 대응 과정이 굉장히 미숙했다. 바로 정지를 해야 되는데 정지를 안 시키고.



    김어준 : 그러니까 우리가 체르노빌하고 똑같이 비교할 수는 없다.



    이정윤 : 예.



    김어준 : 하지만 체르노빌처럼 폭주할 수도 있는 그런 기미가 보인 사건인 건 틀림없다. 이게 우리나라에 처음 있는 종류의 사건이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된다.



    이정윤 : 그래서 원자력계에서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김어준 : 그런데 이런 심각한 일이 벌어졌는데 어떻게 12시간 동안 원전 가동을 중지시키지 않았느냐.



    이정윤 : 그렇죠.



    김어준 : 그런데 보도를 보면 이렇게 해명을 합니다. 이미 제어봉을 집어넣어서 안정화됐고 그리고 5% 이상이 되면 원전 가동을 아예 중지시켜야 된다는 규정이 있는 걸 몰랐다고 해명을 하거든요. 이게 말이 되나요?



    이정윤 : 한수원에서 인지를 못했다고 하거든요.



    김어준 : 몰랐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규정이 있는 줄.



    이정윤 : 몰랐다고 하는데 운영기술지침서에 반드시 그것이 들어가 있습니다. 정확하게 적시가 되어 있고, 그것을 수시로 일주일마다 한 번씩 교육을 받는. 운전원이 이걸 몰랐다는 건 저는 이해가 잘 안 가고요.



    김어준 : 현장에 계셨던 분으로서.



    이정윤 :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걸 확인을 한 원자력안전기술원 요원들이 내려가서,



    김어준 : 자, 그러면 이것도 조직이 머리에 들어와야 되니까, 조직 구도가. 한수원은 발전회사고, 원자력을 운전하는. 그 위에 원자력안전위원회라는 감독 기구가 있지 않습니까? 이 두 개를 구분해서 봐야 되는데, 하나는 원전을 돌리는 회사고 하나는 그걸 관리·감독하는 정부 기구예요. 그런데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사람을 파견했을 거 아닙니까? 사고가 났으니까.



    이정윤 : 산하에 원자력안전기술원이라는 전문 조직이 있습니다.



    김어준 : 기술자들 보낸 거죠.



    이정윤 : 킨스(KINS)라고 합니다.



    김어준 : 가서 보내서 사건을 파악했어요. 그리고 나서 안원위가 한 조치가 뭡니까? 빨리 중단하라?



    이정윤 :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보고를 받고 바로 조치를 내려야 되는데, 공무원들이잖아요.



    김어준 : 아, 그렇죠. 안전위는 정부기관이고 거긴 공무원들, 관료들이 있겠죠.



    이정윤 : 관료들이 전문적인 지식이 없고 안전에 대한 기술적인 판단 능력이 없잖아요.



    김어준 : 그렇겠죠.



    이정윤 : 그런데 권한은 갖고 있고. 정지시킬 수 있는 또는 조치할 수 있는 권한은 갖고 있고, 기술적인 안전성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들은 안전에 대한 기술적인 판단을 내리지만 조치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요.



    김어준 : 아, 그럼 제가 이해한 게 맞나 봐 주십시오. 현장에 출동한 전문가들은 이거 위험한 상황이다,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고 당장 중지시켜야 된다고 기술적인 판단을 내렸지만 그 보고를 받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관리·감독하는 관료들은 기술자는 아니기 때문에 그럼 거기서부터 정무적인 판단을 하게 되는 거 아닙니까?



    이정윤 : 예,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뭘 가지고 그렇게 늦췄는지는 모르겠어요. 바로 정지를 해야 되거든요. 운영기술지침서에도 그렇게 적혀 있습니다. 즉각 정지. 5% 이상이면 즉각 정지로 되어 있습니다.



    김어준 : 왜냐하면 계속 이야기했듯이 폭주할 상황도 발생할 수 있으니까. 폭주하면 체르노빌 되는 거니까요.



    이정윤 : 네.



    김어준 : 그럼 지금 대표님이 보시기에는 이것은 한수원 측의 잘못도 있고. 한수원이 이미 자체적으로 정지시켜야 되는 거죠? 지침에 의하면.



    이정윤 : 그렇죠.



    김어준 : 그런데 한수원 측이 바로 정지시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현장에 파견된 전문가, 기술자들이 이건 당연히 매뉴얼에 나온 대로 정지시켜야 되는데 안 시켰습니다 하고 보고를 하면 원자력안전위원회 쪽에서 그럼 당장 중지시켜! 해야 되는데 그 판단을 하기까지 12시간이 걸린 겁니까? 아니면 그런 판단을 빨리 내렸는데 한수원 측에서 빨리 끄지를 않은 겁니까? 둘 다입니까?



    이정윤 : 그건 명령을 내릴 수가 있기 때문에 원안위에서 정지를 해라 라고 지시를 할 수 있습니다. 그건 법적인 권한이기 때문에 한수원이 저항을 할 수 없습니다.



    김어준 : 아, 그래요? 어제 MBC 보도로는 원자력위원회에서는 당장 중지 명령을 내렸는데 한수원 측이 소위 말해서 미적거렸다는 식의 보도였는데 그건 또 아닌가 보죠? 진실이 아직 정확하게 규명이 안 된 상황이네요.



    이정윤 : 원안위에서 어떤 조치를 내리면 거기에 대해서 컴플레인을 할 수는 있겠죠.



    김어준 : 하지만 일단 무조건 정지시켜야 된다?



    이정윤 : 하지만 정지는 해야 됩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12시간 동안 지체된 정확한 원인이 아직 안 나온 셈이네요?



    이정윤 : 제어봉이 오작동한 원인부터 조사를 해야 되는데 그건 아직까지 확실한 원인은 나와 있지 않고요.



    김어준 : 오작동 원인도 아직 안 나왔고.



    이정윤 : 그런데 이걸 계속 놔두고 있었다. 임계상태거든요, 0출력이라도. 임계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는 건 언제든지 출력이 올라가고 그렇게 되면 또 컨트롤이 안 된다, 제어가 안 된다 하면 폭주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그걸 완전 정지를 안 하고 있다는 건 한수원도 문제지만 그걸 대응하는 원자력 규제 조직의 잘못도 있습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대표님이 보시기에는 이게 출력이 0으로 떨어졌다고 하는데 이미 한 번 오작동을 하고 출력이 확 올라간 적이 있지 않느냐? 이게 어떤 오작동이 또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 이걸 왜 안 끄냐?



    이정윤 : 그렇죠.



    김어준 : 저도 체르노빌 다큐나, 이 체르노빌 사고가 워낙 대형 사고고 해서 다큐도 보고 최근에는 HBO라는 미국 케이블사에서 드라마도 만들었어요. 그런데 다큐나 자료를 보면 당시 사고가 났을 때 책임자들, 그리고 지역의 원자력위원회, 그 지역의 원자력위원회 같은 관료들은 다 부인해요, 처음에는. 사고가 일어날 리가 없다고. 그런데 실제 사고가 벌어졌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관료 체계가 가진 위험에 대해서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이정윤 : 안전 신화라고 규정하지 않습니까? 후쿠시마에서도 안전 신화에 빠졌다, 그다음에 안전 규제 조직의 관료화. 안전 규제 조직의 관료화는 세 가지로 표현할 수가 있거든요. 책임을 안 져요, 이분들이.



    김어준 : 아, 관료니까?



    이정윤 : 예. 그다음에 조직이기주의, 자기 승진, 이런 데만 매몰되어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안전 규제 조직은 특히 국민의 안전을 아주 고민하고 해야 되는데 먼저 이분들이 전문성이 없어요. 그냥 행정 조치로만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는 법적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김어준 : 그러니까 대표님 생각은 지금 한수원의 잘못도 있고, 분명하게. 책임져야 하는데 관리·감독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결정권자들도 전문성이 떨어지고 관료화될 위험이 있다.



    이정윤 : 관료화되어 있습니다.



    김어준 : 아, 이미 있습니까? 그렇군요.



    이정윤 : 현장에서 사고가 나서 후쿠시마 같은 사고가 일어났을 때 지금 현장에서 권한을 가지고 바로바로 기술적인 판단으로 안전 조치를 내려야 되는데 언제까지 결재판 들고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자기 책임 안 지려고. 이게 관료 조직이거든요. 그래서 그걸 간 나오토 일본 당시 총리가 한국을 2015년에 와서,



    김어준 : 저희가 2부에서 한빛 원전1호기 사고와 관련된 이야기 나누고 있었습니다. 원자력 안전과 미래의 이정윤 대표와 함께. 마무리가 안 돼서 잠깐 마무리를 하고 이 시간을 끝내겠습니다. 2부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한수원이 이미 제어봉 오동작이 있었고 18%까지 출력이 갑자기 올라간 상황인데, 이럴 경우에는 원전을 즉시 정지하기로 규정이 되어 있는데 이걸 즉시 한수원 측에서 정지시키지 않은 것 자체가 문제다, 일단. 규정을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씀하셨고. 그리고 이를 관리·감독하는 원자력위원회가 있는데 원자력위원회는 전문가 집단이 아니어서 전문성이 부족하고 또 관료들 조직이다 보니 관료화가 돼서 이런 결정이 느리다.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같은 경우도 결국 감독 기관의 관료화가 큰 문제였다, 여기까지 말씀을 하셨고. 그래서 한수원뿐만 아니라 관리·감독 기관의 관료화도 해결해야 되는 문제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그리고 이제 체르노빌과 본질적으로 같은 종류의 사고고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처음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심각하게 봐야 된다, 이 말씀까지 하셨고. 현장에 계셨고 원전을 직접 설계하셨던 분이니까 아주 정확하게 아시겠죠. 한 가지만 더 여쭈고 오늘은 보내 드리고 조사 결과가 나오면 다시 한 번 모시기로 하겠습니다. 그런데 보수 매체가 보도를 하면서 이 모든 게 관계자의 전원이라고 코멘트를 따서, 보통 관계자 전원일 때는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긴 해요. 그런데 실제로 그런 말을 했는지 아니면 보수 매체가 만들어 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뭐라고 원인을 파악했냐 하면 탈원전 정책 때문에 인력이 부족해서 이런 사고가 난 것이라는 식으로 보수 매체가 해석을 덧붙였어요,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탈원전 때문에 이런 사고가 났다고 하는 보수 매체의 진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정윤 : 이건 탈원전을 반대하기 위한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장에 전문 인력들이 많이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 탈원전 때문에 사람들이 빠져나간 게 아니고 UAE 원전 수출을 해서 거기에 1400MW 4기니까 영광에 1000MW 6기와 같은 용량이 설치가 되고 운전되고 있거든요. 그걸 한수원 직원들을 파견을 보내다 보니까 그분들은 또 경력이 없고 영어도 못하고 그런 사람은 안 받습니다.



    김어준 : 그렇겠죠, 당연히.



    이정윤 : 그러면 핵심 인력들이 상당 부분 그쪽으로 빠져나간 거죠. UAE 원전으로.



    김어준 : 그 덕분에 우리나라의 전문 인력이 부족하게 된 거군요.



    이정윤 : 현장에 전문 인력이 엄청나게 부족합니다.



    김어준 : 탈원전하고 상관없고 오히려 원전 사업 때문에 그렇게 된 거네요.



    이정윤 : 예. 그렇게 되다 보니까 원전 수출 자체가 대규모 프로젝트는 사실이지만 그만큼 지속 가능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임팩트가 엄청 크다. 매년 그런 프로젝트가 나온다고 하면 인력과 조직을 유지하면서 갈 수가 있겠지만 지금 다 끝난 상황에서 그분들은 어디로 갈 거냐, 이런 문제가 또 생기는 거죠. 그래서 미국 웨스팅하우스 같은 경우는 그 대규모 회사가 벌써 네 번, 다섯 번 파산이 일어난 이유가 바로 이런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원전 수출 자체가 상당히 위험하다. 우리는 밴더로서 참여하는 건 괜찮겠지만 전 세계 시장에 우리가 경쟁력이 있지 않습니까? 제조 능력이.



    김어준 : 원전 수출의 어두운 지점은 그게 우리 국내 전문 인력을 그쪽으로 빼기 때문에, 더군다나 경험 있는. 우리 원전 관리에 구멍이 생기는데 탈원전 정책 때문이 아니라 거꾸로 원전 수출 정책 때문이다?



    이정윤 : 맞습니다.



    김어준 : 만약에 인력이 부족하다면 그게 원인이다?



    이정윤 : 그게 원인입니다. 탈원전은 억지 주장입니다.



    김어준 : 사실 원전의 정통한 전문가가 다른 데 어딜 갔겠어요?



    이정윤 : 맞습니다. 갈 데가 없습니다. 아주 특수 분야라서 이분이 회사를 그만두고 나가면 할 일이 없습니다. 나갈 데가 없어요.



    김어준 : 그러니까 이런 분들이 탈원전 때문에 다른 데 빠져나가서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그분들이 어디 갔나 했더니 UAE 때문에 빠져나간 것이다.



    이정윤 : 예.



    김어준 : 업계에 계시니까 정확하게 아시겠죠. 자, 탈원전 때문이 아니라는 이야기까지 하고 지금 이제 수사를 위해서 거기서 특수수사관이 갔으니까 수사 결과가 나오면 다시 한 번 모시고 정확한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겠습니다. 어쨌든 굉장히 큰 사건이 벌어졌다, 여기까지 해 놓고. 원자력 안전과 미래 이정윤 대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정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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