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스타워즈’ ‘아이언맨’ 그리고 ‘알리타’ 등 할리우드가 찾는 CG 감독이 되기까지

서효선

tbs3@naver.com

2019-05-1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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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 CG 감독<사진=tbs>
김기범 CG 감독<사진=tbs>
  •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3부

    [인터뷰 제2공장]

    ‘스타워즈’ ‘아이언맨’ 그리고 ‘알리타’ 등 할리우드가 찾는 CG 감독이 되기까지

    - 김기범 CG 감독




    김어준 : 자, 스타워즈의 OST입니다. 왜 우리가 이걸 틀었을까요? ‘교과서 밖 사람들’ 이 스타워즈를 만든 것과 관련 있는 분입니다. 자, 김기범 감독인데, 아마 모르실 거예요, 대부분. 안녕하십니까?




    김기범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어준 : 이 스타워즈를 만든 것과는 무슨 관련이 있으시죠?




    김기범 : 저는 스타워즈에 들어가는 컴퓨터 그래픽스의 일부분을 담당을 한 사람입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요. 갑자기 훌륭하게, 훌륭하게 여겨지시는데, ILM인가요?




    김기범 : 네, 맞습니다.




    김어준 : 그렇죠, 회사이름이?




    김기범 : 네, 맞습니다. Industrial Light & Magic을 이렇게 붙여서 보통 ILM이라고 부르고요. 제가 전에 일했던, 지금 현재 외타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전에 일했던 회사입니다.




    김어준 : 여기가 스타워즈와 관련 있는 거예요?




    김기범 : 네, 맞습니다.




    김어준 : 여기를 설립한 사람이?




    김기범 : 조지 루카스.




    김어준 : 그 유명한, 조지 루카스 하고 만나보셨어요?




    김기범 : 저는 사진을 같이, 스튜디오를 방문했을 때 사진을 같이 찍은 적은 있고요.




    김어준 : 사진을 같이 찍은 사람들은,




    김기범 : 엄청 많죠.




    김어준 : 엄청 많잖아요.




    김기범 : 네, 대면한 적만 잠깐 있는데, 저를 알지는 못하실 겁니다, 당연히.




    김어준 : 루카스는 모르는,




    김기범 : 저는 알고 있고요.




    김어준 : 루카스는 모르는, 루카스가 세운 회사에서. 원래 그런데 이쪽 전공을 하신 건 아니죠?




    김기범 : 네, 저 원래 전공은 기계공학을 전공했습니다.




    김어준 : 기계공학. 어쩌다가 이쪽으로 빠지셨어요?




    김기범 : 그냥 단순히 좀 주위 선배들이나 또 어떤 동기들을 봤을 때, 이제 취업의 경우를 봤을 때 그런 일들이 대단한 일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좀 흥미가 좀 적었던 것 같아요.




    김어준 : 그러면 애초에 거길 왜 가셨어요?




    김기범 : 그래서 이제 저는 게임을 그 당시에 좀 이렇게 하고 했었는데, 중고등학생일 때도. 그때 게임에 들어가는 영상들이 나올 때 이런 것들을 만드는 것들은 재미있을 거라는, 그때 좀 막연했어요, 처음에는. 그래서 이제 학교를 다닌 도중에도 학원을 등록을 해서,




    김어준 : 혼자?




    김기범 : 혼자 이렇게,




    김어준 : 기계공학과 다니면서도?




    김기범 : 네, 그때 당시에 군대를 제대한 후에, 그다음에,




    김어준 : 학교는 그냥 이름만 걸쳐놓고?




    김기범 : 졸업을 하기 위해서만 다녔었죠. 그래서 교수님들한테 사정사정하기도 하고, 혹은 미대….




    김어준 : 학교 대신 학원을 다니셨구나.




    김기범 : 네, 미대 가서 해부학 수업도 듣고요. 그런 식으로 좀 최대한 할 수 있는 것들을, 그런데 대학은 졸업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김어준 : 졸업장은 필요하고,




    김기범 : 그렇죠.




    김어준 : 부모님도 속인 거네요, 이게?




    김기범 : 부모님께 얘기를 했고요.




    김어준 : 그래요?




    김기범 : 제가 이제 오래 안 할 거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그래서 그냥 그러면 네가,




    김어준 : 그럼 취미로 해 봐라.




    김기범 : 당시에 학원비도 대주셨는데, 일단은 해 보고 돌아올 거라고 생각을 하셨던 것 같아요. 지금처럼 외국에서 일할 거란 생각도 안 하셨고,




    김어준 : 그렇죠. 루카스하고 일하게 될 거라고는 어머님,




    김기범 : 안 하셨죠.




    김어준 : 상상을 안 했…. 본인도 상상을 그때는 못하셨겠죠, 그렇죠?




    김기범 : 그때 당시에는, 지금은 그래도 외국에 나오신 분들이 많은데, 한국에 일하다가 외국에 나온다는 게 사실은 거의 그냥, 그냥 단지 꿈이었어요. 저도 이제 한국에서 일하면서도,




    김어준 : 그래픽을 그런 식으로 학원에서 배운 사람들, 혹은 집에서 포토샵 하고, 3D 모델링하고 이런 거야 취미로, 저도 해 본 적이 있어요. 하지만 ‘자, 이걸 취미로 해서 내가 루카스 가서’ 이런 생각을 하기는 굉장히,




    김기범 : 처음에는 그런데,




    김어준 : 어렵잖아요.




    김기범 : 제 꿈은, 저도 이제 전공자도 아니니깐 그냥 회사에 취직하는 게 꿈이었어요. 한국 회사에, 내가 이제 그 당시에는 학원생이었으니까, 나는 실무라고 하거든요. 실무를 하고 싶다라는 게 꿈이었어요. 회사에서 나를 정말 써주면,




    김어준 : 홈페이지 만들고, 뭐 이런.




    김기범 : 애니메이션 같은 거를 제작에 참여하고, 동영상 같은 것 만드는 것들을, 광고에 나오는 영상을 만든 것 자체가,




    김어준 : 어쩌다가 그런데 루카스로 들어가신 겁니까?




    김기범 : 그런데 과정은 되게 긴데, 처음에는 애니메이션 회사에 4학년 때 이미 취업을 했었고요, 당시에 제가 공모전 나가서 이상한 애니메이션, 지금은 볼 수도 없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서, 오그라드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서 제출해서 상 타서 그거 갖다가 애니메이션 회사에 들어가고, 그다음에 들어가고 나니까 영화를 되게 하고 싶은 거예요. 영화에 들어가는 걸 멋있는 걸 하고 싶은 거죠. 그래서 영구아트라는 회사에 들어가게 되고,




    김어준 : 영구아트?




    김기범 : 네, 그다음에 영구아트에 들어간 데모릴로, 당시에 유학을 잠깐 가기는 했었어요. 그런데 마치지 않고, 한두 달 있다가 그전부터 저는 데모릴을 보내다가 ILM에서 싱가포르 지사를 만들면서, 그때 당시에 좀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 디워에서 만든 데모릴을 갖고 취직이 된 거죠.




    김어준 : 디워.




    김기범 : 그래서 그 단계가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 나는 일하고 싶고, 그다음에 영화는 진짜 하고 싶다 그러고 나니까 외국에 나가는 게 어떤 걸까라는 생각을 그때부터 하기 시작한 거죠.




    김어준 : 그러니까 결정적인 계기가 디워가 됐다고도 볼 수가 있겠네요?




    김기범 : 디워 없었으면 못 나왔을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제 생각에.




    김어준 : 심형래….




    김기범 : 혹은 아주 긴 시간 동안 지체가 됐을 수도 있을 것 같고,




    김어준 : 심형래 감독의 디워로 주목도 받고 논란도 됐고 했잖아요. 그런데 이제 우선 CG에만 집중해서 보자면 그 당시에 우리나라에서는 그 정도 규모의 CG작업을 하지 않았죠? 어마어마한 돈이 들었죠.




    김기범 : 그게 이제 제가 영구아트에 들어간 큰 이유이기도 했어요. 저는 캐릭터, 3D 캐릭터가 많이 나오는 것을 작업을 해야 외국에서 그걸 알아줄 텐데, 그리고 외국에서 주로 하는 것들이 그런 부분인데,




    김어준 : 그냥 영구아트를 발판으로 삼으신 거구나.




    김기범 : 어느 정도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김어준 : 이 이유를 생각….




    김기범 : 여기 가야 이런 것들을 할 수 있으니까,




    김어준 : 지금 되돌아가서, 그 시점으로 되돌아가서 당시 영구아트가 비난도 받고, 한편으로는 그래도 성과도 있고, 뭐 이런 복합적인 평가를 받는데, CG만을 기준으로 보자면 당시 영구아트의 수준은 국내에서는 어떤 정도였습니까?




    김기범 : 국내에서는, 일단 국내 최고다라는 건 아니고요. 다른 회사들이 주로 작업했던 것들은 지금 매트페인팅이라든지 캐릭터가 들어가지 않은 부분을 많이 작업을 하던 당시였어요.




    김어준 : 했던 게 뭡니까?




    김기범 : 예를 들면 배경에 들어가는 산의 형태를 봄인데, 가을로 눈이 쌓이게 바뀐다든가,




    김어준 : 아, 그 정도의 터치였는데?




    김기범 : 혹은 3D 캐릭터가 들어가도 그런 식의 공룡이 싸우고 이런 건물을 부순 형태는 적었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에 관해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고요, 당시로서는.




    김어준 : 당시로써는 높은 수준이다.




    김기범 : 그런데 이제 이 캐릭터 쪽에 관해서는 아직은 좀 많은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형태였죠. 못합니다는 아니고요. 많은 작업을 안 한 상황이었는데, 영구아트에서도 사실은 많은 어떤 베이스가 없는 상태에서, 늘 그렇지만,




    김어준 : 맨땅에,




    김기범 : 맨땅에 헤딩을 한 거죠. 그래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그래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면서,




    김어준 : 그게 사관학교 역할을 했군요, 완전히?




    김기범 : 그렇죠. 그래서, 오히려 그럴 수 있는 환경이 됐던 것 같아요, 그때 당시 감독님이 뭔가 “우리 여기서 여기까지 너네 이거 해야 돼”가 아니라 일단은 시간도 주고, 좀 맡겼던 것 같아요.




    김어준 : 맨땅에 헤딩하며 차근차근 쌓아서 그게 그 공룡을 예를 들어서 움직이는 3D 같은 경우에는 최고 수준에 도달하는 국내에서는,




    김기범 : 그때 당시로는 그리고 지금 봐도 몇몇 장면들은 오히려 지나고 나니깐 오히려 그 당시에 내가,




    김어준 : 어떻게 이걸 했지?




    김기범 : 저나 우리 팀들이 이 인원으로 이 정도면, 모든 장면은 아니지만, 꽤 몇몇 장면들은 꽤 잘 나온 거예요, 오히려 지금 봐도.




    김어준 : 지금 봐도?




    김기범 : 지금 봐도 몇몇 장면들은.




    김어준 : 지금은 이제 세계적인 업체의 CG감독으로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봐도 잘했다, 그정도면.




    김기범 : 그래서 만약에 이 기간에 이 분량 갑자기 그 인력으로 하라고 그러면 지금 저도 못해요.




    김어준 : 그 정도 성과를 냈군요.




    김기범 : 그런데 그건 저만, 그 프로젝트만 그런 게 아니고 실제로 저도 신과 함께라든지 이런 질문을 많이 받으면 “이 분량은 외국에서 못 합니다”라고 얘기하거든요. “퀄리티를 떠나서 이 분량은 한국 아니면 이거는 안 됩니다. 위대한 한국인입니다.”라고 제가 정말 얘기, 진심으로 하는데, 그런 일들이 벌어졌죠. 그리고 이제 저는 감사하죠.




    김어준 : 그때는 미친 듯이 했군요, 거기에 빠져서?




    김기범 : 그거였죠. 오직 그거고, 공항 옆에 진짜 시골 같은 데에 있는 분교에 있었는데,




    김어준 : 학교, 폐교를.




    김기범 : 당시 처음에 면접 볼 때도 논밭을 지나서 간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딱 가서 정말로 가서 기숙하는 그런 방도 있었고요.




    김어준 : 감금이네요, 감금.




    김기범 : 그래서 점심, 저녁도 다 주고, 거기서 막,




    김어준 : 거의 사육인데?




    김기범 : 그런데 약간은 뭐, 점심에는 다 같이 운동도 같이 하고, 겨울에는 눈썰매도 타고, 같이. 그러면서,




    김어준 : 완전한,




    김기범 : 촬영장도 같이 가고, 미술팀도 도와주고,




    김어준 : 오로지 그것만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었군요, 말하자면?




    김기범 : 그 기간 동안 그것만 할 수 있었죠. 어떤 면에서는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에.




    김어준 : 완전히 다른 것으로부터 차단돼서,




    김기범 : 약간은 그렇죠.




    김어준 : 국가대표 합숙훈련 하듯이.




    김기범 : 저는 이제 집에서 출퇴근 했는데, 거기서 진짜로 기숙, 약간 시설에서 있었던 인턴 친구들도 있었고요. 이 친구들은 정말로 약간 군대처럼 해서 좀 재미도 많이 있었고, 재미있게 작업했던 것 같아요, 지금, 물론 힘든 순간도 있었는데, ‘나는 월급도 이렇게 작을까?’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김어준 : 굉장한 추억이 되는 거군요. 심형래 감독이 여러 가지 디워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는 했지만, 적어도 CG를, 본인 입장에서는 CG를 그렇게 집중적으로 그것만 생각하며 환경을 마련해서,




    김기범 : 감사드리죠.




    김어준 : 수준에 도달한 거에 대해서 감사드리다.




    김기범 : 지금도 감사드리고,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더 감사드리고, 실제 영화 제작이 되는 형태나 이런 걸 봤을 때 이게 좀 어느 정도 진짜 미친 어떤 그런 마인드가 아니면,




    김어준 : 그렇죠. 미치지 않으면 그렇게 못하죠.




    김기범 : 그런 거를 기획할 수 없었겠구나. 그리고 지금 그걸 또 누군가가 그런 거를 기획, 물론 더 그 과정도 더 좋았다면 좋았겠지만, 지금 누군가가 다시 이런 걸 기획해서 하기가 쉽지 않겠구나, 경제 논리가 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지나면서 오히려 더 하게 된 것 같아요.




    김어준 : 심형래 감독도 교과서 밖 사람에 가까운 분인데,




    김기범 : 그렇죠.




    김어준 : 예측을 하기 힘든 분인데, 그렇게 해서 ILM으로 가고, 그런 이유로 했던 영화들을 좀 쭉 예를 들어 봐주세요. 어떤 영화를 하셨어요?




    김기범 : 아이언맨,




    김어준 : 아이언맨? 원이요?




    김기범 : 작업했었고요. 투를 작업했었고요.




    김어준 : 투.




    김기범 : 그리고 트랜스포머도 했었고요.




    김어준 : 트랜스포머.




    김기범 : 그리고 퍼스픽 림이라는,




    김어준 : 로봇 나오는 거?




    김기범 : 네, 그것도 했었고요. 터미네이터라든지 해리포터.




    김어준 : 터미네이터 4요?




    김기범 : 그랬던 것 같아요. 저도 좀 많아서,




    김어준 : 많아서, 이제?




    김기범 : 스타트렉도 했었고요.




    김어준 : 스타트렉.




    김기범 : 그리고 국내는 많이 알려지진 않았는데, 애니메이션도 했었거든요.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에서도 작업을 했었고,




    김어준 : 가장 최근에는?




    김기범 : 최근에는 제미니 맨이라는 윌 스미스가 나오는 영화를 완전히 마무리하지 않았는데, 거의 끝날 때까지 작업을 하고 지금 휴가를 나온 상태고요.




    김어준 : 그전에 알리타도 얘기가 나왔는데,




    김기범 : 그 영화를 외타에서 저희가 메인으로 작업을 한 영화고요. 알리타 비틀 엔젤이라는,




    김어준 : 거기서 CG감독을 하신 거예요?




    김기범 : 네, 그렇죠.




    김어준 : CG감독이라는 게 CG를 총괄하는 사람 아닙니까?




    김기범 : 알리타 정도 되면 컷 수가 2,000컷이 넘어가게 되거든요. 그러면 300-400컷이면 CG감독이 한 명이고요. 그런데 알리타 같은 경우는 팀이 여러 개로 나눠져 있고, 그중에 한 팀에 한 500컷 정도를 담당하는 그 팀의 CG를 총괄하는 사람인거죠.




    김어준 : CG를 총괄하는 사람, 높은 사람이네요. 월급도 많이 받겠다.




    김기범 : 어느 정도는, 그래도. 그래도 어느 정도는 대우를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저희 회사는 주차장이 모자란데, CG슈퍼바이저들한테는 늘.




    김어준 : 주차장, 겨우 주차장에 그렇게 넘어가시면 안 되죠.




    김기범 : 늘, 그런데 그게 저희 회사는, 그래서 직원들이 점심 먹고 오면 차 회사에서 떨어진 데에 세우고 하거든요. 그게 꽤 큰,




    김어준 : CG감독은 주차장 자리를 준다?




    김기범 : CG감독 이상부터 그런 어떤 나름의 특혜를 주고, 물론 대우도 어느 정도는 잘해 주는 것 같습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오늘 모신 분은 알리타라고 하는 영화에 CG로 거의 도배된 영화죠. 알리타라는 영화의 CG감독이신 분인 거예요. 그러니까 세계 탑클래스에 올라가신 거예요. 그렇게 말해도 되는 거죠?




    김기범 : 부정은 하지 않겠습니다.




    김어준 : 부정은 하지 않겠습니다. 알리타가 저도 봤는데, 다른 이전 CG하고 차이가 나는 것은, 물론 CG가 이제는 사람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왔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CG를 보는 순간 CG구나.




    김기범 : 느낄 수가 있죠.




    김어준 : 느낄 수가 있죠. 그런데 알리타도 물론 CG인데, 어떤 차이를 제가 발견했냐 하면 ‘아 이번에는 CG는 CG인데, CG라는 걸 알고 보면서도 그 움직임이 사람하고 거의 똑같다.’




    김기범 : 약간은 징그러울 수도 있는,




    김어준 : 그렇죠. 그 지점까지 거의 갔다.




    김기범 : 그 지점까지 갔죠.




    김어준 : 그게 어떤 차이, 이전 CG와 차이가 있어요, 이게?




    김기범 : 이전 CG와의 차이라기보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가 뭔가를 덧붙이거나 디테일을 높이는 기술은 상당히 발전해 있어요. 그런데 이제 저희가 알리타를 작업하면서 느낀 게 작업을, 디테일 넣고 넣어도 사실은 원하는 자연스러움을 얻지 못했거든요.




    김어준 : 어색함이 있죠.




    김기범 : 어색함이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저희가 그러면서 다시 생각한 게 실제 배우의 해부학적인 구조나 이런 것들을 다시, 연구해서 다시 도입을 하고 나니깐 그런 어색함이 사라졌거든요.




    김어준 :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주름을 더 섬세하게 그려서,




    김기범 : 그거는 가능해요. 그거는 점을 미세하게 넣는다던가 미세한 털을 넣는가던가 이거는 원하는 대로 다 할 수가 있어요.




    김어준 : 다 할 수가 있는데, 차이가 있다면, 이번에는?




    김기범 : 그런 아주 미세한 배우의 감정을 전달해야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이 방법 저 방법 다 사용했는데, 알고 보면 다시 실제 저희가 촬영된 해부학적인 요소라든지 배우의 어떤 느낌을 다시 돌아가서,




    김어준 : 해부학으로 돌아갔구나.




    김기범 : 구조라든지 이런 게 다 맞아야 됐던 거예요. 저희가 만든 멋있는 캐릭터가 있는데 배우의 모션을 넣었는데 어색한 거예요. 그러면 저희는 다시 돌아가서 내부의 구조도 바꾸는 거죠. 내부의 구조도 바꾸고,




    김어준 : 예를 들어서 얼굴의 근육이 어떻게 움직일까, 해부학적으로?




    김기범 : 네, 그리고 중요한 게 알고 보니까 배우가 연기를 잘한 부분은 잘 나와요. 한마디로 배우의 연기, 아날로그에서 우리가 얻어낼 수 있는 것에 충실해야 되는 거예요. 저희가 우리 CG가 있으니까 아날로그에서 배우가 연기 좀 해도 고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작업한 것들은 많이 힘들어요. 배우의 연기가 정말 자연스럽고 막 감정도 풍부하게 나온 장면들은 실제로 CG로 옮겼을 때 저희가 봐도 자연스러움이 있고 만족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두 가지를 동시에 느꼈던 것 같아요. 이게 아날로그에서 우리가 되게 충실하지 않으면 좋은 영상, 저희가 원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라는 걸 다시 느꼈죠. 제미니 맨도 똑같았던 것 같아요. 윌 스미스가 그만큼 젊은 시절의 연기를 잘해 줬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장면들은 더 잘 나왔던 것 같아요.




    김어준 : 기본으로 돌아가서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그대로,




    김기범 : 맞습니다.




    김어준 : 해부학적으로 분석해서, 그러니까 CG라는 게 상상력을 동원하는 건데, 연기가 부족하면 상상력으로 커버하면 되지, CG로라고 하려고 했더니 그게 디테일을 강화해도 안 됐더라.




    김기범 : 그게 좀 잘못됐던 거죠. 그게 약간 최근에 어떤 산업의 트렌드인 것 같기도 해요. CG가 너무 많이 나오고, 우리가 이거 CG로 하면 돼. 이번 영화에서 좀 다르게 했던 것은 그린스크린, 촬영장 가면 지금 그린스크린 좀 익숙하시잖아요, 촬영할 때. 이거를 배제하고 작업했어요. 이거를 쳐놓지 않고, 왜냐하면 그린스크린을 치고 배우한테 상상에 의한 연기를 강요하면,




    김어준 : 부자연스럽게 나온다?




    김기범 : 부자연스러워요.




    김어준 : 아무래도?




    김기범 : 배우가 그 현장에 있고, 주위에서 실제로 이 공간에서 투닥투닥 하고 있으면 거기에 더 동화돼서 연기를 하게 되거든요.




    김어준 : 그렇겠죠.




    김기범 : 그래서 앞에 플라스틱 놓고 파란색 놓고, 상대 배우니까 연기하라고 그러면 못하거든요.




    김어준 : 그렇죠. 아무리 그래도.




    김기범 : 그러니까 실제 강아지하고 연기하게 하고, 그러면서 감정이 풍부하게 나오기 때문에 실제 촬영할 때도 이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쓴 거죠. 예산을 많이 투입을 했죠.




    김어준 : 진짜를 뽑아낸 거구나.




    김기범 : 진짜를 뽑아내기 위한 노력을,




    김어준 : 알리타에서,




    김기범 : 아주 많은 부분에서 했어요. 저희가 CG를 잘 만들 순 있어요. 저희가 그거는 자신 있고, 그거로 유명한 회사고, 비싼 회사예요. 하지만 그 외에 것들에서도 상당히 좀 충실했던 프로젝트였던 것 같아요.




    김어준 : 그래서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은 언제 받습니까?




    김기범 : 저희요? 저희 회사는 이미 몇 번,




    김어준 : 아니, 본인이?




    김기범 : 저는 꿈인 것 같아요. 그거는 저한테는,




    김어준 : 그 정도 되면 가야지 되는 거 아니에요? 이제는 뭐, 최고의 회사에서 최고 대우 받으면 이제,




    김기범 : 그게 좀 더 의미가 있으려면 제일 의미 있는 건 상은 못 받더라도 만약에 제가 한국에 돌아와서 뭔가를 만들어서 후보작에만 올라도 그거는 저도 정말로 영광,




    김어준 : 후보.




    김기범 : 후보에만 올라도 그것도 한국에 와서 제가 일했던 친구들이나 어떤 한국의 작업자들하고 같이 일을 해서 만약에 후보에 오른다, 저희가 작업했던 부분이. 그러면은,




    김어준 : 후보는 필요 없어요.




    김기범 : 그래도 일단은 후보가 돼야 그다음을 볼 수 있으니까, 그 정도만 해도 좀,




    김어준 : 그런데 멀지 않았잖아요, 이제 이 정도 왔으면?




    김기범 : 노력은 더 해야죠. 그래서 그 정도까지만 해도 저는 만족할 것 같아요.




    김어준 : 기술만으로 받는 건 아니고, 그런 상황은, 보통 그렇죠?




    김기범 : 좋은, 네, 당연히.




    김어준 : 그 시대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든가,




    김기범 : 맞죠.




    김어준 : 지금 말씀하신 그 기술로 가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트렌드를 바꾸는,




    김기범 : 트렌드를 약간 바꿔 내야죠.




    김어준 : 인간의 해부학으로 돌아간,




    김기범 : 그런 디지털액터로, CG로 만든, CG로 여배우를 완전 재창조해서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나간다라는 어떤 그런 것들이 있으면 당연히 좀 더 인정을 더 받을 수 있는 요소들이 있고요.




    김어준 : 거기서 이제 탑, 세계 탑 회사에서 일할 때 우리나라 수준은 어디까지 왔습니까, 볼 때?




    김기범 : 우리나라 수준은, 그래서 이거를 1:1로 비교하기는 당연히 힘들잖아요.




    김어준 : 규모가, 뭐?




    김기범 : 예산에서 엄청나게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예산 같은 것을 다 고려해서 봤을 때 한국에서 제작되는 영화들은 수준이 그러니까 아주 높은, 퀄리티가 정말 높다기보다 제작하는 어떤 과정을 보면 상당히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김어준 : 투입되는 자본이나,




    김기범 : 투입되는 양에 비해서. 그래서 이 분들한테도 좀 더 많은 시간을 주고 혹은 좀 더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을 준다면 지금보다도 오히려 더 높은 퀄리티죠. 하지만 지금도 퀄리티를 봤을 때 괜찮은 편이다.




    김어준 : 이 정도는 굉장히 잘했다?




    김기범 : 괜찮은 편이죠. 그래서, 물론 그 뒤에는 당연히 작업자들의 여건, 헌신,




    김어준 : 그렇죠.




    김기범 : 야근이나 이런 것들이 없을 순 없어요. 그리고 대우도 아주 좋진 않은데, 그렇다고 어느 순간 갑자기 대우가 좋아지고, 우리가 환경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은 안 해요. 여기서 조금씩 바꿔나가면 미래가 좀 더 좋을 수는 있을 것 같고요.




    김어준 : 본인처럼 이렇게 해외에서 탑클래스 업체에서 일하고 싶으면 학교 다닐 때 학원 다녀야 돼요? 어떻게 해야 돼요?




    김기범 : 그냥 일단은 학원이든 학교든 많거든요. 현재 한국에는 예술학교들도 많이 있는데, 요샌 유튜브도 많이 있고요. 중요한 거는 이것저것 해 보라고 저는 말하고 싶어요, 학생들이 있다면. 저도 학원 다닐 때도 그렇지만, 제가 주로 하지 않은 파트도 했었거든요. 그러면서,




    김어준 : 자기 재능이 어디인지 모르니까, 그때는.




    김기범 : 그리고 제가 ‘나는 이거 정말 못한다. 혹은 이 부분을 맞다’라는 것을 어느 정도 구분을 하고 회사에 들어가서, 그런데 회사에 또 들어가서도 다른, 한국 회사는 다른 걸 많이 시켜요. 그때는 불만이 있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도움이 많이 돼요. 그래서 다른 것들을 많이 하고,




    김어준 : 많이 할 수 있으니까.




    김기범 : 제가 CG슈퍼바이저 된 이유 중에 하나가 제가 생각했을 때, 한국에서 이것저것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김어준 : 한 분야만 하지 않고,




    김기범 : 네, 한국에서 이것저것 하니까,




    김어준 :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이 생겼구나.




    김기범 : 정말로 디테일을 모르더라도 어느 정도 돌아가는 거 알기 때문에 지금 와서도 다른 부서한테 “이거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얘기를 할 수 있었던 거죠.




    김어준 : 알겠습니다. 알리타의 CG감독이시고, 우뚝 섰어요, 지금. 한국 CG 업계에서 한국인으로서 본인과 같은 위상을 누리고 있는 한국인들이 몇몇 있습니까?




    김기범 : 그거는 더 제가 알아봐야 될 것 같은데,




    김어준 : 없다는 얘기입니다.




    김기범 : 더 제가, 더 알아보겠습니다.




    김어준 : 조만간,




    김기범 : 잘하시는 분들은 많아요.




    김어준 :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수상하시길 기원하고요. 그거 안 되면 다신 안 부르겠습니다.




    김기범 : 노력을 더 많이 하겠습니다.




    김어준 : 자, 맞아요. 우리 교육 체계에서는 자기한테 어떤 재능이 있는지 학창시절에 다 발견할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에 흥미를 느끼는 데에 자기 투자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감독님을 보니까 더 그런 생각이 들어요.




    김기범 : 그렇죠. 실패에 대한 것들이나 이런 것도 좀 너그럽게 좀 내버려 두면 어떤 것을 시도했다가 좀 아니어도 다시 돌아와서 다른 것도 해 보고 이럴 수가 있는데, 그런 것들을 좀 더,




    김어준 : 그래서 지금은 뭐 공무원으로 가려고 하는 사람들, 실패가 너무 두렵고, 패자 부활이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분들은 김기범 감독님을 보십시오.




    김기범 : 저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고요.




    김어준 : 학원 다니다가 여기까지 왔어요.




    김기범 : 더 잘해야죠.




    김어준 : 지금 업체가?




    김기범 : 현재 일하는 회사요? 외타디지털,




    김어준 : 거기가 유명한 곳이죠?




    김기범 : 특히 퍼포먼스 캡쳐 해서, 배우 연기를 캡쳐 해서 지금 반지제왕의 제왕의 골룸이라든지, 아바타라든지 그런 분야에 특히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회사,




    김어준 : 세계1위 그 분야에서, 거기서 무려 CG감독을 해서 주차 공간을,




    김기범 : 그게 상당히 중요한, 상당히 중요합니다.




    김어준 : 그 업계에서 중요하다고 합니다.




    김기범 : 늦게 출근해도 바로,




    김어준 : 늦게 출근해도…. 주차공간을 마련해 준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해하는 세계적인 업체의 CG감독, 김기범 감독이었고요. 국내에 오실 때마다 한 번씩 나와 주세요, 그러면, 상 못 받더라도.




    김기범 : 재미있는 얘기를 할 수 있으면, 도움이 될 수 있는 얘기를 할 수 있으면,




    김어준 : 이번에 이런 영화를 했는데, 하면서.




    김기범 : 불러주십시오.




    김어준 : 세계적인 영화들을 하시니까 그 뒷이야기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주차 공간이 늘어났는지 이야기도 듣고,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반가웠습니다. CG감독이고, 이제 상을 받는 일만 남았습니다. 김기범 감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기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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