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다" 약속 지키려면?…추모공간·다크투어리즘 조명

국윤진

tbs3@naver.com

2019-04-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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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어느덧 5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진상규명은 물론 희생자 추모공간을 두고도 난항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우리 사회가 이 같은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참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세월호 5주기를 맞은 진도 팽목항.

    세월호를 나타낸 철 조형물들이 누렇게 녹슬었고, 빛바랜 리본들이 바닷바람에 나부낍니다.

    가족 숙소 등 20여 채의 컨테이너가 있던 공간엔 단원고 학생들의 반별 단체사진으로 꾸며진 기억관과 가족식당 등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습니다.

    참사 후 5년이 지났지만 단원고 2학년 8반 고우재 군의 아버지 고영환 씨는 여전히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 INT 】고영환 / 고 고우재 군의 아버지
    "살아서 보진 못했지만 아이들을 받은 자리잖아요. 아이들한테 했던 약속은 너희들을 기록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놓고 간다고 했던 거고…."

    옛 가족 숙소 울타리에서 팽목항 방파제 구간에서는 현재 바다를 매립하는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진도군은 내년까지 진도 항만시설공사를 완료할 예정인데, 유가족과 시민들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는 이곳에 희생자 기림비와 30평 규모의 기록관 건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INT 】김남용 / 세월호 참사 5주기 팽목항 추모행사 추진위원회
    "여객선 터미널이 완공된다 하더라도 배를 타러 오거나 여행자들이 여기 와서 당시 세월호 참사의 흔적, 해난 사고의 흔적을 보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고요."

    단원고 학생들이 있던 경기도 안산시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정부는 안산시 화랑유원지 남쪽 빈자리에 '4.16 생명안전공원'을 조성할 계획이지만, 인근 주민들은 주택가에 봉안시설이 들어서면 안 된다며 반대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INT 】송형섭 / 경기도 안산시
    "안산의 심장과 같은 중심에 봉안시설을 만들겠다 하니 반대하는 것이고 제3의 장소나 위패가 안치된 하늘공원에 리모델링해서 멋지게 명품화를 만들어 주십사 하고…."

    4년 8개월간 서울 광화문광장을 지켰던 세월호 추모천막은 안전을 테마로 한 전시관으로 재탄생해 올해 말까지 운영됩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세월호 참사 관련 현장을 '다크투어리즘'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유대인 학살을 추모하기 위한 독일의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9.11 테러 현장인 미국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처럼 아픈 역사와 관광자원을 접목하자는 건데,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을 강조합니다.

    【 INT 】임지현 소장 / 서강대 트랜스내셔널 인문학연구소
    "비극적으로 희생당한 사람들에게 공감과 감정이입 등을 통해 그들과 호흡을 같이 갈 수 있는 취지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어도 상업적으로 소비해버리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해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된다…."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이들과 진상규명이라는 과제가 남았음에도 시간은 참혹한 기억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제2,3의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 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

    tbs 국윤진입니다.■


    [tbs 세월호 5주기 연속 기획]
    ① "내 안전은 내가 지켜요" http://reurl.kr/1A02C7AEYW
    ② 남은 이들의 "달라진 삶, 남은 과제" http://reurl.kr/1A02C7AFQY
    ③ "잊지 않겠다" 약속 지키려면?…추모공간·다크투어리즘 조명
    http://reurl.kr/1A02C7B0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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