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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사태 재조명한 ‘「남산의 부장들」’ “독재자와 2인자들의 치열함 담고 싶어”

김두현

tbs3@naver.com

2020-02-1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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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코너명 : 2-3부 [ 인터뷰 제3공장 ]
    ■ 진행 : 김어준
    ■ 대담 : 우민호 영화감독

    ▶ 김어준 : 지금부터는 「기생충」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기생충」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모신 건 아니에요. 애초에 저희가 이분은 어떻게 모셨냐 하면 코로나 때문에 극장에 걸린 영화들이 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중에서도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던 「남산의 부장들」 같은 경우에 타격이 크다 해서 저희가 감독님을 진작부터 모시기로 했는데 장날이 됐어요. 오늘 「기생충」 이야기를 더 많이 하지 않을까. 우민호 감독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우민호 : 안녕하세요.

    ▶ 김어준 : 코로나 때문에 「남산의 부장들」이 타격을 입었는데,

    ▷ 우민호 : 직격탄을 맞았다고 볼 수 있죠.

    ▶ 김어준 : 그렇죠. 어느 정도, 예를 들어서 얼마에서 얼마로 훅 떨어졌습니까?

    ▷ 우민호 : 지금 한 150에서 한 200만 원 손해본 것 같은데요?

    ▶ 김어준 : 실제?

    ▷ 우민호 : 실제.

    ▶ 김어준 : 그래서 오늘 나와서 극장 좀 가주십시오 하려고 했는데,

    ▷ 우민호 : 그런데 그 말씀을 드리기에도 약간 좀, 하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으니까,

    ▶ 김어준 : 저희도 어쨌든 영화 이야기를 쭉 하려고,

    ▷ 우민호 : 거의 끝물이라서,

    ▶ 김어준 : 끝물이라서.

    ▷ 우민호 : 편하게 왔습니다. 「기생충」 이야기 많이 하시면 될 것 같아요.

    ▶ 김어준 : 그래서 오늘 오신 김에 영화인으로서 「기생충」 이야기도 좀 하고, 「남산의 부장들」 이야기도 했다가, 그런데 저희가 할리우드에 출장 가 있는 영화제 기자들도 연결해서 이야기도 들어봤다가 또, 원래 3, 4부에 정치권 연결하는 시간도 있거든요. 그때도 옆에 앉아계시고.

    ▷ 우민호 : 제가 할 이야기가 있을까요?

    ▶ 김어준 : 왜냐하면 「기생충」 이야기도 하고, 「남산의 부장들」 이야기도 해야 되는데, 중간중간에 다른 데를 연결하니까 감독님 시간이 줄어들어서.

    ▷ 우민호 : 버라이어티하네요.

    ▶ 김어준 : 그냥 쭉 계시는 걸로, 끝날 때까지.

    ▷ 우민호 :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 김어준 : 우선 봉준호 감독이 작품상, 그리고 감독상 받을 줄은 모르셨죠?

    ▷ 우민호 : 저는 어제 아침에 저도 설레는 마음으로 사실 일찍 안 일어났는데 일찍 일어나게 되더라고요.

    ▶ 김어준 : 그렇죠.

    ▷ 우민호 : 그런데 왠지 작품상을 받을 것 같은 느낌이 확 들었어요, 초기에. 그래서,

    ▶ 김어준 : 근거는요?

    ▷ 우민호 : 그냥 온 거죠. 별다른 이유는 없고.

    ▶ 김어준 : 근거는 없는 거죠?

    ▷ 우민호 : 그래서 송강호 선배님한테 문자를 제가 드렸거든요. 결과가 상당히 좋을 것 같습니다.

    ▶ 김어준 : 예를 들어서 아카데미 회원들한테 여론조사를 한 건 아닌데 그냥 아침에 일어났더니 기분이,

    ▷ 우민호 : 갑자기 느낌이 들어서 미리 축하드린다고.

    ▶ 김어준 : 미리 축하드린다고.

    ▷ 우민호 : 정말 맞더라고요.

    ▶ 김어준 : 무슨 스토리입니까, 이게?

    ▷ 우민호 : 그냥 뭐,

    ▶ 김어준 : 그냥 촉이 좋다?

    ▷ 우민호 : 아침에 그런 느낌을 정말 받았어요.

    ▶ 김어준 : 봉 감독님하고는 개인적인 연은 없으세요?

    ▷ 우민호 : 몇 번 뵀죠. 처음 뵀던 게 20년 전인데,

    ▶ 김어준 : 그때가 「플란다스의 개」 시절인데?

    ▷ 우민호 : 제가 그때 런던에서 어렵게 공부를 하고 있었던 영화학도였었어요. 그런데,

    ▶ 김어준 : 선배,

    ▷ 우민호 : 그때 「플란다스의 개」를 찍으시고 작품성은 인정을 받으셨는데 흥행이 좀 안 됐죠, 많이. 그래서 런던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으셔서 오셨는데, 조그마한 가방을 하나 메고 오셨는데, 그때 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드셨을 텐데, 영화를 안 했으니까. 그런데 저희 학생들을 다 모아놓고서 밥도 사주시고 술도 사주셨거든요. 그때 저는 처음으로 다음 작품이 「살인의 추억」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분이 이제 드디어 20년 후에 이렇게 거장이 되신 거죠.

    ▶ 김어준 : 20년을 거슬러올라가면 그 정도 인연. 여러 사람과 함께 술을 사줬다 그거 외에는 없습니까?

    ▷ 우민호 : 아니, 「마약왕」 시사회 때도 오시고, 그리고 또 「기생충」 제가 현장에도 한 번 갔었어요.

    ▶ 김어준 : 촬영현장에?

    ▷ 우민호 : 네.

    ▶ 김어준 : 그 정도?

    ▷ 우민호 : 그 정도.

    ▶ 김어준 : 특별한 이야기는 없네요.

    ▷ 우민호 : 그렇죠. 전화번호도 모릅니다.

    ▶ 김어준 : 그런데 이 영화가 왜 작품상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셨어요? 촉 말고.

    ▷ 우민호 : 일단은 지금 어떻게든지 계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요. 그게 지금 전 세계적으로 화두이기도 하고, 그리고 상당히 영화가 쉽잖아요, 또. 그리고 주제의식도 되게 분명하고. 그런 게 저는 왠지 아카데미에서 통할 것 같더라고요.

    ▶ 김어준 : 근거는 없네요.

    ▷ 우민호 : 근거도 그렇게 뭐, 없죠.

    ▶ 김어준 :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마약왕」이라는 영화를 만들었다가, 그 이전에 「내부자들」이라는 영화로 크게 흥행에 성공하셨고, 「마약왕」으로 망하셨죠? 얼마 정도 들었습니까?

    ▷ 우민호 : 한 30억 정도 까먹었나요?

    ▶ 김어준 : 「마약왕」.

    ▷ 우민호 : 목소리가 작아지네요.

    ▶ 김어준 : 아니, 저는 개인적으로 「마약왕」 굉장히 재미있게 봤거든요.

    ▷ 우민호 : 아, 보셨어요?

    ▶ 김어준 : 네, 봤어요.

    ▷ 우민호 : 영화를 잘 안 보신다는 말을,

    ▶ 김어준 : 「남산의 부장들」 안 봤습니다.

    ▷ 우민호 : 「남산의 부장들」을 보시면 좋을 텐데.

    ▶ 김어준 : 아니, 보려고 했는데, 어제 그렇지 않아도 예약을 했었어요. 그런데 그 시간대가 시상식 시간대하고 맞아 가지고 안 가고 시상식을 봤어요.

    ▷ 우민호 : 기회 되면 한번 보십시오.

    ▶ 김어준 : 그런데 「마약왕」 보면서 ‘이분은 굉장히 끈질기다. 다큐와 극영화를 넘나드는 분이구나. 그 정도로 끈질기구나.’ 굉장히 인상적으로 봤거든요. 왜 망했죠, 그게?

    ▷ 우민호 : 일단 제가 욕심이 좀 과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어준 :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았나.

    ▷ 우민호 : 너무 많은 이야기를 조금 더 선택과 집중을 했어야 되는데,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고 욕심이 좀 과했던 것 같긴 해요. 우울해지네요.

    ▶ 김어준 : 「남산의 부장들」은 반면에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잖아요.

    ▷ 우민호 : 다행히.

    ▶ 김어준 : 한 450만 들었습니까?

    ▷ 우민호 : 어제까지 460만.

    ▶ 김어준 : 460만? 그런데 최근 일주일 사이에는 몇 만 늘었습니까?

    ▷ 우민호 : 20만도 안 된 것 같은데요.

    ▶ 김어준 : 그 이전에 주당 100만 단위로 가다가?

    ▷ 우민호 : 거의 하루에만 70, 80만씩 들어오다가.

    ▶ 김어준 : 하루에,

    ▷ 우민호 : 그러니까 명절 때요.

    ▶ 김어준 : 10분의 1 줄어들었네요?

    ▷ 우민호 : 갑자기 그다음에 코로나가 오면서 그냥 쭉.

    ▶ 김어준 : 곧 극장에서 내려갑니까?

    ▷ 우민호 : 서서히 내려올 때가 됐죠.

    ▶ 김어준 : 그러나요?

    ▷ 우민호 : 「기생충」이 올라오니까.

    ▶ 김어준 : 그러면 이게 확 갈 때 출연하시지 왜 이렇게 끝물에 나오셨어요?

    ▷ 우민호 : 그런데 오히려 편안하네요, 끝물에 나오니까. 초반에 나와서 좀 부담감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오히려 끝물에 나오니까 다 내려놓고 이렇게,

    ▶ 김어준 : 아무 이야기나 막 해도 되니까?

    ▷ 우민호 : 네.

    ▶ 김어준 : 아직 못 보신 분들은 빨리 오셔야 될 것 같아요.

    ▷ 우민호 : 보고 싶은 분들은 극장에서 보는 게 더 좋으실 것 같아요.

    ▶ 김어준 : 영화인으로서 「기생충」 이야기도 또 할게요, 중간중간에. 영화인으로서 이 상을 받으면 어떤 생각이 듭니까? 부러운 건 당연한 것이고.

    ▷ 우민호 : 부럽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또 봉준호 감독님이 20년 동안 되게 치열하게 작품을 하셨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되게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지만,

    ▶ 김어준 : 그 자체가?

    ▷ 우민호 : 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올 것이 왔다는 생각도 들기도 해요. 워낙에 봉 감독님이 되게 치열하게 작품 활동을 하셨고,

    ▶ 김어준 : 우민호 감독님이고요 3부에서 계속 이어가겠고, 오늘 4부에도 나오십니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 3부
    [ 인터뷰 제4공장 ]
    “모두가 놀랐다”…북미 전역을 휩쓴 '「기생충」' 신드롬
    - 우민호 영화감독 (「남산의 부장들」)
    - 강유정 교수 (강남대)

    ▶ 김어준 : 2부에 이어서 우민호 감독님 계속 계시고요 그리고 영화평론가 강유정 교수님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 강유정 : 네, 다시 뵙겠습니다.

    ▶ 김어준 : 다시 나오셔야죠. 그리고 저희가 여기서 잠깐 LA 현재 취재 차 나가있는 씨네21 김성훈 기자 연결해서 현지에서 직접 보는 반응을 좀 들어보겠습니다.

    (김성훈 기자 인터뷰)

    ▶ 김어준 : 교수님.

    ◐ 강유정 : 네.

    ▶ 김어준 : 이 분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유정 : 저는 이 「기생충」 현상은 「기생충」에 등장하는 모든 대사로 다 설명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지금 말 듣고는 그 대사가 생각납니다. 최우식 씨가 한 말이 뭐냐 하면 “시험은 기세야”라는 말을 하거든요. 기세로 푸는 거야. 그런데 아카데미 오스카야말로 기세입니다.

    ▶ 김어준 : 그래요?

    ◐ 강유정 : 기세를 만들어 가느냐 기세를 못 만들어 가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변화들을 만드는 데 말씀하신 봉준호 감독이 수상소감을 하나씩 하는 이 멘트들이 기세를 만든 겁니다, 가령.

    ▶ 김어준 : 이게 굉장히 화제가 됐어요.

    ◐ 강유정 : 그럼요. 로컬 영화제다. 어라? 이거 뭐지? 그다음에 1인치 장벽 이런 모든 것들이 기세를 쭉 밀고 가서 투표를 계속 꽤 오랜 시간하거든요. 오랜 시간을,

    ▶ 김어준 : 하루에 다 하는 게 아니에요?

    ◐ 강유정 : 네, 오랜 시간 하는 동안 이 기세가 바로 그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만들고, 소문을 만들고, 아주 흥미로운 지점들을 만들어 갔으니까요. 역시 계획이 다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김어준 : 오스카 캠페인이란 말 제가 처음 들어봤는데, 이건 미국의 주요 영화들은 1년 전부터 한다는 것은 그러니까 전 해에 수상인 직후부터 계속 한다는 이야기잖아요?

    ◐ 강유정 : 개봉 시기부터 아카데미를 염두에 두고 합니다.

    ▶ 김어준 : 캠페인은 뭘 합니까?

    ◐ 강유정 : 우리 영화에 대한 말 그대로 홍보라는 말로 할 수 있을 듯한데, 사실 이것뿐만 아니라 감독님이 더 잘 아시겠지만, 세계3대 국제영화제를 엄밀히 말하면 가기 직전까지 어느 정도의 캠페인이라는 게 또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 영화를 후보작으로 올리는 과정에서 굉장히 지난 한 과정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영화만 좋아서도 되는 건 아니고, 캠페인을 어떻게 또 만들어 가느냐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없으면 캠페인을 아무리 잘하면 뭐합니까?

    ▶ 김어준 : 거꾸로 작품이 아무리 좋아도 캠페인을 망치면 안 되는 것이고, 또 캠페인이 아무리 좋아도 작품이 엉망이면 안 되는 것이고, 둘 다 다 맞아떨어져야 되는 거죠?

    ◐ 강유정 : 네, 맞습니다.

    ▶ 김어준 : 우민호 감독은 아실 거라고 지금 전제하셨는데, 교수님이, 캠페인에 대해서 아십니까, 국제영화제 캠페인에 대해서?

    ▷ 우민호 : 깊숙이는 잘 모르고요. 저도 살짝 아는데, 캠페인이 빠질 수 없는 요소이긴 한 것 같아요.

    ▶ 김어준 : 그러니까 전 세계적으로 영화들이 경쟁하니까, 수없이 많은 영화들이. 우리 영화의 장점은, 그러니까 모든 영화를 다 볼 순 없잖아요?

    ◐ 강유정 : 그렇죠. 그래서 이번에 국제단편영화제 같은 경우, 그분은 후보작 다 본 사람만 투표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꿀 정도예요. 왜냐하면 워낙 인지도나 저명성에 따라서 그 영화 괜찮대 하고, 이것은 사실 우리나라 영화 심사하시는 분들도 반성해야 될 것 같은데 정말 다 보냐의 문제 있죠. 그런 부분에서 그게 워낙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어땠을까요? 캠페인이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쳤겠죠.

    ▶ 김어준 : 그러니까 영화도 훌륭했지만 영화를 미국 주류사에, 영화계에 쑥 밀어넣은 캠페인도 굉장히 훌륭했고, 그 캠페인 중에 봉 감독이 각종 프로그램에 등장해서 했던 말들도 대단히 효과적이었다?

    ◐ 강유정 : 맞습니다.

    ▶ 김어준 : 여러 가지 박자가 다 맞아떨어진 거네요?

    ◐ 강유정 : 장벽을 마련을 해놨는데 어떻게 살리느냐의 문제라는 거죠. 그런데 봉 감독이 이 영화 캠페인의 저는 주인공이었다고 봅니다. 주인공으로서 역할을 잘해냈고, 아주 겸손하지만 날카로운 말들로 공격성이 있는데, 맞고 나면 아픈 거 있잖아요, 당장 아픈 게 아니라.

    ▶ 김어준 : 유머에 섞어서, 게다가.

    ◐ 강유정 : 네, 맞습니다. 그런데 그 영화 특징이 사실은 블랙코미디라고 해서 어디가 아프고 어디가 웃긴지 잘 모르지만 웃으면서 아프게 보는 영화인데, 영화라도 잘 맞아떨어졌죠.

    ▶ 김어준 : 그러니까 봉 감독 자체의 캐릭터도 상을 받는 데 기여한 거네요?

    ◐ 강유정 : 저는 그렇게 봅니다. 수상소감에서 그 이야기했잖아요. “개인적인 게 창조적인 것이다.” 굉장히 깊숙하게 그것도 와닿았어요.

    ▶ 김어준 : 게다가 그걸 말한 사람이 마틴 스코세이지인데, 그 말도 누구인지 궁금하게 뜸을 들여서 통역을 중간에 두고. 누굴까, 누굴까 궁금할 때 저 사람이다라고 하니까 환호가 터지고, 그 짧은 순간에 또 영어로 굳이 했어요.

    ◐ 강유정 : 그러니까요, 그것만큼은.

    ▷ 우민호 : 영화의 한 장면 같았어요.

    ▶ 김어준 : 그러니까요.

    ◐ 강유정 : 저는 다 계획이 있었던 것 같아요.

    ▶ 김어준 : 그렇게 영화감독의 캐릭터도 수상에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을 듣다 보니까 우민호 감독님은 느끼시는 게 없습니까? 나도 저런 기회가 온다면,

    ▷ 우민호 : 저런 기회는 오지 않을 것 같은데.

    ◐ 강유정 : 왜 그러세요.

    ▷ 우민호 : 봉 감독님을 저도 몇 번 안 뵀지만 상당히 매력적이세요.

    ▶ 김어준 : 어떤 면에서요?

    ▷ 우민호 : 남자가 보더라도. 워낙 또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시면서, 항상 이야기를 하는 그 상대방이랑 밀당을 좀 잘하시는 것 같아요, 주는 듯 빼는 듯하면서.

    ◐ 강유정 : 영화도 그러잖아요.

    ▶ 김어준 : 예를 들어서 본인과의 대화에서 어떤 점에서 그런 걸 느끼셨어요?

    ▷ 우민호 :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하여튼 그런 뉘앙스를 좀 받은 것 같아요. 술 먹고 이야기해서 잘,

    ◐ 강유정 : 이번에도 왜 시사회장에서 쥐가 지나간 걸 봤대요. 그걸 보는 순간 이 기이하고 이상한 게 내 영화에 되게 좋은 징조일 것 같다라고 말했는데, 봉준호 감독의 영화가 그런 느낌입니다. 굉장히 세련된 도시의 영화관에 쥐가 지나가는 느낌, 이게 봉준호 영화의 느낌을 좀 압축하는 장면인데, 자기 영화의 느낌을 또 그렇게 설명하는 게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 김어준 : 할리우드, 그러니까 전 세계 최대 영화축제 삐까뻔쩍한 공간에 쥐가 지나가네 이런 거. 그런 장면들을 잡아내서 영화에 담는 것 같아요, 항상.

    ◐ 강유정 : 영화에 늘 있죠.

    ▶ 김어준 : 이 김성훈 기자의 수상 세 가지 이유 포인트 외에 혹시 추가하실 거 있으십니까?

    ◐ 강유정 : 저는 아카데미의 변신 시점과 맞아떨어진, 이게 영화를 폄훼하는 게 아니라요 정말 이 시점도 절묘했다라고 봅니다.

    ▶ 김어준 : 그렇죠. 사실은 모든, 이 정도 되면 현상이잖아요. 영화 작품이 좋은 것만으로 다 끝나는 게 아니라 시간이 맞아떨어져야 되고, 그 시점에 무슨 사람들의 결핍이나 욕망하고도 맞아떨어져야 되고, 또 그걸 수용할 영화제의 상태도 준비가 돼야 되고 다 맞아떨어져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렇죠?

    ◐ 강유정 : 맞습니다. 늘 *피치라고 해서 여성영화제 상을 주기도 하고, 인종갈등 영화의 상을 주기도 하고 했습니다만 이번에 봉준호 감독이 외부자의 시선에서는 자유롭게, 강렬하게 멘트를 던졌는데 거기에 반응을 해 준 거예요, 아카데미 회원들이.

    ▶ 김어준 : 그동안은 면피성이었잖아요. 흑인,

    ◐ 강유정 : 계속 비난을 받았죠.

    ▶ 김어준 : 흑인 누구 한 사람을 주고 이러면서 면피해왔는데, 이번에는 아예 본상을 제대로 줘버린 거 아닙니까?

    ◐ 강유정 : 그러니까 하나의 계기를 만들고 싶었던 듯합니다. 92회인데, 물론 이게 투표를 한다는 게 1인 1표다 보니까 계획을 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여론이 형성이 됐거든요. 분명히 아카데미에 문제가 있다, 너무 폐쇄적이다, 이것은 외국영화들이 수준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우리가 너무 고집을 부렸던 것은 아닌가라는 것이 형성이 되는 것 자체가 대단한 분위기죠.

    ▶ 김어준 : 그 형성에 저는 트럼프 대통령도 기여한 바가 크다고 봅니다. 왜 할리우드에 주요 제작자나 스타들이 보면 진보적인 인사들이 많아 가지고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적인 발언을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중심주의라고 그렇게 공격 받는데, 알고 봤더니 자기들도 미국 중심주의였던 거야, 미국 산업이. 그게 겹치면서 우리는 좀 달라야 되지 않을까? 트럼프 대통령도 기여한 바가 간접적으로 있다고 저는 현상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 감사하고요. 역으로 기여한 거 아닌가?

    ◐ 강유정 : 그러니까 그 장벽이라는 용어도 저는 아주 절묘했다고 봐요. 자막에 1인치 장벽이라는 표현을 굳이 썼거든요.

    ▶ 김어준 : 그것도 트럼프 대통령하고도 맞아떨어진 거죠.

    ◐ 강유정 : 장벽이라는 말 되게 좋아하시잖아요.

    ▷ 우민호 : 생각을 못 했는데,

    ▶ 김어준 :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장벽을 세워야 된다고 말하고.

    ◐ 강유정 : 그러니까 미국인들이 되게 들었을 때 가슴 아파할 단어들이 중간중간 들어가 있다라는 겁니다.

    ▶ 김어준 : 거기에다가 꽂혔을 것 같아요.

    ◐ 강유정 : 로컬 영화도 마찬가지고요.

    ▷ 우민호 : 다 계획이 있으셨군요.

    ▶ 김어준 : 통역이 잘한 것도 물론 큰 것 같습니다. 그 단어를 다른 단어로 쓸 수도 있는데, 미국 정치권에서 계속 멕시코와의 장벽, 장벽, 장벽, 무역 장벽, 장벽할 때 그 단어가 확 환기 됐을 거 아니에요. 1인치밖에 안 된다, 이 장벽은. 그걸 못 넘냐라고 하니까 영화인들이 우리 넘을 수 있어라고 말하고 싶게 만든 거죠. 그거 다 계획이었을까요?

    ◐ 강유정 : 저는 완전히 계획을 도표를 써서 원고로 쓰진 않았지만 이 계획이라는 게 영화 속에서 말하는 계획하고 비슷한 것 같아요. 막상 닥치면 어떻게 잘 활용해야 될까라는 점에서 계획은 있었다고 봅니다.

    ▶ 김어준 : 수상소감 마치 우발적으로 한 건 맞지만 밤새도록 몇 주간 연구하지 않았을까. 혹시라도 받으면 나는 이렇게 해야지.

    ◐ 강유정 : 이번 아카데미도 수상소감 쫙 들어보면 어떤 분의 수상소감은 너무 지루해서, 그리고 중구난방이라 듣기 힘든 분이 있는가 하면 봉준호 감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수상소감이 굉장히 깔끔하고 진짜 원고를 갖고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라는 거죠.

    ▶ 김어준 : 특히 마틴 스콜세지를 거론하는 장면은 미국 영화인들도 다 이야기하더라고요. 감동적이었다고. 다 계획이 있으신 분이에요. 본인의 무대도 본인이 연출가니까 자기가 그 장면 속에 한 캐릭터처럼 머릿속에 그리고 나가지 않았을까, 그 꼼꼼한 분이. 계획이 있는 분이에요. 우 감독님 검색어에 올라왔네요. 「남산의 부장들」도 실검에 올라오고.

    ▷ 우민호 : 아, 그렇습니까?

    ▶ 김어준 : 말은 별로 안 하셨는데.

    ▷ 우민호 : 사실은 끝물이라.

    ◐ 강유정 : 저 되게 그 영화 좋게 봤거든요.

    ▶ 김어준 :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남산의 부장들」 이야기도 약간 해야죠, 그래도.

    ◐ 강유정 : 제가 인터뷰도 따로 했었고.

    ▷ 우민호 : 봤습니다.

    ◐ 강유정 : 그리고 또 영화 소개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이 「기생충」이 미국을 딱 이렇게 습격했듯이 하필 또 이때 좀, 어쨌든 이게 더 중요한 무대이다 보니까 좀 아쉬웠어요.

    ▷ 우민호 : 사실은 흥행도 기세거든요. 타다가 그냥 코로나 때문에 기세가 꺾였죠.

    ▶ 김어준 : 이 영화에 대한, 제가 보질 못했는데, 예고편이나 또는 리뷰는 봤어요. 그러면서 왜 가명을 썼을까? 이거 왜 가명을 썼습니까? 누구나 다 아는 사람들인데.

    ▷ 우민호 : 실제 사건이잖아요. 그런데 실제 사건에 이 영화가 갇혀있길 바라지 않았어요. 실제 사건에 그런 걸 좀 뛰어넘어서 조금 영화적인 확장성을 갖길 바랐고, 그게 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이 10.26이란 사건을 조금 다른 시선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그렇게 한 거죠.

    ◐ 강유정 : 저는 처음에 이 영화 보자마자 어쩌면 우민호 감독님께서 제2의 봉준호처럼 독특한 길을 갈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을 정말 했어요.

    ▶ 김어준 : 어떤 의미에서요?

    ◐ 강유정 : 왜냐하면 이 영화가 저는 역사극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갔어요, 사실은. 그런데 가만 보니 심리스릴러이고, 그리고 스파이 장면이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 스파이극으로써, 이쪽 부분에서 굉장한 실력을 발휘하시는구나라는 점에서 이게 역사,

    ▶ 김어준 : 역사를 단순히 재연한 수준이 아니라 그 안에서 스릴러적인,

    ◐ 강유정 : 저는 심리스릴러로 봤어요. 그것도 그냥 단순히, 사실은 누가 했는지는 다 아는 이야기이니까, 심리스릴러에다가 거기에다가 또 스파이 장면들이 너무나 흥미로운 거예요. 그래서 이게 꼭 총칼이 등장하지 않음에 불구하고 이게 가능하구나. 우민호 감독이 다음에 이렇게 기대했던 것과 다른 장르적인 변주를 한다면이라고 생각해서 봉준호 감독처럼 바뀔 수 있겠는데? 제가 성장이라는 말을 쓰려다가,

    ▶ 김어준 : 안 바뀌면 안 된다는 이야기잖아요?

    ◐ 강유정 : 그래서 기대했었습니다, 정말.

    ▷ 우민호 : 봉준호 감독님처럼 될 일은 없을 것 같고, 그냥,

    ▶ 김어준 : 봉준호 감독님도 다른 인터뷰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아카데미 이야기하니까 내가 그런 상을 받을 리는 없다고. 사실 그것은 누구의 상상 속에도 있지 않은 거잖아요? 자국어로 해서 아카데미 가서 상 받는다는 이야기는.

    ▷ 우민호 : 보통 감독들이 다른 감독의 영화랑 이렇게 자꾸 비교 안 해요, 별로. 그냥 자기 전작보다 잘 찍길 바랄 뿐이죠, 사실은.

    ▶ 김어준 : 「기생충」 이야기 그만하라고요?

    ▷ 우민호 : 아니요, 그 이야기는 아닌데. 그러니까 비교해서 나도 꼭 저런 영화 찍어야지 이렇진 않다는 거죠.

    ▶ 김어준 : 그런데 그러면 봉준호 감독님은 왜 다른 감독들 계속 거론하고, 나는 그 사람한테 배웠다고 하는 거죠?

    ▷ 우민호 : 그런데 배우기는 하죠. 저도 봉준호 감독님 영화에서 배웠고.

    ▶ 김어준 : 어떤 점을? 저건 내가 배워야지 하는 점이 있습니까? 감독의 눈으로 보면?

    ▷ 우민호 : 영화를 보면 항상 완벽하게 장악을 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그게 부족했던 감독이었거든요.

    ▶ 김어준 : 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세요. 우리가 영화를 만들어 본 적이 없으니까.

    ▷ 우민호 : 그런데 그게 느껴지죠, 사실은.

    ◐ 강유정 : 맞아요. 느껴지는 문제예요.

    ▷ 우민호 : 이것은 구체적으로 이래서 이렇습니다라고 이야기를 드리는 것보다 영화를 딱 보면 ‘아! 감독이 이 영화를 되게 장악을 했구나. 되게 컨트롤을 했구나.’ 이게 보이는데, 저는 그게 좀 부족한 게 있었는데, 그나마 「남산의 부장들」에서 제가 한 것 같긴 한데,

    ▶ 김어준 : 본인이 생각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바를 완벽하게 영화 속에서 꼼꼼하게,

    ▷ 우민호 : 본인의 어떤 감독의 비전이 좀 선명한 거죠. 그걸 그리고 배우들과 스태프들과 같이 소통을 하면서 자기가 생각했던 그 비전을 구현해내는 거죠.

    ▶ 김어준 : 그러면 현장에서 실제로 내가 그린 그림은 이건데, 현장 상황이라든가 현실적 여건 때문에 이건 내가 타협하고 넘어가야지 이런 부분이 있는데, 그런 게 없는 것 같다?

    ▷ 우민호 : 타협을 하면서도 구현하는 거죠.

    ◐ 강유정 : 하나만 궁금한 게 있어요. 만약에 아카데미상 받았으니까 봉준호 감독이 어마어마한 러브콜들을 받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만약에 우민호 감독님이라면 그런 정도 인지도를 쌓아서 제작비가 원하는 대로 들어와요. 그러면 무슨 영화 만들고 싶으세요? 되게 궁금해요, 저는 감독님들.

    ▷ 우민호 : 그런데 사실은 봉준호 감독님도 인터뷰에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은데, 본인은 이 정도 사이즈의 영화를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사실은. 그전에 더 큰 작품, 「설국열차」가 컸는데,

    ▶ 김어준 : 그런 인터뷰 본 적 있는 것 같습니다.

    ▷ 우민호 : 이게 제작비가 크면 감독이 지는 부담감과 자유로움이 그만큼 같이 상승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떨어질 수밖에 없죠.

    ▶ 김어준 : 그 액수를 말하는 게 본인이 완벽히 장악 가능한 사이즈가 있는 거니까 그걸 벗어나고 싶지 않다는?

    ▷ 우민호 : 네. 그래서 제작비가 커서 어떤 영화를 찍고 싶다 이런 것보다 저는 그냥 뭐,

    ▶ 김어준 : 계속 퇴출이나 되지 말았으면 좋겠다? 아니, 그렇게 말하시는 감독님들도 있더라고요. 다음 영화를 찍으면 나는 만족할 수 있다고.

    ▷ 우민호 : 그럴 수 있겠죠. 그런데 하여튼간 제작비가, 저도 이번에 제작비가 큰 영화를 했는데, 「남산의 부장들」을, 한국 영화 사이즈에서는요. 많이 부담스럽기는 하더라고요, 확실히는.

    ▶ 김어준 : 그거 회수는 하셨어요?

    ▷ 우민호 : 아니요, 손익은 이제 마쳤죠.

    ▶ 김어준 : 그럼 된 거 아닙니까?

    ▷ 우민호 : 됐죠, 다행스럽게.

    ▶ 김어준 : 원작이 있는 겁니다, 「남산의 부장들」. 원작이 있는 것이고, 베스트셀러였어요. 베스트셀러였는데, 그러면 이 베스트셀러를 읽고, 자료 조사를 하고, 그리고 영화화하며, 오랫동안 생각하신 분으로서 한 가지만 여쭤보고 싶은데, 왜냐하면 교수님 보내드려야 되거든요, 또. 가시기 전에. 이건 역사적인 질문이기도 한데, 왜 김재규, 당시 장군이, 당시에는 중앙정보부장이었죠. 이게 우발적이다, 아니다 계획적이다 이게 논란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잖아요. 감독의 눈으로는 이게 우발적인 거로 그려지고 싶으셨던 거예요, 아니면 계획적으로?

    ▷ 우민호 : 그냥 당시 그 재판관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그러더라고요. 우발적이기엔 너무 계획적이고, 계획적이기엔 되게 우발적이다, 당시 재판관이. 그거랑 똑같은 것 같아요. 여전히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이고, 제가 저의 어떤 정답을 딱 영화 안에서 듣고 싶진 않았어요. 그래서 저도 제가 의문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 김어준 : 여전히 만든 분으로서도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것 같다?

    ▷ 우민호 : 뭔가 되게 구체적으로 설명되어지지 않은 사건이다, 이것은. 그렇기 때문에 그냥 미스터리로 남겨뒀죠. 그리고 그 선택은 관객분들이 좀 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 강유정 : 제가 떠나기 전에 궁금한 걸 하나 여쭤보고 가고 싶어요. 제가 밖에서도 여쭤봤는데, 이번에 이미경 부회장께서 하신 일이 굉장히 많습니다만 CP라는 직함을 다셨더라고요.

    ▶ 김어준 : GP요?

    ◐ 강유정 : CP. 우리가 보통 방송에서 말하는 CP 개념이 있지만, 제가 제작자분한테, 1천만 넘긴 제작자분한테 물어봐서 CP가 뭐냐고 물었더니 정확한 답이 없고요. 그리고 감독님한테 그걸 여쭤봐도 그게 뭐지라고, 또 옆에 계신 다른 제작자분한테도 여쭤보시더라고요.

    ▶ 김어준 : 새로운 개념이네요, 그러면?

    ◐ 강유정 : 그러니까 그 개념이 잘 모르겠다라는 게, 어떻게 제가 답을 얻은 건 한국인 영화의 특수성이라는 답을 얻었어요. 다들 그렇게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저는 거기에서 한국영화 봉준호 감독 이후에 나간다면 그 부분에서 고칠 건 고치고, 조금 더 넓힐 건 넓히고 이렇게 해야 되는 것 중에,

    ▶ 김어준 : 감독 위에 있는 존재 이런 겁니까?

    ▷ 우민호 :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잘 모르겠는데요.

    ◐ 강유정 : 그러니까 이게 감독님도 모르고, 1천만 영화를 넘긴 제작자분들도 잘 모르시더라고요.

    ▶ 김어준 : 알겠습니다. 그 이야기는 또 하나의 주제여서 다시 한 번 모시기로 하고요. 일단 교수님 안녕해야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강유정 : 네, 감사합니다.

    ▶ 김어준 : 여기서 시간상 저희가 국내 정치를 잠깐 해야 돼요. 감독님, 잠깐 계세요.

    ▷ 우민호 : 네, 여기 있겠습니다.

    ▶ 김어준 : 아니, 이어폰으로 들으셔도 됩니다. 국내 정치 잠깐 짚어보고 옵니다.

    ◎ 4부

    ▶ 김어준 : 계속해서 우 감독님은 앉아계십니다. 정치권 뉴스에서도 옆에 앉아계셨고, LA 연결할 때도 앞에 앉아계셨고, 본인 영화 이야기를 주로 해야죠, 남은 시간은, 그렇죠?

    ▷ 우민호 : 감사합니다.

    ▶ 김어준 : 마지막에는. 아까 이 영화 못 보신 분들을 위해서 잠깐 소개해드렸는데, 이게 원작이 있어요, 「남산의 부장들」이라는 책이. 90년도에 나온 책 아닙니까?

    ▷ 우민호 : 그랬을 거예요. 제가 본 건 한 96년도에 저는 봤으니까요.

    ▶ 김어준 : 일찍 보셨네요?

    ▷ 우민호 : 네. 그때 복학해서.

    ▶ 김어준 : 그때 봤던 강렬한 기억을 담고 있다가 지금,

    ▷ 우민호 : 그때부터 품고 있었죠. 그러고 나서 「내부자들」 끝나고서 그때 원작자 김충식 교수님한테.

    ▶ 김어준 : 동아일보 기자였죠.

    ▷ 우민호 : 네, 기자님이셨는데, 연락을 드려서 판권을 하기로 했죠.

    ▶ 김어준 : 그렇군요.

    ▷ 우민호 : 그게 2016년도 초반이었을 거예요.

    ▶ 김어준 : 그때 제가 알기로는 이 책 베스트셀러였어요, 그렇죠?

    ▷ 우민호 : 베스트셀러죠.

    ▶ 김어준 : 화제가 크게 됐기 때문에 제목은 기억이 납니다. 저는 읽어보진 않았는데.

    ▷ 우민호 : 제목이 좋죠.

    ▶ 김어준 : 「남산의 부장들」, 여기는 중정부장이라든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둘러쌌던 부장들, 그리고 이런 기관이 남산에 있었니까, 중정 같은 게. 제목을 기가 막히게 정한 것 같아요. 그 베스트셀러를 그때 이미 90년도에 마음속에 품고 있다가, 마약왕 같은 것도 왜 실화잖아요, 실화. 이런 실제 있었던 사건에 관심이 많으신가 봅니다, 역사적 사건에.

    ▷ 우민호 : 제가 좀 인물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 김어준 : 인물에 꽂혔다?

    ▷ 우민호 : 인물에 좀 꽂히는 것 같아요.

    ▶ 김어준 : 그러면 이 「남산의 부장들」에서는 어떤 인물에 꽂힌 겁니까? 당연히 김재규,

    ▷ 우민호 : 김재규 부장한테 가장 꽂혔죠. 사실 저한테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은, 호기심이 갔던 부분은 사실은 저는 파리에서 전직 중앙정보부장의 실종 사건이랑 10.26사건은 워낙 유명한 사건이니까 알고는 있었는데, 되게 별개의 사건이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그게 이어지는 사건이었고, 그 두 사건의 간극이 불과 20일밖에 안 됐다는 거죠. 그러면 당시 두 사건을 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당시 다 깊숙이 개입을 한 건데, 파리실종사건은 사실 대통령을 향한 충성이었다면 그게 어떻게 20일 만에 저렇게 총성으로 바뀌었는지. 그게 사실은 이 영화의 딱 시작점이었었어요.

    ▶ 김어준 : 이 인물은 왜 이렇게 극적인 선택을 했는가.

    ▷ 우민호 : 그게 되게 궁금했어요.

    ▶ 김어준 : 이 궁금증은 푸셨어요?

    ▷ 우민호 : 그런데 잘 안 풀리더라고요. 그래서 영화도 그걸 좋아하시는 분도 계시고, 싫어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명확한 정답을 주질 않으니까, 영화가. 그러니까 그걸 계속 미스터리하게 남겨둬버리니까는.

    ▶ 김어준 : 큰틀에서 아시는 분들도 아시겠지만, 이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차원에서 이 역사를 잠깐 이야기하자면 김형욱 중정부장이 원래 5.16에 같이 동참했다가 중정부장 갔다가 극악한 일들을 많이 저질렀다고 알려졌는데, 역사적으로는. 본인이 팽 당하죠. 3선 개헌하려고 하는데, 당시 야당 쪽에서 하도 극악하게 구니까 김형욱 부장을 갈라라. 그 조건으로 3선 개헌을 받아들여서 팽 당하자 본인이 팽 당하니까 미국으로 건너가서 폭로를 시작한 거 아닙니까? 그런데 영화에도 나올 것 같은데, 김재규 당시 중정부장이 이 양반 폭로를 어떻게 막아보려고 노력했는데 안 돼서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의 편린을 종합하면 아마도 우리 쪽에서 요원이 파리로 이 사람을 유인해서 거기서 암살하였다 이 정도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 우민호 : 국정원 과거진상위원회가 나갔죠, 발견했죠.

    ▶ 김어준 : 세 명의 요원이 이스라엘을 통해서 갔다고 그러던가요?

    ▷ 우민호 : 그런 이야기도 있고요.

    ▶ 김어준 : 그렇죠? 그래서 파리에 도착한 다음에 어디 유인해서 분쇄기로 처리하였다드니 그런 자극적인 이야기.

    ▷ 우민호 : 네, 그런 이야기도 있어요. 그건 제가 그래서 원작자 김충수 선생님께 여쭤봤거든요. 그 설이 가장 강력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 김어준 : 유력하다?

    ▷ 우민호 : 교수님이 취재를 다 해봤는데, 당시에 프랑스의 보르도 지방에서 그런,

    ▶ 김어준 : 농장에다가?

    ▷ 우민호 : 네, 그게 가장 유력하다고 말씀하셨고.

    ▶ 김어준 : 그 이전에 알던 외교관이 불러서 갔고, 그래서 안심하고 갔는데, 거기서 유인해서 거기서 암살당했다. 그런데 그 간극이 20일밖에 안 되더라?

    ▷ 우민호 : 20일밖에 안 된다는 거죠.
    ▶ 김어준 : 그걸 처리하고 나서 그건 충성인데, 왜 되돌아와서 총을 쐈는가. 호기심을 가질 만하네요. 그래서 열심히 파봤는데,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았다.

    ▷ 우민호 : 뭔가 잡힐 듯하긴 한데, 확 잡히지는 않고.

    ▶ 김어준 : 법정에서의 진술들이 아직도 남아있잖아요.

    ▷ 우민호 : 영화의 마지막 부분도 그걸로 끝맺음을 하거든요. 당시에 전두환 보안사령관의 수사발표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법정 최후진술이 되게 상반돼요. 그래서 그걸로 끝맺음을 했죠.

    ▶ 김어준 : 보안사령부에서 발표한 내용은 우발적이다 이런 식으로.

    ▷ 우민호 : 그리고 거기서 정확하게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망상에 사로잡혀서,

    ▶ 김어준 : 그렇죠. 내란이다라고 이렇게.

    ▷ 우민호 : 그리고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나는 대통령이 되려고 10.26,

    ▶ 김어준 : 저격한 것이 아니다.

    ▷ 우민호 : 아니다. 이렇게 상반된 진술을 하죠.

    ▶ 김어준 : 당시 대법원 판결도 소수 의견이 있었어요. 내란이라고 하기에는 이 사람이 정권을 찬탈할 목적이나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그때 엄혹한 시절이니까 소수 의견 받아들였을 리는 없죠. 그러고 나서 그때 그런 소수 의견을 냈던 대법관들이 다 잘려나간 건 아십니까, 혹시?

    ▷ 우민호 : 그건 모르겠는데요.

    ▶ 김어준 : 그것도 또 하나의 역사인데.

    ▷ 우민호 : 그렇구나.

    ▶ 김어준 : 소수 의견 낸 분들이 있어요.

    ▷ 우민호 : 그런데 그 역사를 보니까 그렇게 되셨을 것 같네요.

    ▶ 김어준 : 그렇겠죠. 그 영화 예고편 중에 빵 터진 장면은 다른 분들은 예를 들어서 김형욱하고, 박용각이라고 이름이 나왔고.

    ▷ 우민호 : 완전히 바꿨죠.

    ▶ 김어준 : 바꿔서 나오는데,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 사령관은 그런 밑에 자막 없이 쑥 들어와서 이름표에 조그맣게 전두환 써있는 것으로 신분이,

    ▷ 우민호 : 누가 봐도 다 아는 거죠.

    ▶ 김어준 : 빵 터진 장면이었어요. 밑에 이 사람 누구다라고 써주지 않고 이름표를 쭉 가까이서 보면 누구지 하고 보면 전두환이라고 써있는. 잠깐 등장하죠, 이렇게?

    ▷ 우민호 : 네, 잠깐 등장합니다.

    ▶ 김어준 : 아주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 우민호 : 그런데 끝에 되게 엔드를 또 장식해요, 영화상에서. 되게 중요한 장면에서,

    ▶ 김어준 : 제가 끝에 못 봤으니까.

    ▷ 우민호 : 그걸 한번 보시면, 그래서 지금 그 배우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어요, 서현우라는 배우가. 맨 마지막에,

    ▶ 김어준 : 사실 최대 수혜자는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었죠.

    ▷ 우민호 : 그 이야기를 하고 있죠, 영화에서. 그게 역사의 비극이기도 하고, 되게 아이러니한데, 10.26사건의 가장 큰 수혜자가 당시,

    ▶ 김어준 : 전두환 보안사령관.

    ▷ 우민호 : 영화가 그렇게 또 끝맺음을 해요.

    ▶ 김어준 : 그러니까 사실상 쿠데타죠.

    ▷ 우민호 : 그렇죠. 그리고 다시 군부독재가 다시 시작된 거죠.

    ▶ 김어준 : 그러니까요. 그때 소위 서울에 봄이 올 수도 있었는데, 서울에 봄이라고 불리는 그런 문민이 다시 정상적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아마 김재규 부장에 대한 평가도 완전히 달라졌겠죠.

    ▷ 우민호 : 달라졌을 텐데, 김재규 정보부장이 생각했던 거랑은 완전히 다른 길로 간 거죠, 역사가요.

    ▶ 김어준 : 본인의 법정진술은 본인이 민주주의를 위해서,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렇게 저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따랐던 부하들도 인상적이더라고요. 부하들 이야기도 나옵니까?

    ▷ 우민호 : 여기에서는 그렇게 집중적으로 다루진 않고요. 그건 임상수 감독님의 「그때 그사람들」이라는 영화에서 좀 많이 다루고 있죠.

    ▶ 김어준 : 그 이야기도 제가 여쭤보려고 그랬는데, 임상수 감독이 「그때 그사람들」이라는 영화에서 굉장히 인상적으로 이 사건을 이미 한 번 다뤘잖아요. 왜 또 다루실 생각을 하셨어요?

    ▷ 우민호 : 저는 그냥 좀 다르게 다루고 싶었어요. 임상수 감독님은 그걸 되게 블랙코미디로 다루셨잖아요. 그 상황과 사건에 좀 블랙코미디로 다뤘다면 저는 그 인물들이 도대체 무슨, 뭔 생각으로 그 내면에 또 심리는 뭐였을까, 정말로.

    ▶ 김어준 : 왜 저랬을까?

    ▷ 우민호 : 그것을 좀 따라가보고 싶었죠. 사실 원작을 보면요 사진이 꽤 많이 삽입이 돼 있는데, 그 사진을 딱 보면 그냥 「대부」 같아요.

    ▶ 김어준 : 누가요?

    ▷ 우민호 : 그 「남산의 부장들」의 원작을 보면 당시에 실존인물들의 사진들이 나와요. 가령 김종필 씨도 나오고, 김재규 정보부장도 나오고.

    ▶ 김어준 : 그 사진을 보면서 그걸 읽으면 마치 영화 「대부」의 스토리 같다?

    ▷ 우민호 : 「대부」 같아요. 그 사진의 느낌이 그냥 정말 「대부」 같아요, 그냥.

    ▶ 김어준 : 모든 등장인물?

    ▷ 우민호 : 인물들이. 그 사진이 영화의 한 장면 같아요, 그냥.

    ▶ 김어준 : 실제 어마어마한,

    ▷ 우민호 : 권력자들이고.

    ▶ 김어준 : 어마어마한 등장인물들이죠, 실제로.

    ▷ 우민호 : 그리고 당시 중앙정보부가 되게 어마어마한 공작들을 했잖아요, 사실은.

    ▶ 김어준 : 김영삼 당시 위원 초산 살해시도 이런 건 유명한 사건이죠.

    ▷ 우민호 : 그러니까 「대부」 같다니까요.

    ▶ 김어준 : 그러니까 진짜로 영화, 마피아들이나 할 짓들 같은데, 그게 중앙정보부에서 막 자행되고, 실제로. 실종되고 죽고 막.

    ▷ 우민호 : 그런 거죠.

    ▶ 김어준 : 스파이 영화에서 나오는 납치해서 어디 분쇄기로 했다고 하고 하니까.

    ▷ 우민호 : 「대부」 같은 거죠.

    ▶ 김어준 : 젊었을 때 그걸 읽고 그런 인상을 받지 않을 수 없었겠네요.

    ▷ 우민호 : 그렇죠. 그래서 일단 제목이 제일 마음에 들었고, 그다음에 사진. 사진이 주는 느낌들이,

    ▶ 김어준 : 그 임팩트를 영화 속에서 녹여내고 싶었다? 그런데 그 영화에 대한 평들을 보면 거의 성공한 것 같습니다. 코로나가 막았지만.

    ▷ 우민호 : 그렇죠. 그런데 작품적으로는 제가 만든 작품 중에서 가장 좋게 평가 받아서 흥행적으로는 「내부자들」 다음이긴 하지만.

    ▶ 김어준 : 「내부자들」 다음이긴 하지만. 「내부자들」도 재미있어요, 상업적으로. 그런데 저는 「마약왕」이 훨씬 더 좋았었거든요. 훌륭한 영화구나 싶었는데 망했더라고요.

    ▷ 우민호 : 흔치 않은, 욕을 하도 많이 먹어 가지고.

    ▶ 김어준 : 본 사람이 많지 않나 봐요?

    ▷ 우민호 : 그것도 거의 한 200만 가까이 봤죠. 봤는데, 욕을 많이 먹어 가지고.

    ▶ 김어준 : 왜 욕을 먹었죠?

    ▷ 우민호 : 일단 제목도 「마약왕」이니까.

    ▶ 김어준 : 마약을 권장하는 거야 이런 욕부터 시작해서? 말도 안 되는 욕도 많이 나오니까, 원래.

    ▷ 우민호 : 끝에 또 주인공이 되게 “내가 뭘 잘못했냐? 그렇게 나도 다 먹고 살자고 한 짓인데.” 이런 식으로 끝나니까 좀,

    ▶ 김어준 : ‘마약왕을 변호하는 거야?’ 역사적 사실을 재연한 것인데, 옹호한 게 아니라.

    ▷ 우민호 : 하여튼 간 그랬습니다.

    ▶ 김어준 : 이미 망했지만 굉장히 훌륭한 영화였습니다. 지금 말해 봐야 소용없지만.

    ▷ 우민호 : 망했다는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들으니까 약간,

    ▶ 김어준 : 「남산의 부장들」 우민호 감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우민호 : 네, 고맙습니다.

    ▶ 김어준 :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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