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다시 보는 김영한 비망록‥'상고법원 설치' 카드로 법원 길들이기?

양아람

aramieye@naver.com

2018-01-2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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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
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
  •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 시사통과 똑기자의 '뉴스해부'

    ○ 앞서 전해주신대로 오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인 다스 이동형 부사장이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의 아들인 이 부사장은 다스의 협력업체 IM의 최대주주로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다스의 '120억원'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다스 자금이 비정상적으로 IM으로 흘러들어 간 경위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원래 이 전 대통령의 둘째 형인 이상득 의원도 소환하려고 했는데 이 전 의원 측의 요청으로 모레(26일)로 연기했는데요. 이 전 의원이 오늘 오후 집에서 점심을 먹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이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했습니다.
    정현은 오늘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준준결승에서 미국의 테니스 샌드그렌을 3대 0으로 꺾고 메이저대회 단식 준결승에 올랐는데요.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입니다.
    정현은 4강 진출로 7억5천만 원의 상금도 챙겼습니다.
    경기 후 정현 선수가 한국말로 인터뷰하는 기회가 있었는데요. 들어보시죠.

    <SYN>
    “현지에서 응원해주신 한국분들 정말 감사드리고요. 그리고 지금 한국에서 응원해주신 한국에 있는 저희 팀, 팬 분들, 친구들 정말 감사드리고 아직 시합 안 끝난 거 아니까 계속 응원해주세요. 금요일에 뵐게요. 감사합니다.”

    정현의 준결승 상대는 세계랭킹 2위인 스위스의 로저 페더러와 세계 랭킹 20위인 체코의 토마시 베르디흐의 경기에서 이긴 사람인데요. 정현이 4강에서도 이기면 아시아 선수 최초로 호주오픈 남자단식 결승에 진출하는 것입니다.
    정현의 경기에 감동한 사람 중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도 포함됩니다. 테니스 사랑이 아주 각별하죠. 오늘 정현의 경기를 보고 감동했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겼는데 측근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글을 올리는 여유를 보였습니다.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오늘 오전 일본 정부가 주일한국대사관에 아베 총리 방한 협의를 공식 요청해왔는데요. 그동안 아베 총리는 우리 정부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일본의 사죄 등 추가 조치를 요구한 데에 반발하면서 평창올림픽 참석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하지만 어제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 이어 오늘 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올림픽은 평화와 스포츠의 축제이고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주최하는 입장”이라며 “여러 상황이 허락한다면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일본 선수들을 격려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일 위안부합의에 대한 한국의 추가 요구에는 거부 의사를 직접 전달할 것"이라고도 말했는데요.
    청와대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다만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고려하면서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투트랙으로 한다는 것과 지난 정부의 위안부 합의로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아베 총리가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로 마음을 바꾼 이유가 뭘까요?
    성공회대 일본학과 양기호 교수 연결해 이야기해보죠. 안녕하세요.

    미니인터뷰>>


    ○ YTN 노조가 최남수 사장이 이달 중에 퇴진하지 않으면 다음 달 1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진수 노조위원장이 오늘 기자회견을 열어 최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는데요. 노조는 파업에 앞서 내일(25일)에 조합원의 70~80%가 참여하는 연차투쟁을 할 예정입니다.
    오늘 기자회견에는 사회 각계 인사 227명도 공동 선언문을 내고 최 사장이 YTN의 미래발전을 위한 노사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최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 검찰이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전·현직 대법원장과 고위법관 등이 고발당한 사건을 한 부서에서 전담하도록 했습니다.
    그동안 이 의혹과 관련해 두 부서에서 사건을 맡아왔는데요.
    하나는 사법부가 판사들의 개인 성향과 동향을 수집하고 명단을 만들어 관리했다는 의혹으로 시민단체가 양승태 대법원장과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등을 고발한 사건이구요. 다른 하나는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블랙리스트 의혹 조사 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다며 김명수 대법원장과 법원 추가조사위원 등을 고발한 겁니다.
    두 사건은 모두 공안·공판 사건 등을 지휘하는 중앙지검 2차장 산하의 공공형사수사부가 맡습니다.


    ○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에 법원행정처가 판사들을 사찰했다는 의혹, 소위 ‘판사 블랙리스트’라고 하죠. 이에 대해서 법원 추가조사위원회가 조사를 했고 이 결과가 그제(22일) 나왔습니다. 법원행정처가 판사들의 성향을 파악했고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재판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대법원이 유착했다는 정황이 담긴 문건이 발견됐습니다. 국정원 댓글공작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원장의 항소심 판결을 앞두고 해당 재판부와 법원 안팎의 동향을 기록한 문건인데요. 이 문건이 큰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양승태 대법원이 숙원사업이었던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청와대와 거래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분석과 비판도 잇따랐습니다.

    ▶ 상고법원이 어떤 건가요?

    법원은 3심제잖아요? 1심과 2심을 거친 사건은 무조건 대법원으로 가게 돼 있는데 양승태 대법원은 상고심 사건이 너무 많아 벅차다는 이유로 민사사건, 그리고 정치적으로 예민하지 않은 사건의 상고심을 다루는 법원을 별도로 설치하려고 했습니다. 이게 바로 상고법원입니다.

    ▶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상고법원 설치를 원세훈 전 원장의 재판 결과와 거래하려 했는지를 살펴야 할 것 같은데요.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일지, 이른바 비망록을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상고법원에 관한 언급이 기재돼 있습니다.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1심 판결 닷새 전인 2014년 9월 6일의 업무일지를 보면 “법원 지나치게 강화. 공룡화. 견제 수단 생길 때마다 길을 들이도록...상고법원 또는 다 찾아서.”라는 메모가 등장합니다. 1심 판결 이후인 9월 22일에는 미국, 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 상고제도를 어떻게 운용하고 있는지 검토하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을 직접 언급한 내용도 있다면서요?

    원 전 원장의 1심 판결이 2014년 9월 11일에 나왔는데요. 이 판결이 나온 뒤로 딱 2주 뒤인 9월 25일 업무일지에 이런 문구가 나옵니다. “원세훈 판결 세미나(seminar) → 법원(法院) 겁주기. 고급(高級) 협박.” 앞뒤 맥락이 없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알기는 어렵지만, 이 업무일지를 남긴 이가 민정수석이었잖아요. 이를 토대로 추정을 해보면 ‘법원 겁주기’, ‘고급 협박’이라는 문구는, 민정수석실을 통해 사법부의 고위직에 영향을 미치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 정리하면 박근혜 청와대가 상고법원 설치 카드를 갖고 법원을 길들이려 했다는 거잖아요? 혹시 원세훈 전 원장과 관련한 내용이 더 있나요?

    상고법원 얘기는 아니지만 또 하나가 있긴 합니다. 1심 판결은 ‘정치 관여는 맞지만, 선거 개입은 아니다’라고 요약을 할 수 있는데요. ‘술은 먹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말이냐면서 논리적 모순이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현직 판사도 이 비판에 동참했는데요. 김동진 당시 성남지원 판사가 법원 내부 통신망에 “상식과 순리에 어긋나는 지록위마 판결”이라고 문제점을 꼬집었습니다.
    방금 말씀드렸던 판사, 김동진이라는 이름이 9월 22일자 업무일지에 등장합니다. “법관(法官) - 비위법관의 직무배제 방안 강구 필요. (김동진 부장(部長))” 앞뒤가 안 맞는 판결을 낸 1심 재판부가 아니라, 판결의 문제를 지적한 김동진 판사를 비위 법관이라고 지적하고, 직무를 배제할 방안을 강구하라는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법원 추가조사위원회의 발표 내용에 대해 오늘 김명수 대법원장도 입장을 발표했던데요?

    김명수 대법원장은 추가조사위의 발표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판사들의 동향을 파악하거나, 재판이 외부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오해받을 만한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 월요일에 발표된 조사 결과를 보완하고, 조치 방향을 논의할 수 있는 기구를 조속히 구성해서 합당한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법관의 독립을 보장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법원 행정처의 대외 업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상근판사를 축소하는 등 시스템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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