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벼랑 끝 마을버스 "이대로 가다간 멈춥니다"

정선미 기자

tbscanflysm@tbs.seoul.kr

2021-03-0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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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곳 중 한 곳이 바로 운송업계죠. 특히 상대적으로 영세한 마을버스 업계는 도산 위기에 처한 회사가 적지 않습니다.

    똑같이 시민들을 태우고,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도 같은데 시내버스와는 차별되는 지원이 업계의 불만입니다.

    이 내용 취재한 정선미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마을버스 회사 대표들이 거리로 나왔죠?

    【 기 자 】
    네, 제가 직접 현장을 가봤는데요. 마을버스 회사 대표들이 돌아가면서 서울시청과 시의회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18일부터 시작한 시위가 이제 열흘 정도 지났습니다.

    이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는 시위현장에 들고 나온 피켓 문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살려달라",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는 겁니다.

    실제 서울시 분석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유행이 있을 때마다 마을버스 이용객이 크게 줄었는데요.

    전년과 대비해 지난해 3월 1차 대유행 때는 39.7%, 8~9월 2차 대유행을 지나면서는 31%까지, 그리고 3차 대유행인 12월엔 40%까지 이용객이 떨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코로나가 이렇게 장기화할 줄 모르고 대부분 은행에서 대출해서 적자를 메꿔 운영을 이어갔는데, 2차 대유행을 지나면서 제1금융권 은행들에서 대출을 막았습니다.

    경영 상태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고 판단한 거죠.

    그렇다 보니 제2금융권, 더 나아가 사채까지 끌어와 운영을 하는데도 운전기사 월급은 밀리고 텅텅 빈 차를 운행하는 일은 계속됐습니다.

    적자가 계속되다 보니 결국 마을버스 운행 횟수를 줄일 수밖에 없게 된 거죠.

    【 앵커멘트 】
    이렇게 마을버스 운행이 지연되면 불편해지는 사람은 결국 이용하는 시민들이잖아요?

    【 기 자 】
    그렇죠. 흔히 마을버스를 보고 '실핏줄'이란 말을 많이 쓰죠, 그만큼 지하철이나 시내버스가 다니지 못하는 좁은 골목골목, 집 앞을 연결해주니까요.

    그래서 이용객도 많습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가장 많은 상위 5개 노선 중 4개가 마을버스 노선입니다.

    서울시 전체 마을버스 노선이 249개인데, 이 중 70%인 175개 노선이 경영이 나빠져 평균 17%, 최대 30%까지 운행 횟수를 줄였습니다.

    영등포나 서초 지역에선 배차간격이 최대 15분 이상 늘어난 노선도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시민들이 많이 불편하겠네요.
    저희가 앞서 보도해드렸습니다만, 적자인 마을버스 업체에 서울시의 재정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지 않으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진 거죠?

    【 기 자 】
    맞습니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마을버스 한 대당 수익이 지원운송원가 45만7천 원에 미치지 못하면, 그 차액을 재정지원금으로 지급해 왔는데요.

    코로나19 고통 분담 명목으로 서울시가 지난해 3월 한시적으로 지원운송원가를 41만천 원으로 10% 낮췄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장기화로 이용객이 늘지 않으면서 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적자 업체가 많이 증가했고, 예산이 부족해진 서울시는 6월 이후로는 자치구와 재정지원금을 7대 3 정도로 분담했습니다.

    문제는 서울시의 통보에 응한 자치구는 올해 2월까지 25개 중 3곳뿐이었습니다.

    이미 예산이 바닥난 서울시도 70%를 다 지원하지 못했습니다.

    승객이 줄어 수입도 줄어든 데다 적자를 메꿀 지원금마저 부족하다 보니 마을버스의 운영난은 더 악화할 수밖에 없던 겁니다.

    【 앵커멘트 】
    그런데 사실 마을버스뿐 아니라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모두가 어려운 상황인 건 마찬가지잖아요?

    【 기 자 】
    그렇죠, 문제는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가?' 입니다.

    올해 서울시의 버스 재정지원 예산안을 보면, 시내버스에 4천5백6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천8백억 원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마을버스는 작년과 동일한 260억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그래서 형평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마을버스 업계는 서울시가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시내버스에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마을버스에는 추가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이 맞지 않다고 주장하는데요.

    서울시는 현재 마을버스 업계 감사가 진행 중이라며 감사 결과 경영상태가 투명하다고 판단되면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감사 결과는 4~5월 중에나 나오니 마을버스 업계가 추경까지 앞으로 몇 개월은 더 버텨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하지만 마을버스 회사 대표들은 더는 버티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조택만 사장 / 영운운수
    "힘듭니다 힘들어. 많이 괴롭습니다. 때만 되면 괴롭습니다, 급여 때. 그때가 돌아올 때 상당히 괴로워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저희 같은 경우를 두고 보면 몇 개월 못 버팁니다."

    【 앵커멘트 】
    상황이 이런데, 현실적인 대안이나 대책은 없습니까?

    【 기 자 】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송도호 의원은 6년째 오르지 않고 있는 마을버스 요금 인상이 방법이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다 서울시장 선거 이슈 때문에 요금 인상은 더 어려워 보입니다.

    지난해 한 달 재정지원금으로 50억 원이 들어가야 하는데 실제 지원은 절반 정도에 그쳤다며, 현 상황에서는 적자 노선에 대한 재정 지원금 지급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송도호 시의원 /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2월 25일. 서울시의회 299회 임시회)
    "지금 마을버스가 다 파산 위기에 몰려있습니다. 외부회계 감사해보면 다 나올 겁니다. 실제로 지금 상황 어렵고, 코로나 진정되면 더 좋아지겠죠. 지금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감안해 (지원해줘야 합니다.)"

    【 앵커멘트 】
    한편에선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시내버스와 똑같이 마을버스에 지원을 하는 것이 맞냐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흔히 마을버스를 보고 '서민의 발'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서민의 발이 멈추지 않을 방법이 빨리 모색되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마을버스폐업위기 #코로나19영향_승객감소 #서민들의실핏줄 #살려달라_피켓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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