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학의 사건, 검찰은 왜 덮으려 했나!…현직 총경 인터뷰

김새봄

tbs3@naver.com

2019-04-23 11:58

프린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진=연합>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진=연합>
  •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2부

    [인터뷰 제2공장] -전화연결

    김학의 사건, 검찰은 왜 덮으려 했나!

    - 익명, 현직 총경 (김학의 전 차관 수사 당시 경정)



    김어준 : 오늘 인터뷰가 많네요. 김학의 사건, 진도가 굉장히 더딥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관심도도 떨어지고 있는데, 오늘은 사건 당시 수사 실무 책임자였던 현직 경찰 간부 한 분을 인터뷰하겠습니다. 이름은 밝히지 않기로 했습니다.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총경 : 안녕하십니까?



    김어준 : 우선 현재 계급이 어떻게 되십니까?



    총경 : 지금 총경입니다.



    김어준 : 이름은 밝히지 않기로 했으니 총경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총경이면 일선 간부이신데 이 인터뷰에 음성변조 없이 응하시는 이유가 뭔가요?



    총경 : 그때 사건을, 그러니까 피해자 분들 얘기를 직접 듣고 사건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보고 화가 나고 답답해서 참기가 힘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사건은 분명히 경찰이 아니었으면 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고 묻혔을 사건이에요. 그게 팩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며칠째 경찰청 압수수색을 이 잡듯이 하고 있고 여자 분들한테는 무고 운운하면서 겁을 주면서 거짓말이나 하는 사람들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이게 참 견디기가 힘들고 답답해서, 그리고 이런 것들이 뭔가 본질을 흐리려고 이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까지 들어서 제가 얘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김어준 : 알겠습니다. 현직에 계신데 당시 직접 수사했던 사람으로서 당시 수사하고 보고 듣고 직접 경험한 내용이 있는데 지금 본질이 흐려진다. 그러는 것 같아서 지금 전화 인터뷰에 응하신다고 했는데, 그럼 총경님이 직접 겪었던 이 사건의 본질은 뭐라고 보시는 겁니까?



    총경 : 지금 상황은 이게 마치 사건은 강에서 났는데 사람들은 산으로 내려가고 있는 이런 것과 비슷하게 느껴져요. 본질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아주 간단해요. 경찰이 아니었으면 드러나지 않았을 사건, 그 본질은 뭐냐면 윤 씨 별장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과정에서 여성 분들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경찰이 어렵게 드러낸 것을 검찰은 왜 두 번이나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는지 밝히면 끝날 일입니다. 그런데 자꾸 엉뚱한 얘기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본질에 접근하려는 기색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과거사의 권고를 한 번 보시면 청와대는 외압을 행사했고, 여성들은 남성들을 무고했고, 경찰은 뭔가 감추려고 노력했다고 하는데 두 번이나 모른 척 했던 검찰에 대해서는 아무 잘못한 것이 없어요. 원주 별장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고사하고 온 국민이 다 아는 동영상의 실체에 대해서도 뭐라고 얘기한 게 없습니다. 수사단은 압수수색하고 경찰 뒤지고 윤 씨 체포해서 그 때 관련 있는 사건인지 뭔지 모르겠는 것으로 영장을 줬다는 건 알겠는데 검찰에 대해서는 뭘 하고 있는지 도대체 들리는 게 없습니다. 다른 사건 수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어준 : 총경님, 흥분하신 것 같은데 너무 빨리 말씀하셔서 못 따라가겠습니다. 제가 천천히 다시 질문을 해 볼게요. 그러니까 본질은 당시 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 그때 여성들이 어떤 피해를 입었냐. 그리고 경찰이 밝혀낸 실체가 있는데 검찰이 어떻게 덮었냐. 그 책임자는 누군가. 이거라고 보시는 거죠?



    총경 : 네, 그 정도로 간단합니다.



    김어준 : 그런데 현재 진행 방향을 보면 경찰을 계속 압수수색하고 있는데 당시 사건을 두 번이나 덮었던 검찰의 잘못에 대해서는 어떤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냐. 이런 데 대해서 분통이 터지시는 거고, 또 하나는 역으로 여성들이 무고죄로 고소당하는 상황, 이런 것을 지켜보시면서 화가 나시는 건데, 그러면 따로 따로 차근차근 짚어볼게요. 당시에 검찰은 김학의 전 차관의 성폭행 등 혐의에 대해서 무혐의 처분을 했었습니다. 그 이유가 지금 말씀하신 여성 피해자들의 진술이 신빙성이 부족하다. 그리고 증거가 불충분하다. 이 두 가지 이유였는데 우선 여성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보셨죠?



    총경 : 예.



    김어준 : 초기에 만나보신 셈인데 그때 이분들의 진술에 신빙성 문제가 있었습니까?



    총경 : 전혀 없었습니다. 경찰에서 여성분들은 아주 진실하고 일관되게 얘기했어요. 무서워서, 두려워서 망설이면서도 눈물까지 흘리면서 얘기하신 분도 계십니다. 거짓말이나 피해자답지 않은 태도를 전혀 느낄 수 없던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이게 이런 진술을 하셨던 분들의 진술이 왜 검찰만 가면 흔들리고 믿을 수 없게 되는지 제가 이해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검찰 가서 흔들리고 이상해졌는지를 따져볼 문제입니다. 13년 당시에 검찰 조사를 받고 온 피해자 분들이 ‘검찰은 경찰과 다르게 자신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그 힘들어 하는 말을 전해들은 적도 있습니다. 검찰은 경찰에서 이 건을 수사하기 시작한 초기부터 여자분들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그랬어요. 그때는 여자분들 진술이 왜 신빙성이 없는지 특별한 이유도 없을 텐데 그때부터 다짜고짜 신빙성이 없다고 했습니다. 수사 당시에 그게 참 이상했어요. 제가 보기에는 불기소한 이유도 그러한 예단이나 관점, 시각, 그게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의 연장이 아닌가 싶어요. 이런 성범죄의 경우에 이렇게 발생 시점하고 수사 착수 시점이 떨어져있으면 유일한 증거는 사실상 피해자 진술뿐입니다, 직접 증거는. 이런 경우에 만약에 누가 가해자의 변호인이라면 이 진술 흔드는 데 집중하는 게 1번이에요. 제가 보기에는 이게 우연인지 의도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당시의 검찰 수사의 방향은 그쪽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제가 억울하고 답답하고 왜 그랬는지 알고 싶지 않겠어요? 제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김어준 : 무슨 얘기인지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직접 수사했던 당시 여성들의 진술은 매우 일관됐는데 검찰에만 가면 신빙성 문제가 생긴다고 하고 검찰 다녀온 여성들이 검찰은 자기들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처음부터. 이런 말도 했었고, 그리고 이 진술을 흔드는 게 오히려 가해자 변호인 측에서 하는 행위인데 왜 검찰이 그렇게 했을까, 이런 의문을 가지고 계신 거죠?



    총경 : 예, 그렇습니다.



    김어준 : 알겠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당시에 여성들이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그렇게 신빙성을 흔드는 검찰의 수사 기법이 등장했었다고 추정을 한다면, 김학의 전 차관이나 윤중천 씨를 경찰에서 조사하는데 당시에 어떤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총경 : 특정 어떤 대상자를 경찰이 개인적으로 조사하는데 그 개인적인 개별 대상자에 대해서 어려움이 생기거나 그런 것은 없습니다. 다만 당시에 사건을 그때 진행하는데 외부적으로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은 있었던 것은 맞죠. 그러나 물론 저한테 당시에 수사하는 데 아무도 이래라 저래라 직접적으로 외압한 사항은 없습니다. 다만 이게 제가 처음 시작할 때 아무도 경찰에서는 발을 담그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이 있었고 수사 중에는 느닷없이 지휘부가 교체됐고, 그리고 인사 검증의 실패는 경찰에다가 밀어내는 그런 BH의 당시 태도가 있었고, 그리고 아주 우호적이지 않은 소극적인 검찰 지휘가 있었고요. 그 다음에 우리 직원들이나 저는 수사 후에 그런 상황이니 인사 보복을 당할까봐 두려워하는 이런 압박들 속에서 수사를 했던 것이 그게 어려웠던 것이지…



    김어준 : 본인의 환경이 그랬다는 것인데. 방금 인사 불이익 말씀하셨으니까, 실제 인사 불이익으로 볼만한 조치들이 있기도 있었습니까?



    총경 : 당시에 처음 시작할 무렵에 이 사건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그런 분들 한직으로 다 가셨어요. 한직으로 가실 상황이 아닌데 가셨습니다. 그것도 수사 중간에.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끝나고 나서 비수사 부서로 강제 발령됐죠. 제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는 것이 이 사건 끝나고 정상적으로 본래 있던 데로 돌아가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제가 다른 피의자 검거, 이런 것 때문에 외국 나갔다가 들어오는 인천공항에서 ‘너 내보내라고 한다.’ 얘기를 들은 게 지금도 제가 그게 잊혀지지를 않습니다.



    김어준 : 국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발령이 났다는 얘기를 들었다고요?



    총경 : ‘너 내보내란다.’하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러고 나서 발령이 났어요. 이게 상식적인 일이냐는 말이죠.



    김어준 : 본인의 환경, 또 경찰의 당시 수사에 임했던 사람들의 인사 불이익 말씀하셨는데, 제가 궁금했던 것은 검찰 쪽에서 비우호적인 태도라고 말씀하셨던 게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예를 들면 영장이 기각됐다, 이런 얘기도 언론을 통해 나오긴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거였죠?



    총경 : 방금 말씀하신 대로 언론에 몇 차례 나왔습니다. 당시 압수수색 영장이나 출국 금지나, 이런 것들이 수 차례 반려되고 기각되고 했고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런 지휘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이 납득할 수 없는 지휘가 몇 번 있었던 것, 예를 들면 처음에 막 수사를 시작할 무렵에 증거도 변변한 것도 없는 상황에 부인할 게 뻔한 주 피의자부터 불러 조사하라고 한다든가, 특정 사람의 혐의 범죄 사실을 빼고 출국 금지를 올려라 한다든가. 그리고 원본 동영상 확보하는 게 급해서 그것 가지고 있는 사람 급하게 추적하고 하려고 체포 영장 받고, 이런 것 하려고 하는데 그것 기각하면서 보강수사랍시고 엄청 써내려가지고 잡는 데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보이고, 이런 지휘들은 저희들로서는 기게 보강수사에 써 있기는 하지만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지휘였어요.



    김어준 : 알겠습니다. 간단하게 얘기해서 동영상 빨리 확보하려고 하는데 영장 안 내준다,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죠.



    총경 : 나중에 내주기는 내줬어요. 그런데 오래 걸리게 했다는 의도가 있는 거죠, 제가 보기에. 그런 생각이 자꾸 드는 겁니다, 그게.



    김어준 : 알겠습니다. 당시 수사 실무책임자로서 해당 사건을 가장 자세히 아는 분으로서 이 사건이 산으로 가고 있다. 본질이 이상해지고 있다는 생각에 직접 인터뷰에 응하신 것인데, 한 20초 남았는데 다시 한 번 모실 것 같습니다. 20초 남았는데 혹시 꼭 하시고 있으신 말씀 있으십니까?



    총경 : 검찰이 이번에는 좀 본질을 밝혀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보기에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복잡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왜 두 번이나 모른 척 하는 일이 있었는지, 이것만 밝혀주시면…

    목록
    다음 글 4/23(화) 홍영표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와의 인터뷰
    이전 글 4/23(화) 주진우 기자와의 인터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제공 tbs3@naver.com / copyrightⓒ tbs.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카카오톡 페이스북 링크

더 많은 기사 보기

개인정보처리방침  l  영상정보처리기기방침  l  사이버 감사실  l  저작권 정책  l  광고 • 협찬단가표  l  시청자 위원회  l  정보공개

03909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 31 S-PLEX CENTER | 문의전화 : 02-311-5114(ARS)
Copyright © Since 2020 Seoul Media Foundation TB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