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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성민 <국가부도의 날> 작가 인터뷰(전문) [tbs 이슈파이터]
김학재
tbs3@naver.com
2018-12-12 19:59
tbs 이슈파이터에 출연한 엄성민 작가
내용 인용시 tbs <이슈파이터>와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2018. 12. 11. (화)
● 진행 : 장윤선
● 대담 : 엄성민 ‘국가부도의 날’ 작가
▶ 장윤선 : 이슈파이터 3부 이어가겠습니다. 양극화, 청년실업, 고용불안 세계 11대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어두운 이면이지요. 젊은이들을 이런 현실을 빗대서 우리나라를 헬조선이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헬조선이 대체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시작이 된 걸까요? 각자 생각이 조금씩 다를 순 있겠지만 큰 틀에서 대한민국 경제 뿌리가 통째로 흔들린 계기는 1997년 IMF외환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에 이 비극적이고 슬픈 역사적 진실을 과감하게 소재를 삼은 영화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바로 영화 ‘국가부도의 날’입니다. 오늘 이슈파이터에서 아주 특별한 초대 손님을 모셨습니다. ‘국가부도의 날’ 시나리오를 집필하신 엄성민 작가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엄성민 : 안녕하세요.
▶ 장윤선 : 네, 아이고, 반갑습니다.
▷ 엄성민 : 네, 반갑습니다.
▶ 장윤선 : 네, 굉장히 일정이 많으실 텐데 이렇게 멀리까지 찾아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그 제가 지난 주말에 영화 봤습니다.
▷ 엄성민 : 감사합니다.
▶ 장윤선 : 영화 굉장히 잘 만드셨더라고요. 이렇게 흥행할 거라고 예상 하셨습니까?
▷ 엄성민 : 저희 영화가 아픈 상처를 다루고 있고 또 너무 많은 분들이 겪었던 상처이자 또 지금도 그 영향에서 지내신 분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럽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고 노력을 했기 때문에 사실 관객 분들이 보내주시는 반응에 대해서도 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하고 있습니다.
▶ 장윤선 : 네, 지금 300만을 눈앞에 두고 계시죠, 넘었나요?
▷ 엄성민 : 아직 넘지 않았네요.
▶ 장윤선 : 아직 넘지 못하고 300만을 코앞에 두고 있고
▷ 엄성민 : 네.
▶ 장윤선 : 저는 이 영화 천만을 좀 갔으면 좋겠습니다.
▷ 엄성민 : 감사합니다.
▶ 장윤선 : 왜냐하면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97년 IMF를 겪었던 우리 모두가 한 번 이 영화를 보면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왜냐? 우리 이대로 좋은가, 우리 이대로 계속 살 건가, 아니면 새로운 대안을 선택해야 되나, 새로운 대안을 어떻게 선택해야 되나, 저는 대한민국이 집단지성의 힘이 있다면 이 영화를 가지고 한 번 논의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좀 들기도 하는데요. 이 영화 메시지가 굉장히 강렬하더라고요.
▷ 엄성민 : 네.
▶ 장윤선 : 처음에 왜 이 작품을 써야겠다고 생각하셨습니까? IMF를 주제로 한 영화를 우리나라에서 처음인 것 같은데.
▷ 엄성민 : IMF를 이렇게 본격적인 다룬 영화는 처음이죠.
▶ 장윤선 : 네.
▷ 엄성민 : 처음이고, 사실 전 국민이 겪은 이 아픔을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사실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어떤 그 당시에 97년 외환위기부터 IMF의 국제금융협상에 이르기까지 그 대책팀이 있었고 어떤 그들의 움직임을 남겨놓은 기록들을 보고 나서 이 소재라면 한 번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이야기를 던져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시작을 하게 됐죠.
▶ 장윤선 : 엄성민 작가님은 97년 IMF때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
▷ 엄성민 : 저는 그 때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는 나이였는데
▶ 장윤선 : 네.
▷ 엄성민 : 뭐 다른 많은 가정들처럼 뭐 저희 부모님들도 굉장히 어려움을 많이 겪으셨고
▶ 장윤선 : IMF로요?
▷ 엄성민 : 네.
▶ 장윤선 : 어떤?
▷ 엄성민 : 아버님 사업이 어려워지셔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셨죠. 그래서 저도 그 영향 아래서 성장을 했었고 또 학교에 가면 이제 같은 반 친구들 중에 많은 친구들이 부모님이 실직을 하시거나
▶ 장윤선 : 네.
▷ 엄성민 : 그리고 금 모으기 운동에 참여하라는 가정통신문을 받아서 어머니께서 금 모으기 운동에 참여하신다고 서랍장을 뒤지던 모습도 기억이 나기도 하고요. 저도 어떻게 보면 그 영향 아래 있던 세대이기 때문에,
▶ 장윤선 : 네.
▷ 엄성민 : 한번쯤은 이 이야기를 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 장윤선 : 그러면 실례지만 영화 속의 갑수가 아버님이신가요?
▷ 엄성민 : 꼭 저희 아버님뿐만 아니라 제가 이제 영화를 준비하면서 그 당시에 어려움을 겪으셨던 경제활동을 하셨던 분들을 좀 만나 뵀었어요.
▶ 장윤선 : 네.
▷ 엄성민 : 그 분들 이야기와 또 제가 개인적으로 느낀 것들 또 저희 아버님의 어떤 소스로 얻은 것도 있고요. 그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반영돼서 갑수 캐릭터가 나오게 된 거죠.
▶ 장윤선 : 그렇군요. 97년에 저는 기자생활을 할 때였는데요. 그 지금도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 있어요. 그러니까 서울역에 노숙자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고요. 그 다음에 지하철역에서 주무시는 아저씨들도 굉장히 많았고 어느 날 갑자기 회사에서 해직통보를 받아 가지고 일용직 노동시장에 나갔는데 너무 줄이 많아서 나까지 차례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얘기를 해 주시는 분들도, 그 때는 정말 그 사회부 기자들이 기사거리가 너무 많은데 지면은 한정되어 있고 뭐 이랬던 기억, 저한테도 굉장히 아픈, 그리고 전반적으로 굉장히 우울했어요. 네, 그리고 그 전년도에 비해서 자살자도 굉장히 많이 늘어났는데 이 영화 보면 데이터가 굉장히 많더라고요.
▷ 엄성민 : 네.
▶ 장윤선 : 숫자도 많이 들어가고 영화 초반에는 좀 어려웠어요.
▷ 엄성민 : 네.
▶ 장윤선 : 어려운 숫자가 막 돌아가서. 통계학을 전공하셨다면서요?
▷ 엄성민 : 네, 대학에서는 통계학 전공을 하긴 했는데 사실 어떤 저의 전공지식이 반영된 이야기는 아니고요.
▶ 장윤선 : 네.
▷ 엄성민 :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조심스럽게 또 진정성 있게 다루어 되는 소재였기 때문에
▶ 장윤선 : 네.
▷ 엄성민 : 그 당시에 남아 있는 기록과 자료들을 최대한 많이 보려고 했고, 또 전문적인 내용들은 그 사건을 외환위기 이후에 발간된 어떤 경제연구소의 보고라든지
▶ 장윤선 : 네.
▷ 엄성민 : 그리고 또 외환위기를 위해서 환란특위 청문회가 남겼던 국회보고서 같은 것들도 참고를 하면서 좀 전문적인 내용을 공부를 했고 또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실제 그 때 어려움을 겪으셨던 분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들으려고 하고 또 기자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그 때 사회분위기들을 느낄 수 있는 영상자료들,
▶ 장윤선 : 네.
▷ 엄성민 : 그리고 그 시절에 고생하셨던 분들이 남긴 수기 같은 것들을 통해서 좀 이야기 큰 틀을 잡아 갔던 것 같아요.
▶ 장윤선 : 영화에 보면 정말 공감을 할 만한 포인트들이 굉장히 많은데 여성주의 관점에서도 화가 나는 그런 대사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는, 그러니까 여성을 무시하거나... 한시현이라는 인물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팀장?
▷ 엄성민 : 네, 팀장역할로 나오죠.
▶ 장윤선 : 팀장 역할인데 실제로는 한은에 그런 직함이 없다면서요?
▷ 엄성민 : 네, 그런 직함도 없고 그 인물 자체도
▶ 장윤선 : 가상의
▷ 엄성민 : 영화적인 상상력으로 가상의 인물로 만들어 낸 거죠.
▶ 장윤선 : 네.
▷ 엄성민 : 처음에 그런 대책팀을 통해서 이야기를 시작 하게 되었다면은 이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써 나가는 과정에서 누가 주인공이어야 될까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 장윤선 : 네.
▷ 엄성민 : 그 때 내렸던 결론은 실제로 그런 사람은 없었지만 누구 한 사람이 97년 외환위기와 협상에 이르는 과정에서 자신의 모든 걸 걸고 한 번 싸워 보려고 했던, 실제 역사를 바꿀 수 없었지만 끝까지 위기에 맞서려고 했던 가상의 누군가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생각을 했었고
▶ 장윤선 : 네.
▷ 엄성민 : 그 생각 자체가 이제 가상의 주인공 캐릭터로 나왔던 것 같아요.
▶ 장윤선 : 그렇군요. 근데 여러 등장인물이 존재하잖아요. 개인적으로 작가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애정이 가는 인물은 누구일까요? 뭐 한 명 한 명 다 애정이 가겠지만.
▷ 엄성민 : 애정이 간다는 말보다 가장 감정적으로 많이 좀 이입을 해서 쓰려고 했던 것은 아무래도 ‘갑수’ 캐릭터가 저 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시는 분들도 갑수의 이야기를 보면서 마치 자기의 이야기인 것처럼 그 시절에 겪었던 고통과 어려움은 다 다르지만 그 고통과 어려움을 겪으셨던 분들이 그 이야기에서 ‘저거는 내 이야기 같다’는 마음을 느끼셔야 했기 때문에 갑수의 이야기에서 가장 많이 감정적으로 공을 들였고, 또 그 캐릭터를 허준호 배우님께서 너무 좋은 연기로 보여 주셔서
▶ 장윤선 : 네.
▷ 엄성민 : 그 캐릭터가 잘 나온 것 같습니다.
▶ 장윤선 : 그러니까요. 제일 애잖아 느낌이 들죠. 왜냐하면 그 시절에 아버지들이 다 그런 아픔이나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아마 IMF를 살아 온 지금 뭐 40, 뭐 50대 60대 이런 아버님들의 경우에는 저 ‘갑수’ 안에 내가 녹아 있다, 이런 생각을 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조우진 배우가 연기를 그렇게 잘 하더군요.
▷ 엄성민 : 네.
▶ 장윤선 : 그냥 아유 한 대 꿀밤을 때려 주고 싶을 만큼 미운 연기를 너무 잘 하던데요. 어떻습니까? 그게 재정국 차관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셨던 것 같아요. 저는 굉장히 지금도 너무나 생생한 대사가 ‘다 같이 갈 수는 없다’, 그러니까 소수 재벌을 위한 경제력집중을 강조 하는 듯한 메시지가 좀 있더라고요.
▷ 엄성민 : 네, 그런 메시지가 있죠. 차관 캐릭터는 한시현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어떤 실존인물 있거나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쓴 거는 아니지만
▶ 장윤선 : 네.
▷ 엄성민 : 외환위기 이후에 굉장히 많은 그 시절에 대해서 평가하고 복기하는 보고서들이 많이 나왔는데 그 보고서들 담고 있는 그 당시 경제팀의 대응에 대한 아쉬웠던 지점들, 그 때 실기했던 지점들에 대해서 굉장히 아쉬움을 많이 표현하는 평가들이 있거든요.
▶ 장윤선 : 네.
▷ 엄성민 : 그 아쉬움의 표현들을 모아서 영화적으로 저희가 설정을 하려다 보면 한 인물에게 그거를 줘야 되기 때문에
▶ 장윤선 : 네.
▷ 엄성민 : 그 모든 거를 차관 캐릭터에게 이렇게 줘서 표현이 됐고 그걸 또 진행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조우진 배우님께서 여러 가지 애드리브를 포함한 연기로 보여 주셨던 거 같아요.
▶ 장윤선 : 굉장히 큰 극장에서 제가 영화를 봤는데요. 막 얄밉게 얘기할 때 관객석에서 다 탄식과 한탄과 이런 얘기가 그런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일부 어떤 분들은 막 욕도 하고 이런 걸 제가 목격을 했습니다. 그만큼 굉장히 감정이입이 될 정도 몰두가 되는 영화였다 이런 생각이 좀 들기도 하는데요. 이 영화를 통해서 IMF를 겪어 온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좀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우리는 아직 그 터널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거 같거든요. 그러니까 노동유연성 사실은 지금도 매우 심각하고, 제가 고백을 하자면 영화 끝나고 나서 저의 큰 아이가 목마르다고 해서 주스하고 토스트를 하나 샀어요. 근데 두 개 합치니까 만원이더라고요. 근데 이제 그 만 원을 결제하는데 그 앞에 일하고 있는 여성이 누가 보더라도 아르바이트 학생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비정규직 아르바이트 학생이겠죠. 너무 미안한 느낌이 좀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IMF 터널이 너무 길다, 우리는. 그리고 이걸로 극복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좀 드는데 그런 메시지를 좀 던지고 싶으셨던 건가요?
▷ 엄성민 : 네, 그런 지점이 있었죠. 아까 위로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 시절에 힘든 시간을 보내셨던 분들 만나 보면은
▶ 장윤선 : 네.
▷ 엄성민 : 다들 공통적으로 하시는 이야기가 내가 그때 그 선택만 안 했어도, IMF 전에 내가 그것만 좀 다르게 생각했어도, 이런 후회들을 굉장히 많이 하시는데 저희 영화가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은 그때 당신과 당신의 가족이 힘들었던 거는 우리 개인 개인이 선택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그 당시에 우리한테는 이런 상황이 있었고 이런 문제들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우리 각자가 잘못한 우리만의 문제, 각자 개인 개인이 잘못해서만은 아니다 라는 어떤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 싶었던 부분도 있었죠.
▶ 장윤선 : 네, 그 유아인 씨가 그런 얘기하잖아요. ‘그러니까 절대로 속지 않을 거야’ 라는 말을 하고 또 그 재정국 차관이 ‘우리 그렇게 한시현 씨한테 아무리 그렇게 발버둥 쳐봐야 안 바꿔’, 저는 그게 굉장히 강렬하게 다가왔었습니다. 우리나라가 그렇다고 보시는 거죠?
▷ 엄성민 : 글쎄, 제가 그런 뭐 제 생각을 그 있는 그대로 투영했다기보다는 거듭 말씀드린 것처럼 97년 외환위기 이후에 벌어진 일련의 어떤 한국 사회의 변화
▶ 장윤선 : 네.
▷ 엄성민 : 그리고 97년을 평가하는 여러 관점들과 그 협상이 남긴 우리에게 준 흔적과 상처들 이런 것들을 종합해서 짧은 시간 안에 영화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어떤 각자의 입장을 대변한 인물들에게 이렇게 몰아 준 거죠. 그러다 보니까 차관 캐릭터가 그렇게 표현이 되고 윤정학 캐릭터도 마찬가지로 그런 대사를 하고 그런 걸 통해서 IMF 구제금융 이후에 한국사의 변화와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여전히 그 영향 아래서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한번 짚어보고 다시 보는 그런 계기가 되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죠.
▶ 장윤선 : 이 영화 쓰시는 동안 취재 굉장히 많이 하셨을 거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원이라고 해야 될까요? 만남이랄까요? 그런 건 어떤 게 있을까요?
▷ 엄성민 : 사업하다가 어려움을 겪었던 분들 중에서 만나지 못했던 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거 같아요.
▶ 장윤선 : 만나지 못한 분이요?
▷ 엄성민 : 네, 영화 속 갑수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 분을 지인의 소개로 연락을 드려봤는데,
▶ 장윤선 : 네.
▷ 엄성민 : 그 시절이 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기억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나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인터뷰를 거절 하셨거든요.
▶ 장윤선 : 네.
▷ 엄성민 : 그래서 그 분이 가장 기억에 남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 IMF의 상처가 지금까지 한국사의 너무 깊게 남아 있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했었죠.
▶ 장윤선 : 그러니까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그 상처를 다시 꺼내고 싶지 않은, 그래서 그 인터뷰 요청을 응하지 못한 그런 분들의 얘기가 가슴이 아팠다, 이런 말씀 주셨네요. 그 중요한 포인트는 아닌데 한국은행 총재를 왜 한국은행 총장이라고 하신 건가요?
▷ 엄성민 : 저희 영화는 어쨌든 그때 실제 97년 외환위기와 IMF 구제금용 협상까지 가는 과정을 영화적인 상상력으로 다시 각색해서 재구성한 이야기기 때문에
▶ 장윤선 : 네.
▷ 엄성민 : 영화 시작부터 이것은 허구의 이야기라는 걸 밝히고 있고 그 일환으로 저희가 어떤 오해의 소지를 줄이고 또 영화적인 표현임을 좀 강조하기 위해서 그런 직책이나 그런 것들에 있어서 좀 명칭을 바꾼 거죠.
▶ 장윤선 : 아, 그렇군요. 저는 왜 한국은행 총장이라고 했을까 굉장히 좀 궁금했었는데요. 영화를 딱 만들고 나니까 아, 내가 보기에는 이 대목은 이렇게 했어야 되는데 조금 아쉽다 하는 것도 있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작가님 보시기엔 그런 게 있습니까? 아니면 완벽한 영화입니까?
▷ 엄성민 : 뭐 ‘이 영화가 완벽해’ 라는 건 아니지만 사실 작가가 시나리오를 쓸 때 생각하는 그림들이 분명히 있긴 하지만
▶ 장윤선 : 네.
▷ 엄성민 : 저는 이 영화에서 만큼은 정말 제가 생각했던 어떤 장면들보다 더 좋은 모습과 좋은 연기를 보여주셔서 사실 작가 입장에서 굉장히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죠.
▶ 장윤선 : 그렇군요. 그 이제 영화 속에 나오는 대사 가운데 국민들이 이 대사는 좀 기억해 주거나 아니면 이건 좀 유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것도 좀 생각하십니까?
▷ 엄성민 : 어, 저희 영화가 유행어를 바랄 건 아닌 것 같아서 유행어에 대한 그런 거 전혀 없었지만 마지막에 이제 한시현 캐릭터 목소리로 나오는 ‘두 번 지고 싶진 않다’, 그 말이 사실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궁극적으로 건네고 싶은 말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 장윤선 : 그렇군요. 사실 이 영화 호화캐스팅이잖아요. 굉장히 유명한 배우들이 많이 참여를 한 영화인데 배우들이 처음에 시나리오를 보고 이 작품을 할 건가 말 건가를 결정한다고 들었거든요. 김혜수 씨가 이 작품 시나리오 처음에 보고 어떤 얘기를 하던가요? 뭐 김혜수 씨나 유아인 씨나 이런 배우들이 어떻게 얘기를 하던가요?
▷ 엄성민 : 김혜수 배우님 같은 경우 저도 언론보도를 통해서 들었지만
▶ 장윤선 : 아, 직접 만나지 못하시고?
▷ 엄성민 : 직접 만나긴 했지만 ‘제가 시나리오 처음보고 어떠셨습니까?’ 이렇게는 뭐 묻진 않으니까요. 저도 언론보도를 통해서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 들었다, 뭐 누워서 읽다가 앉아서 다시 보게 됐다’ 그런 말씀을 해 주신걸 뭐 저도 나중에 알았고,
▶ 장윤선 : 네.
▷ 엄성민 : 사실 배우 캐스팅 같은 경우는 어떤 작가의 상상력이 영역이라기보다는 같이 영화를 만드신 프로듀서나 제작자 분의 역량이 굉장히 크게 반영된 부분이기 때문에
▶ 장윤선 : 네.
▷ 엄성민 : 좋은 배우들을 캐스팅 해 주시는 것에 대해서 저도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을 하지요.
▶ 장윤선 : 예전에 그런 얘기가 있었어요. 동네 어느 할머니께서 ‘이제 IMF귀신 갔니?’ 뭐 이런 얘기를 했다는 얘기들이 있었는데 그러니까 그 정도로 이제 대한민국 경제에 굉장히 큰 상처를 낸 대대적인 사건이었고 그리고 또 이제 수많은 경제평론가들도 그렇고 경제학자들도 그렇고 그때부터 대한민국 양극화가, 그러니까 예전 같으면 한 동네에 부잣집의 아이들 가난한 집의 아이들에게 한 동네에서 골목 문화가 있어서 같이 이렇게 사는 더불어 같이 사는, 뭐 부자가 있으면 어려운 사람도 있고 같이 서로 돕고 이러면서 이제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 경제였는데 IMF이후에는 극단화 돼 가지고 완전히 전혀 다른 동네, 요새는 이렇게 임대아파트 하고 분양아파트 간의 무슨 그 철조망도 친다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딱 극단화 된 형태로 양극화된 형태로 이제 계속 그 속도가 많이 나고 있는데 거기에 좀 경고음을 낼 수 있다 이렇게 평가, 자평 하십니까?
▷ 엄성민 : 저희 영화가 그런 거에 경고음을 내기 위해서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를 통해서 진행자께서 말씀하신 그런 지점도 역시 한 번 생각해 볼만한 지점들이죠. 사실 IMF와 구제금융 협상이 남긴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는 좀 정리하는 지점들이 있는 거 같아요. 영화 개봉 이후에 여러 가지 나오는 목소리들을 보더라도 여전히 논쟁적인 부분들이 있는 거 같아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빈부 격차의 문제, 또 양극화의 문제 그런 것들에 대해서 저희 영화가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그런 역할을 한다면 그 또한 좋은 역할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 장윤선 : 관객이 지금 280만 300만을 눈앞에 대단한 시나리오 작가 아닙니까?
▷ 엄성민 : 영화 개봉 하고 나서 간접적으로 또 직접적으로 영화를 보시는 분들은 후기를 굉장히 많이 읽고 있거든요. 근데 그런 이야기들 속에 어쩌면 우리 영화가 정말 한 번 짚고 싶었던 그 97년의 민낯이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예를 들면 관객 분들이 자기가 경험하셨던 각자 경험하시는 97년의 기억들, 나는 그때 뭘 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경제위기로 와서 어떻게 어떤 아픔을 겪고 실제 그랬고, 도산을 하고 가족이 헤어지고 그런 아픔들을 많이 이야기하시더라고요. 또 그런 이야기들을 저희에게 직접적으로 또 간접적으로 많이 해 주시는 걸 들으면서 이 영화가 사실 우리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그 시절 아픔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 복기 하는 게 아닌가 라고 생각이 들고, 사실 그 지점에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이 드는 지점인 것 같아요.
▶ 장윤선 : 저는 영화작품 쓰신 시나리오 작가께서 직접 국민들께서 그 영화 보고 나서 감상후기 올리는 것까지 이렇게 꼼꼼하게 챙겨서 보실 줄은 몰랐거든요.
▷ 엄성민 : 아무래도 첫 작품이고 하다보니까 더 신경도 쓰이고 해서 그런지
▶ 장윤선 : 근데 저는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소통을 하면 다음 작품 쓰실 때 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이제 기대를 하게 되는데요. 끝으로 한 30초로 남았는데요. 저희 프로그램 함께하시는 시청자 여러분들께 이 작품 꼭 하시고 싶으신 당부 말씀 있으면 한 말씀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 엄성민 : ‘국가부도의 날’ 영화는 97년 그 당시에 아픔을 다시 한 번 꺼내는 굉장히 어떻게 보면 힘든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 시절을 버텨낸 분들에게 우리 각자의 문제가 아니라 그 당시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하는, 그러면서 그분들께 작은 위로를 전하고픈 작품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시고 가족들과 또 주변 분들과 다시 한 번 이야기 한 번 더 해 보는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장윤선 : 오늘 어려운 자리 함께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이 영화 대박 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 엄성민 : 감사합니다.
▶ 장윤선 :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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