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근혜 대통령 대운 들어오는 사주'… 정보경찰, 아부성 ‘VIP 사주보고서’ 작성!

김두현

tbs3@naver.com

2019-05-1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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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의원<사진=tbs>
이재정 의원<사진=tbs>
  •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2부

    [인터뷰 제2공장]

    ‘박근혜 대통령 대운 들어오는 사주’ … 정보경찰, 아부성 ‘VIP 사주보고서’ 작성!

    - 이재정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어준 :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구속이 됐죠. 이 사안 저희가 한번 짚어보겠다고 말씀드렸었는데 도대체 어떤 사안들로 구속이 된 것인지. 굉장히 많은 사안들이 있는데 그중 핵심 몇 가지를 짚어보려고 관련 문건을 확보해서 공개한 이재정 민주당 의원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재정 : 네, 안녕하세요. 이재정입니다.



    김어준 : 갑자기 이 건으로 또 오셨네요.



    이재정 : 혹시 무슨 건으로….



    김어준 : 최근에는 소방관 국가직화. 그건 조금 이따 저희가 권은희 의원의 반론을 듣기로 하겠는데, 지금 나오신 건 그건은 아니니까요. 그 건은 말씀하시지 마시고. 자, 정보경찰. 정보경찰이 문제다, 이건데요. 그리고 정보경찰 건으로 결국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정치 개입을 했다는 거죠, 한마디로 말해서. 그래서 구속이 됐는데 그런데 여러 문건이 나왔는데 그중에서 굉장히 한편으로 재미있고 한편으로는 충격적인 문건을 입수해서 공개하셨어요. 점괘, 대통령 맞춤 점괘. 이게 사실입니까?



    이재정 : 네, 사실입니다. 총 세 건의 문건이 입수가 돼서 어제 언론을 통해서 보도가 됐는데요. 이건 이명박 정부 당시부터 있었던 일이고 이명박 정부 당시 2010년 연말, 그러니까 2011년 운세겠죠. 한 건, 그리고 2013년 연말, 2014년 연말, 다시 이야기해서 2014년, 2015년 우리 대통령님 박근혜 전 대통령님이죠. 두 대통령에 걸친 연말 운세, 그러니까 새해 국운 전망 문건입니다.



    김어준 :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기독교인인데 이런 걸 받아 봤어요? 그만해라, 안 하고 그냥 계속 받아 봤대요? 내용이 뭐예요, 그러면?



    이재정 : 일단은 그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아요. 이 문건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이어지던 것들이 사실상 형식의 틀을 보면 똑같아요. 그래서 공식적 보고 문건이 확실하다는 것은 그런 형식적인 문건의 내용을 보더라도, 구성배를 보더라도 알 수 있는데요. 1. 전반적 전망, 2. 분야별 전망해서,



    김어준 : 전반적 전망은 역술인의 전망을 말하는 겁니까? 앞에 괄호 치고?



    이재정 : 그렇죠. 맞습니다. 그러니까 여기 전망은 모두 괄호 치고가 아니라 모두 다 역술인들이 전망한 겁니다.



    김어준 : 아, 역술인 전망 보고서예요, 아예? 제목이?



    이재정 : 역술인들의 정치 분야, 외교 안보 분야. 제목도 똑같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경제 분야, 사회문화 분야로 이렇게 항목이 나뉘어요.



    김어준 : 잠깐만요. 웃고 나서.



    이재정 : 더 웃으실 일이 많으실 겁니다. 월별 국운도 있고요. 들으시고 웃으시면 더 좋겠어요. 방금 들으신 제목만 보더라도 정치라든가 외교, 굉장히 정세,



    김어준 : 정확한 제목이 뭡니까? 풀 제목이.



    이재정 : '역술인의 새해 국운 전망' 입니다. 통상적으로 우리 재미 삼아,



    김어준 : 유명 역술인들이겠죠?



    이재정 : 그렇죠. 유명 역술인이어야 한다는 지침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유명 역술인은 아닌데 보도된 바에 의하면,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 역술인이 과거 어떤 것을 맞혔는지 등등 역술인의 경력이 같이 명시될 것이 나오는데요.



    김어준 : 국가 공무원들이 가서 역술인들 만나서 "대통령 올해 운세가 어때요?" 이걸 물어봐서 보고서를 작성해서 대통령한테 줬다는 거 아닙니까?



    이재정 : 그렇죠. 그런데 한 보고서 안에 역술인들이 전국에 걸쳐서 보통 한 열 분 정도 나옵니다.



    김어준 : 이 동네에서 가장 용하다는 분 열 분을 모아서?



    이재정 : 그렇죠. 서울, 부산, 대구, 마산, 제천, 금산 등등에서 전국의 역술인들을 찾아다녔는지 아니면 그 지역의 경찰정보과에서 취재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통상 저희가 새해 되면 이런 거 언론을 통해 보도되긴 하잖아요. 그런데 정보기관에서,



    김어준 : 심심풀이로. 또는 인터넷상에서 쳐 보고 그렇게 하는데.



    이재정 : 그런데 정보기관에서 했다는 사실 자체가 어이가 없죠.



    김어준 : 그러니까요. 경찰이 이걸 한 이유가 뭐겠어요? 대통령이 좋아하니까 했겠죠.



    이재정 :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는 알려지기로는 이것에 대한 피드백에 따라서 인사고과에 반영이 되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내용들을 보면 소위 말하는 용비어천 내용이 많습니다. 대통령의 개인의 건강을 염려하는, 제가 백번 양보하더라도 나라의 국운을 걱정하는 거, 그래요. 한번 들어 준다 치지만 대통령의 건강을 월별로 따져 주는 걸 우리 일상,



    김어준 : 월별로? 6월에 물을 조심해라, 이런 거요?



    이재정 : 그렇죠. 있죠. 그리고 또 대통령님에게 "청와대가 어머니의 치마폭에 감싸인 형세이듯이," 이게 2014년 12월 26일 거고요. 2015년 운세죠. "혼란스러운 기운을 여성인 대통령님의 덕으로 감싸게 될 것이다." 2015년이 그렇답니다. "대통령님이 양의 배를 쓰다듬어 울음을 그쳐 주는 상" 하고 이게 뭐뭐 원장인데요. 뭐뭐 예측으로 유명세, 괄호 열고 이렇게 적어 뒀습니다.



    김어준 : 예를 들어서 이런 건 어떻습니까? 세월호처럼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어요. 이런 것에 대한 어떤 운세나 이런 것도 있습니까?



    이재정 : 2013년이죠. 음력 3월에 대한 월별 운세에 유사해 보이는 그런 구절이 있긴 합니다.



    김어준 : 제 말은 이후에, 세월호 참사 이후에.



    이재정 : 아, 이후는 아니고요. 이전에 월별 운세에서 그런 항목이 있기는 한데요.



    김어준 : 저도 한번 볼게요, 자세히. 이런 게 있네요. 뭐냐 하면 2014년 지난해 이야기하면서 음력 3월, 이게 세월호 사고 당시인데 "백호살이 들어서 물사고가 났다." 국운에 백호살이 들어서 세월호 사고가 났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이런 보고서를 받고 우주의 기운을 이야기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이재정 : 좀 어이없는 건 우리가 전문적인 통계 자료 등을 참조해서 예측해야 되는 부분들이 점괘로 예측이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내년 경제지표라든지 화의 기운이 강해서 IT 전기전자, 화학 분야의 성장이 기대되고 제철조선은,



    김어준 : 화의 기운이 강해서 IT 분야가 성장할 것이다?



    이재정 : 네. 수의 기운이 강한 분야는 다소 부침이 예상돼서 조선업이 안 좋을 것이다. 그다음 경제성장률을 예측을 합니다. 2013년 말의 운세인데요. 2013년 경제성장률보다 2014년은 0.8~1% 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연구소에서 나온 게 아닙니다. 이게 주역으로 살피신 거라고 합니다. 사실 이 모든 내용들도 참담하고,



    김어준 : 비용은 어떻게 했답니까?



    이재정 : 바로 그런 지점이 핵심인 거죠.



    김어준 : 복비가 나가야 되잖아요.



    이재정 : 맞습니다. 정보경찰들이 움직인 비용도 감안을 해야 되는 거고요. 경찰이 엉뚱한 데 움직이고 있었던 것. 그리고 그 비용 역시도 경찰이 자기 월급 털어서 충성을 다했겠습니까?



    김어준 : 말도 안 되죠.



    이재정 : 사실상 국민을 위해서 사용돼야 했을 비용들인 거고요. 국가 재산이 활용된 거고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걸쳐서 유명한 사람을 탐색해 내고 찾아가고 등등의 수고들이 결국은 국민을 위한 봉사에 소홀히 한 대가 아니겠습니까?



    김어준 : 원래 정보기관들끼리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다른 정보기관이 이런 점괘 보고하는 거 알았을 거 아니에요? 다른 정보기관의 문건이나 이런 거 없습니까?



    이재정 : 그래서 실제 이것도 문건을 제가 확인하기 전에 언론을 통해서 저도 봤던 내용인데요. 기무사가 이 보고서를 염탐해서 참고 자료로 기무사령관한테 보고했다는 기사가 이전에 있었습니다.



    김어준 : 국운이 이렇답니다, 하고 보고했다?



    이재정 : 예. 사실상 정보경찰이든 기무사든 국정원이든 이런 정보기관 속성은 기관 활용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서는 이렇게 우습게도 활용되어지는 거죠.



    김어준 : 지금 사실 구속 건의 핵심은 선거 개입 같은,



    이재정 : 20대 국회의원 선거, 2016년이죠. 친박 맞춤형 전략 보고서를 정보경찰이 작성을 했던 거죠.



    김어준 : 정보경찰이 선거에 직접적으로 개입해서 당시 여당, 당시 새누리당의 후보들의 유불리에 대한 정보를 보고를 했다. 이게 사실은 구속의 주요 사유인데 그런데 그때 그런 정보경찰들이 생산했던 정보 중에 이런 게 있었다? 황당하네요, 정말로.



    이재정 : 그리고 그게 관행이다, 이런 식으로 항변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요. 마찬가지로 국운 전망에 대해서도 똑같은 형식을 취해서 이명박 정부 때부터 해 왔었던 관행이라고 항변할 뿐이라는 게 충분히 예측되죠? 국민은 납득할 수 없는 말입니다.



    김어준 : 경찰 전체 말고 정보경찰에 대한 문제 제기는 굉장히 많았습니다. 정보경찰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이 문제는 어떻게 진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이재정 : 지금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경찰개혁위원회를 꾸렸고요, 경찰개혁위원회가 작년 5월 몇 가지 권고안들을 제시를 했습니다. 그 내용 중에 일부는 이미 이행이 됐었는데요. 예를 들어서 한남동 정보경찰 사무실 본청으로 이전해서 사실상 이제 시스템 안에서 통제가 가능하도록 했고요. 그다음에 정당이라든지 시민사회, 민간기관, 종교기관 상시 출입을 금지해서 그건 지금도 시행이 돼서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는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 외에도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될 부분이 있는데 정보경찰이 가능한 부분이 바로 경찰관 직무집행법상 치안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부분인데,



    김어준 : 그거 하라고 원래 정보경찰 만든 건데.



    이재정 : 그렇죠. 그런데 치안정보와 정치정보라는 게 사실 구분이 쉽지 않아요. 좀 더 내밀하게 구분하고 법에서부터 남용의 가능성을 차단할 필요가 있고요. 그렇다 보니까 지금 입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경찰에서는 지금 조직진단, 그리고 직무분석을 통해서 조직 개편안을 별도로 준비 중이기도 합니다.



    김어준 : 알겠습니다. 이 사안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 문건, 개인적으로 최근 6개월간 가장 재미있는 문건이었습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재정 :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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