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1/31(수) 윤나리 변호사(양승태 대법원 시절 판사로 재직)와의 인터뷰
작성자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록일 2018-01-31 08: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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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2부



[인터뷰 제 1 공장]

"판사 블랙리스트? 국정원이 운동권 관리하던 행태와 판박이!"

- 윤나리 변호사(양승태 대법원 시절 판사로 재직)



김어준 : 사법부 블랙리스트의 의혹의 핵심은 법원행정처의 사찰이죠. 사찰은 존재했다 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 가득한 문서가 공개됐는데, 이 문서에 이름이 등장하는 당시 판사직에 계셨던 윤나리 변호사님이 스튜디오에 직접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윤나리 : 안녕하십니까? 


김어준 : 네. 대본을 들여다봐도 소용이 없으세요. 제가 그렇게 안 하기 때문에. 대본을 문서처럼 이렇게 들고 계시는데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윤나리 : 네, 알겠습니다. 그냥 편하게 하겠습니다. 


김어준 : 작년 2월까기 판사셨죠? 이 문서에 이렇게 등장합니다. '윤나리 판사, 자유분방하고 직설적인 면이 있으나 선을 넘지는 않는다.' 이렇게 평가되어 있어요. 이 문서 보셨죠?


윤나리 : 네, 봤습니다. 나중에 봤고요. 처음에 저는 판사가 아니니까 이걸 뒤늦게 보게 됐고요. 갑자기 동료 판사들로부터 '자유롭고 직설적인 윤나리 판사, 문서에서 보고 반가워서 카톡 보내.' 이렇게 막 카톡들이 오는 거예요. 그래서 “그게 무슨 소리야?” 이러면서 보니까 그렇더라고요.

 

김어준 : 나쁜 평가는 아니에요. 그렇죠?


윤나리 : 저 법원 생활 잘 한 것 같습니다. 


김어준 : 좋은 평가든 나쁜 평가든 이렇게 평가의 대상이 되는 것 자체가 기분 나쁘다고 하던데요, 보통은?


윤나리 : 섬뜩하죠. 이 평가가 다른 판사들한테 물어보니까 상당히 정확하다고. 친한 사람들한테 "이거 상당히 정확한데? 너에 대해서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이 올린 평가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순간 섬짓하죠. 


김어준 : 그랬다는 얘기는 판사하실 때 가까이 있던 누군가가 이런 평가를 법원행정처에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건넸다는 소리잖아요?


윤나리 : 그렇죠.


김어준 : 거점법관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윤나리 : 보고서도 많이 읽어보셨나 봐요?


김어준 : 다 봤죠, 저는.


윤나리 : 재미있는 용어가 많습니다. 거점법관, 왕당파, 핵심세력. 


김어준 : 핵심판사던가. 핵심판사는 괄호치고 나쁜놈들이고요. 왕당파는 자기들이고요, 작성한. 저는 그 중에 제일 웃긴 표현이자, 저는 밖에 있는 사람이니까, ‘이 사람들 진짜 골 때리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게 거점법관이었어요. 거점법관이 표현이 자세히 되어 있지는 않지만, 결국은 자기들이 믿을 수 있고 곳곳에 암약하는 빨대, 프락치 내지는 정보원. 일반적으로 그렇게 말할 역할을 하는 판사들이었던 거잖아요. 그러니까 판사님 주변에도 거점법관이 있었던 거죠.


윤나리 : 있었겠죠.


김어준 : 그렇게 생각하면 판사들이 좀 오싹하지 않습니까?


윤나리 : 오싹하죠. 그리고 또 되게 분개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법원에 이런 모습이 있었다는 걸 국민들한테, 정말 부끄럽다.” 이렇게 하는 말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김어준 : 국정원이 IO나 요원들 침투시키는 것은 그게 그 사람들 직업이니까요, 공작이. 판사들이 판사들을 동원해서 이렇게 했다는 것은 정말 상상하기가.


윤나리 : 상상하기가 어렵죠. 저희도 그 지점이 아마 판사들이 제일 놀라울 거예요. 동료가 동료를. 그리고 판사들이 사실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거의 외부와 접촉이 차단된 채 살다시피 하거든요? 집, 회사, 집, 회사. 업무량이 엄청 많기도 하고 외부랑 접촉해서 한 번 씩 문제가 생기니까. 


김어준 : 오해를 사니까? 사건 관계자를 만나면.


윤나리 : 네 그래서 판사 동료들끼리 되게 친해요. 


김어준 : 그 부분을 이해하는 사람들끼리만.


윤나리 : 그렇죠. 그런데 그 중에 한 명이, 그중에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보고를 했다는 것은 정말로 놀랍죠. 그런데 변명을 조금 한 쪽으로 생각하자면 그 분들이 그것을 알고 그런 역할을 하는 분도 있었겠지만, 모르고 이용당하는 분들도 있었을 것 같아요. 


김어준 : 그렇죠. 이런 문서가 작성되는 줄 모르고 물어보니까 답했을 수도 있죠. 


윤나리 : “걔 어떠냐.” 이러면. “응, 이렇지 뭐.” 이렇게 얘기했을 수도 있어요. 


김어준 : “자유분방하고 직설적이지만 선을 넘지는 않아.“ 그런데 이게 문건으로 작성되려면 이 평가가 신뢰할 만한, 그러니까 이런 평가를 할 만큼 잘 알고 있어요. 윤나리 변호사님을.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평가가 나와야 이렇게 적을 거잖아요. 그러니까 윤 변호사님 판사 시절에 굉장히 옆에 있었던 사람이죠.


윤나리 : 자꾸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더 섬뜩하고. 


김어준 : 혹시 결혼을 동료 판사와 하신 건 아니죠?


윤나리 : 전혀 아닙니다.


김어준 : 남편을 의심해 볼 수도 있거든요, 그럴 경우에. 그건 아니다. 그리고 또 변호사님은, 색깔로 성향을 분류해 놨는데. 검은색, 빨간색, 파란색. 여기서는 빨간색이 나쁜 사람들이 아닙니다. 보통은 적색분자, 빨간색을 요주의 인물로 하는데 여기서는 빨간색이 오히려 정반대인 것 같아요. 그런데 본인은 파란색이에요. 파란색은 뭡니까? 


윤나리 : 중간? 중간 정도 선호되는. 빨간색은 최선호, 파란색은 중간정도 선호. 검은 색은 있어도 좋음. 그 리스트 자체가 일종의 꼼수리스트에요. 


김어준 : 어떤 의미에서 꼼수리스트죠? 


윤나리 : 그 리스트를 만든 게 기자 분들은 거기에 그 보고서가 엄청 방대한데, 리스트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주목하는데, 그것은 사실은 좀 나중에 뒤에 말할 핵심판사, 그것보다는 덜 중요한 건데 ‘사법행정위원회’라는 걸 만들었어요. 판사들이 너무 표현에 대해서 너무 억압하고 관료주의가 심해지니까 판사들, 그러니까 ‘보통의 평판사들도 사법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루트를 만들어 달라.’ 이런 요구를 많이 하기 시작했거든요. 거기에 대해서 행정처에서 내놓은 대안이 사법행정위원회라는 걸 만들었어요. 


김어준 : 평판사들도 법원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하나의 창구로?


윤나리 : 일종의 자문기관으로, 대법원장에 대한. 그런데 그게, 그러면 판사회의에서 그 대표를 선출을 해야될 것 아니에요? 상식적으로는. 그런데 그 대표들을 각 지역의 고등법원장들에게 선출하도록 했어요. 다시. 사실은 의미가 없죠. 


김어준 : 그러니까요. 예를 들어 회사로 치면 지점장들한테 자기가 원하는 사람들을 뽑으라는 것 아닙니까? 당연히 지점장에게 충성하는 사람이 뽑히겠죠. 


윤나리 : 네. 그렇게 될 것 같으니까, 그러면 흥행에 완전 실패하잖아요. 역시나 저것은 그냥.


김어준 : 또 다른 관료주의다.


윤나리 : 네. 그냥 겉보기, 보여주기 꼼수에 불과하다. 이렇게 내부평판이, 내부에서 그런 의견들이 나오니까 그 리스트를 만든 거죠. 왕당파들을 배제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넣은 것 같지만, 이 사람들이 크게 행정처 정책에 반기를 들 것 같지는 않은 사람.


김어준 : 체제에 순응적인 사람들을 중심으로 직접적인 왕당파, “저 사람 봐. 양승태 사람이지.” 이런 소리는 안 듣지만 이런 사람을 넣으면 양승태 대법원장의 방향에 반기를 들 정도는 아닌 사람들?


윤나리 : 그러니까 외관으로 봤을 때 다양성은 갖추지만 크게 문제는 안 일으킬 사람.


김어준 : 본인은 그럼 중간 정도 되는 사람이네요?


윤나리 : 그럼요. 저는 선을 넘지 않잖아요. 


김어준 : 그러니까 사람들이 보기에 자유분방하고 자기주장을 하기는 하지만 직접 반기를 들 것 같지는 않은, 포섭은 될 수 있는 사람. 이런 회색분자로 분류되신 거네요?


윤나리 : 좀 그런 면이 있죠. 


김어준 : 그러니까 이 문서는 “이게 블랙리리스트 아니냐.” 혹은 “이게 성향분석이 아니냐.”라고 하는데, 이것은 아예 블랙리스트는 제외해 버리고.


윤나리 : 예. 아예 그런 건 아니고.


김어준 : 아예 제외하고 포섭이 될 수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그중에 약간 등급을 나눈 거네요? 그 중에 중간 정도 등급으로 분류되신 거고요. 선을 넘지 않기 때문에.


윤나리 : 선도 사실 몇 번 넘었는데. 그렇게까지 자세히 관찰은 못 하셨나봐요. 


김어준 : 여기 출연하신 자체가 사실 선을 넘었는데. 


윤나리 : 아뇨. 작년에 선을 넘었어요. 제가 나오자마자 이 사태가 터지고 나서 한겨레에 기고를 했거든요. ‘판사들의 거짓말’이라고. 왜냐하면 이 사태가 묻힐 뻔 했어요. 


김어준 : 그래요? 


윤나리 : 이게 처음에 어떻게 촉발됐는지 아시죠? 


김어준 : 누군가,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나는데.


윤나리 : 이 모 판사가 행정처 발령이 취소되고 돌아가면서 됐는데. 


김어준 : 그때 법원행정처  가려고 했더니 “거기 가서 문서를 열어보면 성향 파일들이 있을 텐데 너무 놀라지 말라.” 그런 얘기를 들었다.


윤나리 : 네. 그래서 이제 못하겠다 그러고 돌아가는 얘기가 있었는데, 언론이 처음에 한 곳만 보도해주고 그 뒤로는 보도를 안 해줬어요.


김어준 : 저희는 계속 떠들었어요. 


윤나리 : 그런데 국민들이 아무도 모르고 판사들도 몰랐어요. 긴가 민가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는 거예요. 이대로 묻히면 안 되겠다 싶어서.


김어준 : 본인이 그 때 처음으로?


윤나리 : 아니요. 제가 처음이 아니고 경향신문에서 먼저 나고, 다른 신문사에서는 실어주지 않았어요. 후속기사들을. 그래서 “그래, 그럼 기사를 안 실어주면 내가 기고라도 하겠다. 그건 가능하냐.” 그래서 한겨레에 기고를 했죠. ‘판사들의 거짓말’이라고. 그런데 그게 선을 넘은 거죠. 


김어준 : 판사직에 계실 때 기고하신 겁니까? 


윤나리 : 나오자마자 변호사 개업하기 전에. 


김어준 : 나온 다음에 했으니까, 역시 선을 넘지는 않는다. 판사직에 계셨을 때 하셨어야 선을 넘는 건데. 여하간 오래 걸렸어요. 


윤나리 : 네. 거의 1년 걸렸죠.


김어준 : 저도 기억하기로 거의 1년 전 쯤에 처음 나왔는데 기사가 많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주목한 기사였는데. 


윤나리 : 혜안이 있으시네요. 


김어준 : 있습니다. 그런데 정보가 많지 않으니까 지속적으로 떠들 수는 없죠. 이게 그런 리스트를 만들었다는 건 자기사람으로 다 채우면 눈치가 보이니까 균형을 맞춘 것처럼. 균형을 너무 안 맞추면 “너희들끼리 다 해 먹어라.” 이런 소리 나오니까. 일종의 안전장치처럼 균형를 맞추려고 했는데 그렇다고 블랙리스트, 자기들 말 안 듣는 사람을 끼워 넣을 수는 없고. 


윤나리 : 그런 분들도 몇 분은 들어가 계세요. 그 분들 중에서도 조금, 그런 분들. 


김어준 : 지금은 핵심, 핵심이 소위 말해서 블랙리스트죠.


윤나리 : 네. 그게 블랙리스트죠.


김어준 : 이 분들은 형사재판부에 지난 7년간, MBC 보도에 따르면, 한 사람을 제외하고 아무도 임명되지 않았다. 거기로 가지 않았다고 그랬는데, 이게 의미하는 바가 뭡니까? 형사재판부에 안 보낸다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윤나리 : 형사재판이 아시다시피, 지금 온갖 국정농단 사건, 우리 공장장님도 형사재판도 받아보시지 않으셨나요?


김어준 : 형사재판이죠. 대부분. 


윤나리 : 형사재판이라는 게 굉장히 시국과 밀접한, 특히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재판은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정치적으로 민감한.


김어준 : 그렇죠. 정권에 치명적일 수도 있고.


윤나리 : 그게 원래 옛날부터 그런 말이 있었어요. 제가 들어올 때부터 ‘형사재판은 아무나 보내지 않는다.’ 특히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재판은 정말 인정받는, 실력으로도 당연히 인정받겠지만, 대세를 거스르지 않는 판단을 할 사람.


김어준 : 예를 들어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에는 양승태 대법원장을 거스르지 않을 사람으로 인사를 하도록 노력했겠군요. 그런데 거기에 포함되지 못하는 사람들인 거죠, 21명은. 


윤나리 : 그렇게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옛날부터 그런 말은 판사들 사이에서 자조 섞이게 많이 나왔고, 그런데 이번에 MBC 보도에서 그런 보도를 봤어요. 어떻게 취재하셨는지 모르겠어요. 대단하십니다. 


김어준 : MBC 요즘 살아나고 있어요. 그런데 이거 굉장히 핵심을 짚은 보도였거든요. 이 사람들이 어떻게 됐을까? 핵심판사들이. 이 사람들이 어떤 불이익을 당했을까? 그런데 판사들 불이익이라는 게 감봉한다든가 이런 게 아니잖아요. 


윤나리 : 그렇죠. 눈에 보이게 불이익을 되게 많이 줄 수 있어요. 임지라든지, 아니면 보직이라든지. 중요한 포스트들이 이런 거죠. 서울 형사부, 아니면 행정법원. 행정법원에도 보면 굉장히 4대강이라든지 정치적으로 예민한 이슈들이 많이 가잖아요. 촛불집회 허락해 줄 건지, 안 해 줄 건지. 이런 것도 다 행정법원에서 하잖아요. 그런 자리들에 더 믿을 만한.

 

김어준 :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반하지 않는 사람을 꽂고, 양승태 대법원장이 보기에 문제를 안 일으킬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가게 되는. 


윤나리 : 그런 면이 있다고 판사 사이에서는 그렇게 회자됐어요. 


김어준 : 그렇겠죠. 왜냐하면 이 문건을 왜 만들었겠어요?


윤나리 : 문건을 왜 만들겠어요? 밥을 왜 짓겠어요? 밥을 먹으려고 밥을 짓지.


김어준 : 문건을 쓰려고 만든 거죠. 이 내용을 분석해서 자기들이 원하는 사람들을 원하는 위치에 보냈겠죠. 원하지 않는 사람은 배제하고.


윤나리 : 이 문건은 사실 그렇게까지 드러난, 모든 판사들에 대해서 성향분석을 한 문건은 아니고요. 아까 말했던 꼼수리스트. 거기 60명, 그리고 핵심. 그러니까 보통의 평판사들과 떨어뜨려놔야 될 핵심 20명 정도. 그 정도거든요. 그런데 그 20명 중에서 몇 명에게는 굉장히 디테일하게 그 사람의 정보를 파악했어요.


김어준 : 그런데 이것도 문건이 다 열린 게 아니잖아요. 760건 정도는 아예 비밀번호가 걸려있어서 못 열었잖아요. 삭제된 것도 300건 있고. 그리고 아예 PC로 제출하지 않는 법원행정처 처장도 있고. 그 양반은 왜 안 냅니까? 


윤나리 : 그분이 안 내신 게 아니죠. 그 분은 이미 나가셨고, 그것은 행정처가 관리하고 있는데 행정처에서 안 내놓은 거죠. 


김어준 : 행정처가 대법원장의 요청에도 그렇게 거절할 수 있는 거예요? 


윤나리 : 행정처장님이 따로 계시니까요. 그러게요. 저도 윗분들 얘기는 잘 모르죠. 그런데 그런가 봅니다, 행정처는. 


김어준 : 이런 경험해보신 적 있으세요? 대법원장이 내놓으라고 하는데 처장이 싫다고 그러는 걸 본 적 있으세요?


윤나리 : 저는 경험이 없죠. 내부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겠지만 행정처에서 거부한 건 확실히 그 문건에 적혔어요, “제출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협조해주지 않았다.” 


김어준 : 이게 상상하기 힘들거든요. 조직의 장이, 사실 범죄 아닙니까? 범죄와 관련한 증거물을 내놓으라고 했는데 “안 돼.” 이런 것 아니에요. 이해가 안 가거든요, 일반인들은? 왜 그러는거예요? 말이 됩니까? 


윤나리 : 저도 여쭤보고 싶어요. 왜 그러는지. 그런데 이게 아마 행정처와 일반 판사들 간에 지금 되게 괴리감이 있는 것 같아요. 


김어준 : 행정처는 여전히 양승태 대법원장이 임명한 사람들로.


윤나리 : 많이, 현재도 있고, 또 거기 들어가면 그 나름대로 “우리도 조직을 위해서 일했다.” 그런 게 있지 않을까요? 국정원에서 심리전단을 했던 사람도. 


김어준 : 이해해주시려고 하는 겁니까? 선을 넘지는 않는다.


윤나리 : 이해하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내부논리라는 게 있으니까. 아마 그렇게 되는 게 아닌가 싶고요. 


김어준 : 제 말은 그게 옳으냐, 이거죠. 그렇게 하는 게.


윤나리 : 당연히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죠.


김어준 : 그러면 행정처를 싹 갈아버려야 되는 것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이런 상황에서도 그걸 저항하면서 막아보려고 하고 숨기려고 하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윤나리 : 그렇죠. 그래서 이번에 김소영 행정처장이 물러나신 것 아닌가요?


김어준 : 그걸 저한테 물으시면 안 되고요. 그랬겠죠.


윤나리 :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니라고 하시지만, 사실은 그런 게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았을까요?


김어준 : 그러니까요. 대법원장이 사태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 관련된 자료를 내놓으라고 하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안 내놓고. 비밀번호 내놓으라고 하는데 안 내놓는 것 아닙니까? 제목만 봐도 이상한 파일들이 있어요. 


윤나리 : 제목만 봐도 이상한 파일이 진짜 있어요. 저는 이 파일을 꼭 열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게, 국제인권법연구회 괄호 안에 인사. 


김어준 : 그게 핵심 아닙니까? 블랙리스트가 득실득실한 곳 아닙니까? 


윤나리 : 진짜 실행이 됐는지 안 됐는지를 바로 검증해 볼 수 있는 파일일 것 같아요, 파일명만 보면. 


김어준 : 그거 자기들이 열어서 지워버렸지 않을까요 이미? 300건은 파일을 지운 게 아니라, 그러니까 파일 삭제하면 휴지통에 넣는다. 보통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그러면 또 이거 왜 지웠냐고, 혹은 복원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안하고. 내용이 심각한, 아마도 그래서 그랬겠죠? 심각했을 법한 내용들은 안에 있는 내용들을 지워버렸어요. 파일은 존재해요. 파일은 존재하는데 안에 텍스트가 하나도 없는 거예요. 그런 파일이 삭제파일인 겁니다. 아예 지운 걸 휴지통에서 꺼낸 게 아니에요. 


윤나리 : 저보다 더 디테일하게 아시는데요? 그런 얘기는 작년부터 떠돌았어요. 이게 단순히 휴지통에 넣어서, 그러니까 우리가 파일 삭제할 때 휴지통에 넣는 게 아니고 뭔가 특수한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웬만하면 복구하기 힘든 그런 걸 이용해서 지웠다는 얘기는 작년부터 있었어요. 


김어준 : 그것은 또 그것대로 물리적으로 삭제하는 것이고 제 말은 뭐냐하면 내용을 삭제해버리는 거예요. 문서를 열었어요. 백지예요, 백지. 그런 삭제가 있는 겁니다, 지금.


윤나리 : 그런 것은 복구할 수도 없지 않나요? 


김어준 : 없죠. 내용이 없는데 어떻게 복구를 합니까? 그렇게 지울 만큼 자기들도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파일들이 있었던 것이고, 그걸 안 내놓는다는 게 말이 안 되는데.


윤나리 : 그런데 못 지운 것들이 이 정도 수준이면 지운 것들은.


김어준 : 그러니까요. 비밀번호를 안 내놓는 건 또 어떻고. 그리고 또 키워드 검색으로 찾은 것이기 때문에 키워드로 안 걸린 것도 얼마나 있겠습니까? PC 통째로 안 내놓는 건 또 어떻고요. 이거 일반인들이 생각하면 “이거 압수수색해야 되는 것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사법부 내에서 이 사안을 조사하고 있잖아요. 저는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판사를 하셨으니까 판단해 주세요. 직장입니다. 일반회사인데 사장이 직원들을 거점부장, 거점과장, 거점사원을 두고 다 감시를 해요. 그 다음에 카페에 들어간 거 다, 이메일 다 뜯어봐요. 개인들 이메일 다 뜯어보고, 카페에 들어간 행위, 무슨 게시물을 쓰는지 다 기록하고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이 사람들이 말을 듣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회유하거나 할지. 그리고 분류를 쭉 하고, 카톡도 들여다보고 다 했어요. 직원들끼리 회사하고 상관없이 밖에 나가서 만든 카페까지 쫓아가서. 그러면 그 사장, 직원들한테 고소고발 당하지 않습니까? 


윤나리 : 그런데 조금 다르신 게 있어요. 카톡이랑 이메일을 몰래 뜯어본 게 아니고요, 그 이메일을 개인적으로 받은 누군가가 그 이메일을 상부에 보고한 거예요.


김어준 :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어쨌든 그들끼리 자기들끼리 있는 카페에 들어가서 누군가 침투시켜서 한 건 맞잖아요. 이런 행위 전반에 대해서 직원들이 알았어요, 분노했어요 사장에 대해서. 그래서 고소고발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죠?


윤나리 : 판사 내부에서 그런 일이 있기는 조금 힘들 것 같아요. 그런데 직원들이 했다는 뉴스를 본 것 같은데요? 


김어준 : 제 말은 일반적인 회사 같은 경우에 고소고발할 수 있죠? 사장은 처벌을 받겠죠. 


윤나리 : 네. 무슨 죄로?


김어준 : 무슨 죄로 처벌을 받겠죠. 그러면 이 사건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그렇게 처벌 받아야 되는 것 아닙니까? 판사들에 의해서 지목돼서 저 사람이 그런 일을 했다고. 


윤나리 : 그것은 좀 더 조사과정에서 밝혀져야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선을 넘지 말아야 되기 때문에. 그런데 저는 사법처리는 최종적으로 해야 될 부분이고요, 일단은 먼저 더 밝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물론 다 밝히고 나서 사법처리를 해야 되죠. 


윤나리 : 다 밝히고 나서 책임져야 될 사람은 법적인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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